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여우 1
오치아이 사요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누구나 외롭고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마음놓고 힘들다고 투정을 부릴 수 있는 상대를 곁에 둔 사람은 드물다. 아프지만 아프다고 말할 상대가 없을 때 나에게만 보이는 비밀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그저 듣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인형이나 반려동물이 아니라 위로도 질책도 기탄없이 해줄 수 있는 친구, 하지만 내 고민을 다른 이에게 전하거나 퍼뜨릴 일 없는 친구 말이다.


이나리 신사 후계자인 마코토에게는 그런 친구가 하나 있다. 마코토만 볼 수 있는, 신의 사자인 긴타로. 그는 오래 전 파트너를 잃고 신사에 머무르고 있다. 우락부락한 거구의 인간형 여우인 긴타로는 마코토가 아니면 인간세상과 소통할 수 없다. 밝고 티없는 마코토와 시크한 긴타로는 사사건건 부딪히고 서로를 귀찮아할 때도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힘이 되는 사이이다. 


아빠는 마음속으로 믿고 있단다. 그러니까 긴타로 님이 계시는 거야. 그리고 신을 대신해 너와 모두를 지켜주고 계시지. 하지만 없다고 믿으면 정말로 없어져 버려. 신의 사자라 해도 신과 마찬가지니까.
없다고 믿으면 없어지는 친구란 다시 말하면 믿는 한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도 된다. 마코토에게 긴타로는 그런 존재이다. 오지랖 넓고 의리 넘치는 마코토와 이기적이지만 사실은 정이 많은 여우 긴타로의 좌충우돌 일상 어드벤처 『은여우』는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판타지 속에서 우정과 믿음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작품이다. 


어떻게 하지 못한다 해도 내 스스로 납득하고 싶어. 그래야 좋은 일도 생기고 틀림없이 더 즐거울 거야.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앞만 보고 달려도 원하는 삶에 도달하기 힘든 세상 속에서 우리는 진짜 중요한 것을 잃어가고 있다. 바로 '사람'의 가치이다. 사람은 사람 없이 살 수 없다. 지금 옆에 있는, 비밀 친구는 아니어도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돌아보자. 그들에게 보여주는 작은 믿음들이 결국 세상의 온도를 높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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