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할아버지 1
네코마키 지음, 오경화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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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 만화는 이제 그만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고양이가 나오는 만화가 바닷가에서 주운 깨끗한 핑크빛 조개껍질처럼 귀한 아이템이었던 수년 전과 지금은 너무 달라졌다. 언제부턴가 고양이 만화는 흔하디 흔한 모래알 같은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도 고양이가 좋아서 고양이와 할아버지리뷰 요청을 받았을 때 내심 기뻤다. 연필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단순하고 동글동글한 선으로 그려진 고양이와 할아버지는 너무 귀여웠다.


 

고양이 타마와 다이키치 할아버지는 한적한 바닷마을에 살고 있다. 할머니가 데려온 새끼 길고양이였던 타마는 할머니가 죽은 후 할아버지의 유일한 가족이 되었다. 고양이와 할아버지는 타마와 다이키치 할아버지의 '별일 없는' 1년을 계절별로 보여준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지만 별일 없는 만화라서 좋았다.


 

한달에 단 하루만이라도 아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쉬고 싶지만 일상은 하루도 빠짐없이 불안하고 삭막하기만 하다. 그래서 바짝 마른 일상의 틈새로 버터처럼 스며드는 고양이 만화는 여전히 훌륭한 치유제다. 남보다 덜 자야 하고, 바빠야 하고, 많은 것을 해야 하는 사회 속에서 보란듯이 여유롭게 마이웨이를 실천하는 고양이. 그네들의 삶이 부러워 다음 생에는 꼭 고양이로 태어나 좋은 집사를 만나고 싶다는 황당한 꿈도 꿔본다.


 

고양이 만화는 비슷비슷한데도 각각 매력적이다. 고양이와 할아버지는 특히 할아버지와 타마가 나누는 대화가 귀엽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는 게 이런 거겠지. 고양이는 언제나 인간에게 신비로운 존재이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한 가족으로서의 고양이라면 분명 신비로운 텔레파시가 통할 것이다.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만화 고양이와 할아버지. 특이할 것 하나 없는 이 만화가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역시 고양이 만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양이가 나오고, 고양이와 함께 사는 할아버지가 나오고, 그들의 일상이 평화롭고 애틋해서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타마와 다이키치 할아버지가 오래오래 함께 지금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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