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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명장의 이기는 독설 - 세계 축구 명감독의 혀끝에서 승리하는 힘을 읽다
구와바라 데루야 지음, 김정환 옮김 / 니들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올해는 월드컵이 열리는 해이다. 우리나라 프로축구는 프로야구만큼 인기 있는 종목은 아니다. 하지만 국제경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뛰는 대표선수들에 대한 기대는 2002년 이후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나 역시도 야구팬이지만 4년에 한 번 이맘때가 되면 축구혼(?)이 불타오른다. 월드컵이 한 달도 안 남은 이때, 흥미로운 책이 하나 나왔다. 『축구 명장의 이기는 독설(督舌)』이라는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유명한 축구 감독들의 어록을 모아놓은 책이다.
축구 해설가나 스포츠 기자가 쓴 책인가 했는데 저자가 경제/경영 저널리스트란다.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축구 명장들을 소개하고자 하는 책이 아니라 축구 명장들을 통해 '승리하는 힘'에 대해 말하고자 한 책이다. 그렇다면 굳이 축구팬이 아니어도 읽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총 15명의 축구 감독이 등장한다. 아홉 명이 각각 한 파트씩을 채우고 있고, 마지막 파트에 나머지 여섯 명이 소개되어 있다. 축구에 대해서 조금만 알면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 감독들이 즐비하다. 특히 2002년의 우리나라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이름이 반갑다.
히딩크 외에도 첼시의 감독 무리뉴, 박지성 덕분에 친숙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레알 마드리드의 안첼로티 등도 눈에 띈다. 현역에서 물러난 감독들도 보인다. 축구팬들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이름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서 축구에 좀 더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이 아쉬워졌다. 그도 그럴 것이, 주제가 '축구'는 아니지만 축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감독이 남긴 말과 그 말을 남긴 상황을 설명하는 식의 구성이다 보니 축구 용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엄청난 중압감을 버텨내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리더 특유의 에너지랄까 아우라 같은 것이 전해져 오는 느낌은 좋았다. 프로페셔널의 자세와 좋은 리더의 조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신이 이끌어야 할 사람들을 믿고, 그들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것, 그리고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것.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들을 지켜나가기 때문에 그들은 승리할 수 있었다. 개성이 뚜렷하지만 이 점에 있어서만큼은 대부분의 감독들이 비슷했다.
팬들이 의견을 내는 것은 쌍수를 들어 찬성한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이 확신하는 바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느꼈다. - 알렉스 퍼거슨
축구에서는 단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도전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 거스 히딩크
선수의 능력 향상은 경기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설령 정답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해답을 찾아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 아르센 뱅거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축구관이나 방식과 팀의 잠재 능력을 융합시켜 최선으로 생각되는 해결책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 카를로 안첼로티
리더는 그저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다. 조직을 효율적으로 이끌고 남보다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사람'을 잘 다룰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그래서 리더에게는 인내와 배려, 결단력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지금 리더의 자리에 있거나 앞으로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은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