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할아버지 2
네코마키 지음, 오경화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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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타마와 다이키치 할아버지가 함께 보낸 사계절이 다시 찾아왔다. 1년으로 끝나기엔 아쉬웠던 할아버지와 타마의 일상이 차곡차곡 쌓여 또 한 권의 책으로 돌아온 것이 기쁘다. 다이키치 할아버지가 사는 마을은 여전히 한적하고, 이웃들은 시끌벅적하지만 평화롭다. 타마와 할아버지가 공유한 할머니의 추억도 변함없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피로 연결된 가족이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났을 수도 있고, 함께 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가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이키치 할아버지도 그렇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타마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를 챙기고 걱정하는 아들이 있다. 떨어져 살다 보니 아들은 휴대전화를 잘 받지 않는 할아버지를 타박하기도 한다. 그것이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할아버지는 휴대전화가 귀찮다. 


하지만 늘 곁에 있던 타마가 사라지면 다이키치 할아버지도 애가 탄다. 알아서 오겠지 하고 기다리다가도 평소보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으면 열일 제치고 찾아나선다. 그런 할아버지 앞에 사흘만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 불쑥 나타나 선물을 내미는 타마의 모습을 보며 다이키치 할아버지는 말한다. 

약속해주지 않으련? 만약의 순간이 오더라도 제발 혼자선 떠나지 말아다오. 우리는 동지 아니냐. 끝까지 함께 가는 거야.


가족이란 무엇일까. 1인 가구와 한부모 가정 등 여러 형태의 가족이 생겨나면서 사전에서 말하는 '가족'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같은 집에 살지 않는 가족도 많고,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지만 가족으로 살기도 한다. 가족이라고 해서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에 간섭하고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이키치 할아버지와 아들 츠요시처럼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안부가 가장 궁금한 관계, 할아버지와 타마처럼 같은 공간에서도 각자의 일상을 꾸려나가는 관계가 좋은 가족이 아닐까. 가족구성원 모두가 자신만의 인생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함께할 때 행복한 것들도 찾아나가는 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가족의 모습일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사상과 개념도 변하기 마련이다. 사회가 현대화될수록 가족의 의미가 사라져간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옳았던 것이 틀린 것이 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제 우리가 알고 있던 가족의 의미가 변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가족은 '무엇이든 함께' 하는 친족이 아니라 '따로 또 함께' 삶을 살아나가는 동지이다.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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