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만드는 남자 - 이천희의 핸드메이드 라이프
이천희 지음 / 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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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구, 연예인

 

배우 이천희가 책을 냈다고 했다. 어느 예능프로그램에서 허술한 모습으로 웃음을 빼물게 했던 그가 말이다.

어느 때인가 결혼을 한다고 했었고, 아기 아빠가 되었다고도 했다..간간히 들려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수없이 쏟아지는 연예 뉴스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런 사람이 책을 냈다고 했다. 게다가 그것이 가구를 만드는 것과 연관이 되어있는 듯한 제목을 달고 말이다.

사람 좋은 웃음과 비틀거리던 그의 모습이 같이 떠오르며 미덥지 않은 기대를 갖게 되었다.

종종 연예인들이 책을 내는 경우가 있다.

애완견과 관련해서, 사진과 관련해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사람들의 책은 관심을 받긴 하지만 읽기 시작하는 순간 이내 실망하고 만다. 맨 마지막에 묻게 되는 한마디 때문이다.

"그래서? "

이것에 대한 대답을 결국 듣지 못한다. 거친 문장과 답답한 진행을 참아낸 결과치고는 참담할 때가 많았다.

별 기대감 없이 받아든 책.

마침 책장도 짜야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말이다.

제법 두꺼운 두께감과 빼곡한 사진들 이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고 했다. 어쩌면 집안의 내력일지도 모를일이지만, 어릴 적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셨던 나무 장난감의 기억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그에겐 어쩌면 나무를 다듬어 무언가를 만드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연예인인데, 명품 가구나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를 구입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가구를 만든다.

 

make list에서 그 답을 찾아 본다. 아빠로서 이웃으로서 가족으로서 온 마음을 다해 빚는 것. 그것은 "made in love"인 것이다.

 

#2. 가구 - 만드는 사람.

 

家具-<명사> 집안 살림에 쓰는 기구. 주로 장롱ㆍ책장ㆍ탁자 따위와 같이 비교적 큰 제품을 이른다.

사전에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家집에 필요한 것들을 具갖추는 것이 가구일지도 모른다고 잠깐 생각했다.

집을 이루는 것은, 일명 살림살이들 보다 그 속에 머무는 사람이 더 중요할 것이다. 그 사람이 주로 어떤 자세로 어디에서 어떤 일을 가장 많이 하는지가 계산되고 배려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구라고 지칭할 수 있지 않을까?

아빠로서의 자리, 남편으로서, 부모님의 자녀로서, 배우로서, 동생과 형으로서..이 모든 역할들 속에 분명히 지켜내는 이천희라는 사람은 "잘 만드는 사람"이다.

눈에 보이는 물건을 잘 만드는 것도 있겠지만, 관계를 다듬고 배려를 덧대어 썩 그럴듯한 마음을 지을 줄 아는 사람이다.

 

 

 

 

 

#3. 가구 - 이천희

 

아빠가 된 이천희는 이전에 갖지 못한 표정을 짓곤 한다.

막연히 좋은 사람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을 때 나오는 행복한 몰입의 표정.

그 표정은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기대어 앉는 걸 좋아할 줄 알았어. 그 쪽으로 다리를 두면 조금 더 편할꺼야.

가구를 만드는 내내 그것을 쓸 사람을 생각한다. 조금 흠집이 나도 괜찮다. 그것은 또 다른 웃으며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맺힌 지점인 것이다.

이렇게 온전한 마음으로 만드는 가구는 체온을 갖고 호흡을 하며 가구에서 가족으로 진화하게 될것이며 시간을 공유하는 친구가 되는 것이리라.

상품으로 판매되기도 하는 그의 가구는..따스할 것이다.

사람과 이야기가 스며든 그것은 추억이 될것이다. 매번 사용할 때마다 오롯이 스며나오는 체온을 느낄 수 있을테니 말이다.

전문 작가(?)의 글이 아닌 투박한 그의 글에서 아직 무엇이 될지 모를 나무같은 느낌이 난다.

무엇이 되든..기대해 볼 만 하다.

배우 이천희를 기대하듯...

아직은 보이지 않는 그 삶의 표정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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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4-01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책 소식 듣고 깜짝 놀랐어요 이천희씨한테 이런 매력이 했는데 나타샤님 글 읽으니 참 푸근하게 다가오네요 아이 미소가 넘 이쁘구요^~^

나타샤 2015-04-02 08:26   좋아요 0 | URL
참 단정한 이야기다 싶었어요..몇가지 팁도 얻고..마음이 번잡할 때 읽으면 괜찮겠다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