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영상 제작 - 직장인을 위한 미드저니
고희청.박범희 지음 / 성안당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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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도서출판 성안당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20년 이상 IT 현장을 취재하며 수많은 기술의 흥망성쇠를 목격해왔지만, 최근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몰고 온 변화만큼 직장인들의 업무 환경을 급진적으로 뒤흔든 사례는 드물었다. 이제 사무실에서는 “디자인 툴을 다룰 줄 모른다”는 변명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다.


보고서의 표지부터 제안서의 시안, SNS 홍보물에 이르기까지 텍스트를 넘어 ‘비주얼’로 소통해야 하는 압박이 날로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출간된 『직장인을 위한 미드저니 이미지 & 영상 제작』은 ‘비주얼 빈곤’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시중에 넘쳐나는 미드저니 관련 서적들과 달리, 화려한 화풍이나 예술적 기교보다는 철저히 ‘업무 효율’과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들은 내일 당장 상사에게 보고서를 올려야 하는 기획자, 예산 없이 고퀄리티 홍보물을 만들어야 하는 마케터, 그리고 1인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N잡러들을 명확한 타깃으로 삼았다.





특히 이 책은 막막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챗GPT(ChatGPT) 등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기획안을 잡고, 이를 미드저니로 시각화한 뒤 캡컷(CapCut) 등의 툴을 이용해 영상으로 완성하는 ‘기획부터 제작까지’의 워크플로를 제시한다. 파편화된 AI 도구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실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눈여겨볼 대목은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프롬프트 작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실패 확률을 줄여주는 공식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인물 사진, 제품 목업(Mockup), 일러스트, 로고 디자인 등 비즈니스 현장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스타일을 규격화하여, 독자가 핵심 단어만 교체해도 원하는 결과물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책 제목에 ‘영상 제작’이 명시된 것처럼, 정지된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확장하는 방법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유튜브 쇼츠나 릴스 같은 숏폼 콘텐츠가 마케팅의 필수가 된 현시점에서, 정지 화상을 영상화하는 기술은 실무자들에게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잘 활용한다면 디자이너가 아닌 일반 직장인들도 외주 비용을 들이지 않고 프로젝트 로고나 브랜드 심벌을 짧은 시간 안에 제작하거나, 실무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이미지를 직접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제품이 출시되기 전, 실사와 구분하기 힘든 수준의 목업 이미지를 제안서에 삽입해 설득력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오랜 시간 IT 업계에서 일해 온 기자의 시선으로 볼 때, 이 책은 복잡한 기술 용어 대신 직장인들이 당장이라도 써먹을 수 있는 ‘생존형 예제’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 AI 시대에 적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상상은 사람이 하고, 그리고 표현하는 것은 AI가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 책은 다양한 기능을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구체적인 명령법을 알려주는 친절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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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나침반 - 목표는 크게, 실행은 작게
하와이 대저택 지음 / 논픽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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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논픽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연말이 가까워지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이 길이 맞나, 지금 제대로 가고 있나?”를 되묻게 된다. SNS에서는 타인의 성공담과 성과 지표가 넘쳐나는데, 정작 내 인생의 좌표는 흐릿한 안갯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느낌마저 든다.


삶의 속도가 아니라 방향 전체를 되묻게 되는 요즘, 《밤과 나침반》은 세상이 묻는 “지금, 무엇을 이루었습니까?”라는 질문 대신 “오늘, 무엇을 읽고 있습니까?”라고 되묻는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지금 무엇을 이루었느냐”보다 “오늘 무엇을 읽고, 어떤 질문을 품고 있느냐”에 더 큰 초점을 맞춘다.


《밤과 나침반》은 베스트셀러 『더 마인드』로 ‘마인드셋 전문가’로 자리 잡은 하와이 대저택이 90만 명 가까운 유튜브 구독자와 소통하면서 정리해 온 삶의 원칙을 한 권에 압축해 담은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정답’을 주입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자기계발서라는 점이다. 저자는 인생이 막혔을 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동기부여 문장이 아니라, 삶의 방향 전체를 다시 점검하게 만드는 질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부, 성장, 목표, 사고, 주도권, 지속성이라는 여섯 개의 ‘인생 나침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독자는 이 여섯 개의 축을 따라가며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고, 어느 방향으로 궤도를 틀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하도록 이끈다.



책의 구성을 보면 저자의 의도가 더욱 뚜렷해진다. 각 장은 저자가 인생의 전환점마다 도움을 받았던 ‘나침반 도서’ 소개로 시작해, ‘하와이 대저택의 편지’, ‘성찰의 대화’, ‘실천 질문 & 필사 문장’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편지를 통해 감정을 정리하고, 질문에 답을 적으며 스스로 사고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읽고, 생각하고, 쓰는’까지를 한 흐름으로 잇는, 3단계 워크북 형식에 가깝다.


이미 시중에는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나와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독서’를 핵심 도구로 삼는다.

저자는 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이 독서였다고 고백한다. 『밤과 나침반』은 그때 자신에게 나침반이 되어 준 책들을 독자에게 연결해 주는 ‘허브’ 역할을 한다. 각 장의 나침반 도서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인생 독서 리스트가 만들어진다.


둘째, 느린 호흡의 실천을 강조한다.

“당장 해야 할 10가지” 같은 체크리스트 대신, 질문–성찰–필사로 이어지는 느린 리듬을 제안한다. 속도감 있는 자극보다는 잠시 멈춰 서서, 내면 깊은 곳에서 답을 길어 올리는 방식을 택한다. ‘3개월 내 인생 역전’을 외치는 책들과는 분명 결이 다르다.


셋째, 날카롭지만 다정한 화법이다.

유튜브에서 보여 주는 직설적인 어조가 책 속에도 고스란히 살아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괜찮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위로가 깔려 있다. 출판사 소개처럼, 이 책은 “밤의 고요 속에서 스스로 방향을 묻고 싶은 이들에게 건네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빛”에 가깝다.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깨어 있으려는 의지”로 요약된다. 살아 있는 것과 깨어 있는 것은 다르며, 인생을 바꾸는 힘은 하루를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오늘 단 1도만 방향을 바꾸더라도, 그 1도가 쌓이면 도착지는 완전히 달라진다는 통찰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이 책은 20~40대 직장인과 프리랜서들이 참고하면 특히 좋겠다. 일은 하고 있지만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인가?”라는 질문이 자꾸 떠오르는 사람, 자기계발 콘텐츠에 지쳐 이제는 실제 삶의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한 번에 쭉 읽기보다는 ‘한 달에 한 나침반’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읽어 가길 권한다. 매 장의 질문에 성실히 답을 적어 가다 보면, 책을 덮을 즈음 당신의 나침반 바늘은 분명 처음과는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북극성을 찾는 일은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늘 밤, 스스로에게 던지는 한 문장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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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명의는 이렇게 병을 다스립니다 - 세계 의료 이끄는 한국 최고 의사 31명 '건강 특진실'
김공필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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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조선뉴스프레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30년 전만 해도 60세가 되면 가족, 친지들과 지인들을 초청해 환갑잔치를 하곤 했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면서 70세 혹은 80세가 되어도 예전처럼 큰 잔치를 열기보다는 가족끼리 식사를 나누며 조용히 축하 인사를 건네는 풍경이 일반적이 됐다.


여기에 SNS가 발달하면서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심사를 공유하게 되면서, 70~80세는 물론 20~30세 젊은 세대까지 건강에 쏟는 관심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커졌다. 이처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삶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인터넷에 떠도는 파편화된 정보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의 통찰이다.


『글로벌 K명의는 이렇게 병을 다스립니다』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는 책이다. 조선일보 출판국 기자이자 헬스조선 편집장을 지낸 베테랑 의학 저널리스트 김공필 저자가 세계 의료 현장을 이끄는 한국 최고 명의 31명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한 기록을 바탕으로, 이 책은 믿고 볼 수 있는 ‘건강 특진실’로 꾸며져 있다.


짧은 외래 진료 시간에는 듣기 어려운 질병의 본질과 의료진의 진료 철학을 차분하게 풀어내, 독자가 마치 VVIP 상담실에서 설명을 듣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또한 단순한 의학 지식의 나열을 대신해 폐암, 위암 등 주요 암 11종부터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그리고 난치·희귀 질환에 이르기까지 31개의 핵심 질환을 다루면서도, 각 분야 권위자들에게 “병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묻는다.



명의들은 최신 치료법은 물론, 수술과 보존적 치료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의학적 결단을 내리는지 그 치열한 고민의 과정을 ‘근거 중심(Evidence-based)’의 시각에서 가감 없이 보여준다. 독자는 이를 통해 3분 진료실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었던 의료진의 깊은 철학과 임상적 밀도를 온전히 체험하게 된다.


이 책이 다른 건강 관련 책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차별점은 어려운 의학 정보를 삶의 언어로 치환해 낸다는 데 있다. 김의신 MD앤더슨 암센터 종신교수는 “암은 완치보다 평생 관리해야 할 만성질환”이라고 정의하며 환자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윤건호 교수는 “체중은 아파트 평수, 혈당은 빚”이라는 탁월한 비유로 생활 습관 관리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낸다.


이승훈 교수는 뇌졸중을 “수십 년간 쌓인 혈관의 중간 단계 질환이 빚어낸 결과물”로 설명하며, 독자로 하여금 질병을 우연한 불행이 아닌 내 삶의 이력서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이러한 통찰은 독자에게 질병을 단순히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삶의 동반자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


또한 저자는 “병에 걸리면 결국 답은 의사에게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강조한다. 평소에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과 인터넷 정보에 흔들리다가도 막상 위기가 닥치면 환자의 운명은 ‘어떤 의사를 만나느냐’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각 질환별로 ‘진짜 명의’의 기준을 제시하고, 환자가 진료실에서 어떤 질문을 던져야 최선의 치료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왜 지금, 굳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첫째, ‘건강 문해력(health literacy)’이 곧 생존력인 시대이기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짜 뉴스와 과장 광고를 걸러내고 내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의학적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이 책은 검증된 31명의 명의가 제시하는 믿을 만한 기준점이 된다.


둘째, 최고의 의사를 만나는 ‘안목’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아픈 후에 허둥대며 병원을 전전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할 때 미리 질환별 명의들의 철학을 접해 두는 일은 보험을 드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어떤 의사가 신뢰할 수 있는 의사인지 알아보는 눈을 갖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강력한 무기가 된다.


셋째, 질병을 대하는 태도를 교정해 주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에 질병 없는 삶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질병과 어떻게 공존하느냐다. 명의들의 조언을 통해 내 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독자에게 선사하는 가장 큰 선물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글로벌 K명의는 이렇게 병을 다스립니다』는 40대 이후 중장년층은 물론 부모님의 건강을 챙겨야 하는 자녀 세대, 그리고 의학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곁에 두고 오래 참고할 만한 필독서로 추천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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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의 글로벌 AI 트렌드 - 지금 모든 자본은 AI를 향하고 있다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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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스마트폰을 일상 제품으로 사용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 세월 동안 우리의 삶과 산업 전반에는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AI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처음부터 대중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던 것처럼, AI 역시 아직은 일반인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금 시대에 AI를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식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야 한다. ‘생존을 위한 최소 방어’가 아니라 ‘기회를 향한 적극적인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재붕의 글로벌 AI 트렌드》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는 AI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거듭 강조한다. 이미 산업과 자본, 그리고 인재의 흐름이 하나의 축, 즉 AI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 기업의 시가총액이 전 세계 시장을 압도하는 현실은, 돈의 흐름이 이미 AI를 새로운 중심 문명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로 제시된다.


따라서 AI를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권력과 경쟁력의 판 자체를 바꾸는 ‘문명 전환’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가 깔려 있다. 이를 위해 저자가 가장 먼저 요구하는 것은 사고의 프레임을 바꾸는 일이다.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을까 두려워하며 멀리 두는 태도에서 벗어나, 오히려 AI를 먼저 내 일과 학습 속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직장인과 학생 모두 ‘AI 세계관’을 갖추고, 보고서 작성, 기획, 코딩, 번역, 학습 정리 같은 일상 업무에 AI를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사람이 결국 앞서간다고 본다.


AI는 일자리를 없애는 존재가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활용하지 않는 사람 사이의 격차를 극단적으로 벌리는 장치라는 해석이다. 저자가 AI를 ‘생존’보다 ‘기회’의 언어로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하루 30분 AI PT’라는 실천 전략을 제시한다. 거창한 공부 계획을 세워 해야 할 일을 미루기보다, 매일 30분이라도 LLM을 직접 써보고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시험해 보는 루틴을 만들어 보라는 주문이다. 이런 작은 반복이 쌓여 어느 순간 커리어와 경쟁력의 수준 자체를 바꿔 놓는다는 논리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자신의 전문성과 인사이트를 콘텐츠·팬덤·커뮤니티와 연결하는 메타 인더스트리 전략도 강조한다. 단순히 회사에 소속된 한 사람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지식을 콘텐츠와 서비스로 재가공하고, 온라인에서 네트워크와 팬덤을 구축하는 사람이 글로벌 경제에서 진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저자는 한국이 미국·중국이 주도하는 AI 패권 경쟁 속에서 ‘AI 3강’으로 도약할 마지막 기회를 맞고 있다고 본다. 반도체·AI·로봇 분야에서 이미 상당한 기술력과 인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적·자본 격차가 크기 때문에 단순한 참여국이 아니라 주도국으로 올라서려면 정책, 투자, 인프라가 동시에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에게 요구되는 태도 전환과 루틴이 있다면,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도 AI 중심으로 구조를 다시 짜는 대담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결국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강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지금은 ‘AI가 세상을 바꿀까’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누가 AI를 통해 세상을 지배할까’를 물어야 할 시점”이라는 점이다. AI는 이미 거대한 물결처럼 다가와 있고, 그 물결을 피할 수는 없다.


저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그 물결 위에 먼저 올라타는 것, 즉 AI를 두려워하기보다 나의 업무와 커리어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AI를 공포의 대상이 아닌, 나와 우리 사회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붙잡아야 할 ‘기회’로 보라고 거듭 강조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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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성장 이론 -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인류 성장의 거대한 동력
오데드 갤로어 지음, 이은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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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성장이 끝났다’는 말을 요즘 뉴스와 칼럼에서 자주 보곤 한다. 저출산·고령화, 기후 위기, 불평등, AI 등으로 인한 기술 변화가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피로와 체념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하지만 브라운대 경제학과 교수인 오데드 갤로어는 《통합 성장 이론》에서 이러한 직감적 비관을 차분한 증거와 긴 역사로 다시 검증해 보라고 요구한다. 그는 인류 경제사가 실제로 어떻게 흘러왔는지, 그리고 그 흐름을 보면 정말 “성장은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고 묻고 있다.


오데드 갤로어는 ‘통합 성장 이론(Unified Growth Theory)’의 창시자로, 인류의 경제 발전을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한다. 기존 성장 이론이 산업혁명 이후의 200~300년만을 다루며 그 이전 수십만 년의 역사는 공백으로 남겨 둔 데 비해, 갤로어는 맬서스적 정체기–전환기–지속 성장 단계까지를 연결해 인류 전체 궤적을 하나의 서사로 포착한다.


2011년 영어판 《Unified Growth Theory》에서 제시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어판 《통합 성장 이론》은 그 내용을 비전공자도 따라갈 수 있도록 정리한 일종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출발점은 ‘맬서스 함정’에서부터다.


인류 역사 대부분의 시기에는 기술이 조금 발전해도 곧 인구가 늘어나 1인당 소득 상승효과가 사라졌고, 평균 생활 수준은 수천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갤로어는 이 오랜 정체기의 이면에 잠복된 성장 메커니즘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인구가 늘수록 잠재적인 혁신자의 수도 늘어나고, 기술 진보 속도도 아주 천천히 가속된다.



어느 시점부터는 기술 변화 속도가 인간이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하는 속도를 압도하면서, 부모의 전략이 “아이 수”에서 “아이의 질(교육)”로 전환된다. 바로 이 인구학적 전환이 출산율 감소·인적 자본 축적을 동시에 불러오며, 비로소 1인당 소득이 꾸준히 증가하는 ‘지속 성장 체제’가 열린다는 것이 통합 성장 이론의 핵심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전환이 전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떤 지역은 18~19세기 유럽처럼 비교적 이른 시기에, 어떤 지역은 20세기 후반 이후에야 맬서스의 덫을 벗어났다. 그 시차가 오늘날 국가 간 부의 격차를 낳았다는 것이 갤로어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그는 기술·인구·인적 자본뿐 아니라 제도와 문화, 지리, 인구·유전적 다양성 등 ‘깊은 역사적 요인’까지 분석에 끌어들인다. 경제 성장과 인류 진화, 국제무역과 인구 구조, 교육과 기술 혁신이 어떻게 서로를 밀어 올리며 성장 엔진을 구성해 왔는지, 방대한 통계와 역사적 사례, 수학적 모델로 촘촘히 엮어낸다.


이 장기 서사를 현재의 논쟁―“성장은 끝났는가?”―와 연결하는 부분이 이 책의 백미다. 갤로어는 통합 성장 이론을 바탕으로 “성장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비관론을 정면에서 비판한다. 인류는 이미 한 번, 아니 여러 번 ‘정체에서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경험해 왔으며, 그 과정은 언제나 인구·기술·교육·제도의 새로운 조합 위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0여 년을 돌아보면 세계 평균 1인당 소득과 기대수명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코로나19나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이 일시적인 후퇴를 만들긴 했지만, 전체 흐름은 여전히 우상향이다. 이런 기본 통계만 놓고 봐도 “성장은 이미 멈췄다”는 직감은 사실이라기보다, 현재의 불안을 과장한 감정에 가깝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렇다고 갤로어가 낙관론자라는 뜻은 아니다. 그는 성장의 동력이 잘못 설계되거나,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돌아갈 경우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낳는지 날카롭게 지적한다. 인류가 다시 한번 ‘지속 가능성의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는다.


성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더 많은 부를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후 위기·인구 위기·세계적 불평등이라는 거대한 압력을 견딜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만들기 위한 전제이기 때문이다. 성장 엔진을 완전히 멈출 것인가, 아니면 구조를 바꾸어 지속 가능하게 돌릴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이 책이 기존 인문학 도서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설명 방식’이다. 많은 인문 교양서는 인상적인 일화나 사상가의 문장을 중심으로 공감을 이끌어낸다. 반면 《통합 성장 이론》은 인류 역사를 거대한 실험실로 삼아, 데이터와 모델로 가설을 검증한다.


맬서스 함정, 인구 전환, 교육 확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무역 개방, 기술 진보를 둘러싼 여러 성장 이론을 하나씩 검토하고, 어디까지 유효한지, 어디서 한계를 드러내는지 꼼꼼하게 비교·비판한다. 그 과정에서 경제학·역사학·인류학·진화생물학이 한 권 안에서 교차하며, 인문학적 상상력과 사회과학적 엄밀함이 동시에 요구되는 드문 교양 경제학서가 된다.


물론 난이도는 만만치 않다. 그래프와 도표, 수식이 자주 등장하고, 각 장 말미에는 학술 논문을 연상시키는 참고문헌이 빼곡하다. 하지만 모든 수식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각 장의 도입부와 결론, 사례 설명만 따라가도 “인류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했고, 어떻게 갑자기 가속 페달을 밟게 되었는가”라는 큰 질문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20년차 이상의 IT 기자 눈으로 보면, 이 수식들은 인간이 미래를 상상하고 자녀와 사회, 다음 세대에 대해 내리는 선택을 숫자 언어로 번역한 것에 가깝다. 성장 이론은 결국 “어떤 환경에서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기꺼이 희생하고 투자하는가”라는 오래된 인문학적 질문에 대한 다른 형태의 대답이기 때문이다.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이 갖는 의미도 분명하다. 지금 우리는 저성장·인구 절벽·AI 전환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이 끝났다’는 말은 현실 진단을 넘어 자기암시가 되기 쉽다. 《통합 성장 이론》은 이때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지, 인류 전체의 장기 궤적 속에서 현재의 좌표를 다시 찍어 보라고 제안한다.


왜 어떤 나라의 인구 구조와 교육·기술·제도가 성장의 사다리가 되었고, 다른 나라는 그렇지 못했는지, 우리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다음 세대가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큰 지도를 제공한다.


결국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이다. “정말 성장은 끝난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성장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가.” 갤로어의 답은 후자에 가깝다.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그 엔진이 복잡해졌고, 잘못 설계하면 불평등과 환경 파괴만 키우는 괴물로 변할 수 있을 뿐이다.


《통합 성장 이론》은 시간을 들여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많은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성장은 끝났다”는 말 대신 “우리는 아직 성장의 언어를 다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을,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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