ㅠㅠ 처음으로 책 읽다 울어본 소설.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 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내가 주인 되는 이치를 모르고 내 운명의 밧줄을 늘 다른 사람에게 주고 삽니다. 아내나 남편한테 주고, 부모한테 주고, 자식한테 주고, 온갖 사람들한테 내 운명의 밧줄을 주고 그 사람들이 밧줄을 이리 당기면 이리 끌려가고 저리 당기면저리 끌려가는 인생을 삽니다. 그래서 늘 ‘이 사람 때문에 죽겠다, 저 사람 때문에 죽겠다, 이 사람이 좋아 죽겠다, 저 사람이 싫어죽겠다.‘ 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남편이나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난리고, 부모가 죽었다고 난리고, 자식이 말썽을 부린다고 난리고, 회사가 부도났다고 난리고, 죽을병에 걸렸다고 난리입니다. 회사가 부도났다고 난리를 치면,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회사라는 얘기입니다.일상에서 늘 깨어 있지 못하더라도 바깥 경계에 부딪칠 때마다 ‘이러면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아니지. 탓하면 나만 손해지‘하고 알아차리고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상대를 미워하고 증오하면 그 사람의 행동에 따라 내 인생이 좌지우지됩니다. 만약 배우자가 갑자기 이혼을 하자고 해도, 그래요. 당신과 그동안 잘 지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배우자에게 아무 원망하는 마음이 남지 않는 경지가 되어야 내가 내 운명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펄롱이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놓칠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책이 나올 수 있던 것이다.
일요일이 너무나 공허하고 힘겹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왜 펄롱은 다른 남자들처럼 미사 마치고 맥주 한두 잔 마시면서 쉬고 즐기고 저녁 배부르게 먹고 불가에서 신문을 보다가 잠들 수 없는 걸까?
‘엄마,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당신 덕분에 제가 이 세상에 있습니다.‘이렇게 원망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감사기도를 하다보면 어두웠던 마음이 저절로 밝아집니다. 사랑받지 못하고 버려졌다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세상에 나를 괴롭히는 사람, 고통에 빠뜨리는 사람, 불안하게하는 사람이 따로 없습니다. 내가 과거의 나쁜 기억을 놓지 않고 마음속 깊은 곳에 품고 있어서 생긴 문제예요. 그것을 자각하는데서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합니다. - P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