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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 ㅣ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이 포스팅은 원앤원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2023년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를 처음 접한 뒤, 올해 세 번째 업데이트인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까지 이어 읽으며 확인한 핵심은 ‘소멸’이다. 정희선 저자는 고물가·저성장·인구 감소 국면에서 일본이 먼저 겪고 있는 구조 변화를 현장 사례로 추적하고, 한국이 곧 맞닥뜨릴 과제를 비즈니스 기회로 전환하는 관점을 제시해 왔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은 중산층 축소, 세대 구분 약화, 지방 소멸, 1인 가구 확대, 인구 감소 등 ‘사라짐’의 징후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묶어 해설한다. 저자는 “사라짐은 끝이 아니라 다음 수요를 여는 신호”라고 규정하며, 리테일·유통·생활 서비스 전반에서 통하는 대응 법칙을 정리한다. 사례는 워크맨, 츠타야, 무인양품, 쓰리코인즈, 미라이 편의점 등 일본 기업의 실험을 폭넓게 인용한다.

1. 양극화 ― 중간이 사라지다
저성장과 고물가로 소비가 초저가와 초프리미엄으로 재편된다. 기능·내구성을 앞세운 워크맨의 ‘극한 효율’ SPA 전략, 생활필수품을 합리적 가격대로 제시하는 쓰리코인즈는 가성비 축을 대표한다. 반대편에서는 한정판·장인성·체험을 결합한 고가 라인이 ‘소수의 강한 충성’을 확보한다. 책은 가격·패키지·A/S까지 양끝단 중심 포트폴리오로 재정렬할 것을 주문한다.
2. 탈세대 ― 연령 대신 취향
연령대 기준 세그멘테이션이 힘을 잃고 ‘덕질’과 사용 맥락이 구매를 이끈다. 츠타야는 서점을 넘어 ‘취향 경험’을 설계하는 공간·라운지·큐레이션으로 세대를 혼합하고 체류 시간을 늘린다. 타깃은 ‘나이 → 취향 클러스터’로 재정의하고, 커뮤니티·굿즈·체험을 연동해 LTV를 높이라는 조언이 따라붙는다.
3. 지방 소멸 ― ‘관계 인구’를 늘려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에 대해, 완전 이주 대신 반복 방문·단기 거주·온라인 참여로 느슨하게 연결된 ‘관계 인구’ 전략을 제시한다. 팝업, 워케이션, 로컬 구독 등으로 방문·체류·상호작용을 지표화(재방문율·체류일수 등)하고, 지자체–로컬 브랜드–플랫폼의 삼각 협업을 핵심 해법으로 꼽는다.
4. 1인 가구 ― 특히 고령 1인의 생활 UX
일본은 1인 가구가 보편화되었고 고령 1인이 급증한다. 미라이 편의점 모델처럼 소량·근거리 구매에 안부 확인, 간편 복약 안내 등 돌봄 기능을 결합한 서비스가 늘어난다. 제품 규격·표기·결제 플로우를 손힘·시력·디지털 문턱 기준으로 재설계하는 ‘생활 UX’ 개선이 즉각 성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5. 인구 감소 ― ‘사지 않던 사람’을 고객으로
은행·서점 등 전통 업태의 축소 속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해 수요를 창출한다. 비이용자 전환, 구독·B2B 패키징, 지역 인프라화 등 역발상 전략을 통해 파이가 줄어도 성장을 만든다. 핵심 정리는 “줄어드는 시장일수록 비이용자 공략과 모델 다각화가 관건”이다.


시리즈는 매년 일본의 소비·비즈니스 변화를 실사례로 압축해 소개해 왔다. 2026년판은 키워드를 전면 교체해 ‘소멸과 사라짐’을 정면으로 다루며, 현상(왜)–전략(무엇)–운영(어떻게)을 잇는 실무형 구성을 강화했다. 장별 체크포인트를 통해 가격 전략, 매장 동선, 타깃 재분류, 지역 협력 모델, 제품·서비스 UX 개선 등 현업에 즉시 옮길 수 있는 행동 지침을 제공한다.
저성장·고물가·인구 감소라는 거시 환경이 한국과 일본에 공통으로 작동하는 만큼, 책이 제시하는 사례와 프레임은 국내 기업과 지자체에도 유효하다. 리테일·유통·프랜차이즈, 로컬 비즈니스, 고령사회 서비스, 축소 산업의 전환 전략을 모색하는 실무자에게 실무 지침서가 될 전망이다. 저자는 “중간이 사라지는 시대, 남는 것은 기회 감각을 가진 기획과 실행”이라며 “사라짐의 지도를 수요 재설계의 로드맵으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책의 말미에는 일본의 서점 창업 지원 서비스 사례가 소개된 점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에서도 1인 출판사와 독립서점이 늘고 있는 만큼,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머무르고 소통하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형 서점의 확산이 주목된다. 책을 팔기 위한 공간이기보다 책을 매개로 이야기가 오가는 곳, 책을 통해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서의 새로운 서점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