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세개의 시들을 깜도 안되는 감상과 함께 쓰기 시작한 5월.
어쩌면 5월은 시를 읽어야만 할 것 같았다.
어느 하루도 빠짐없이 애도와 애도로 이어지는 참담한 하루하루를 살아남은 자로 버티는 건 아무래도 힘겨웠을거다.
공동묘지 위에 지어진 집처럼 밤이면 알 수 없는 존재들이 서럽게 울어대는 곳.
죽었지만 죽지 못하는 존재들 사이에 살았지만 살았다고 말할 수 없는 존재는 비명을 질러대는 것 외엔 더 할 것이 없었다.
그러니..노래가 필요했고 쓰다듬어 줄 손이 필요했다.
그렇게 시작된 시읽기는 5월이면 족했다.
개인적인..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은 때론 공해가 되었을지도 몰랐다.
매일처럼 적어내며 나는 나의 습관 같은 것을 본다.
단 한번도 깨닫지 못했던 습관. 말투, 혹은 생각의 흐름. 또는 넋두리..
자신의 어느 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겠다.
더불어..별 것도 없는 감상을 같이 읽어주시며 격려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소리없는 격려 혹은 공감의 표시들이 힘이 되었다.
시집 한 권을 읽고 나면 진이 빠지곤 한다. 마치 CD 한 장에 수록된 모든 트랙을 따라 하루 종일 춤을 춘 것 같은 느낌이다.
생경한 리듬도 있었고, 익숙한 가락도 있었다.
어쨌든 마지막까지 읽어내고 낯익은 행간을 발견하는 일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시를 일게 했다.
앞으로도 또 이런 무모한 일을 더 할지는 미지수다.
별 것도 아닌 것이 제법 힘이 들었다고..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이 연재의 공동저자라고 생각한다는 말씀을 전한다.
본격 혼잣말 리그였으나 대답이 없었다면 공허했을 일이었으니 말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