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단 폭격이다.
신간들이..그것도 좋아하는, 혹은 관심있어하는 것들이 쏟아지고 있다.
마치, 휴가 떠나려고 준비해 놓은 여비 있지? 얼마나 있는지 다 아니까 털어보셔~!! 하고 있는 것처럼..
신간 알리미를 해 놓는게 아니었다는 자책도 늦었다. 이미 보고 듣고 알았는데..어찌하겠는가..
신간이 쏟아진다..모음들이 쏟아진다. 어떤 음율을 지닌 모음들이 자음도 없이..혹은 자음을 찾아 제대로 말이 되기 위해
저절로 투신하고 있다는 말일까? 자음을 잃은 모음들이..쏟아져 내리는 까닭이 궁금해진다.
광인일기..이 책은 고맙게도 선물을 받았다. 판화가 정말 압권이다. 흑,백의 조합만으로 더욱 도드라지는 표정과 표정 뒤의
감정들이 노골적이다 싶게 느껴진다.
에세이스트 알랭 드 보통의 보통이 넘는 책이 나왔다. 그의 영혼의 미술관을 펼치고 평온해졌던 기억이 새롭다.
그는..이번에도 내게 고개를 끄덕여 달라고 한다. 사실, 이미 끄덕일 준비는 끝났다. 책만 오면 된다.
키드 노스탤지어..이 사진 속의 아이들은 지금의 시간을 사는 키드라는 한시적 시기를 살아내야 하는 아이들이다.
오래전 어린 조르디는 "아이 노릇을 하는건 힘들어" 라며 옹알거리는 랩으로 세상을 들었다 놨다. 아이 노릇을 하는 건 힘들다. 그러나 아이도 어른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받아야할지 모르는 아이들은 더 힘들지 않을까?
그들의 표정을 보고 싶어진다.
P.95-96 : “그날은 얘가 비번이었어요. (……) 공놀이 훈련을 시킬까 싶어 우리에 들어갔는데, 코끼리 뒤에 누군가 있는 거예요.” / 동료의 진술에 형사가 몸을 일으켜 세우며 물었다. / “이 사람이었나요?”/ “예. 바지를 내리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소변을 보는 줄 알았는데…….” / “그런데요?” / “근데 얘가 코끼리 거시기를 잡고 있더라고요. 다른 한 손은 자기 바지 속에 있었어요. 어찌나 손을 마구 흔들던지. 전 너무 놀라서 못 본 척하고 몰래 나왔죠.”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련사가 동료에게 달려들었다. 의사가 어렵게 조련사를 동료로부터 떼어 놓았다. / “아, 아닌데!” / 조련사는 분노와 답답함이 얼룩진 표정으로 강력하게 부정했다. / “거짓말! 거짓말인데.” / “변태성욕입니다. 변태성욕이 무슨 뜻인지 아시죠? 성애의 대상에 대한 도착과 성행위에 이상이 나타나는 걸 말하죠. 성애의 대상으로 동물애(動物愛)로의 도착이 있을 수 있죠.” / 의사는 확신에 찬 투로 설명을 했다. 형사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콧방귀를 뀌었다. / “그냥 종합 장애 세트라고 하세요.” / 조련사가 형사의 말을 비집고 혼잣말을 했다.(그게 아닌데 중에서)
블랙 코미디 이미경 작가의 희곡을 소설화 한 것이라고 한다. 무대위의 문학 두번째..그 첫번째는 "택배 왔어요" 였다.
이 당찬 희곡..책갈피 사이사이에 배치되어있을 등장인물들의 동선과 대사, 줌인 줌아웃과 페이드 아웃이 저절로 이루어질 것만 같다.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까지도 하나의 동선이 될것만 같은 책..그게 아닌데.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품이야..두말 할 것도 없다..출간 되기 전부터 입소문을 듣던 나는 "올 것이 왔구나!"를 외쳤다. 올컷의 글, 그 글들의 역사와 배경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초월주의라니..야생귀리라니..
스티븐 킹의 책이 드디어 황금가지에서 출간된다. 이건 뭐..말 할 필요도 없는 책이다.
쨌든..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별이 그득한 길을 걸으면..머리 위로 떨어진 별그림자를 느낄 수 있다.
책이 그득한 시간을 걸으면..머리 위로 떨어지는 꿈그림자를 만날 수 있을까?
통장과 지갑을 살핀다. 휴가..꼭 가야해? 오늘 옆지기에게 넌지시 물어봐야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