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 MIX 1
아다치 미츠루 지음,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다치 미츠루가 야구 만화로 돌아왔다는 것은 딱히 놀랄 일은 아니다. 스포츠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다치 미츠루의 야구 만화 한 편쯤 안 읽어본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낯익은 이름이 보인다. '메이세이'. 메이세이라니, 아다치 미츠루 야구 만화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터치』의 그 메이세이 중학교? 얼른 뒷표지를 살펴보니 맞다, 그 메이세이다. 우에스기 카즈야와 타츠야 형제가 야구혼을 불사르던 그 학교 말이다. '아, 또 메이세이야?'라는 마음과 '다시 메이세이라니 기대돼!'라는 마음이 교차했다. 이 작품은 아다치 미츠루의 장점이자 단점인 클리셰 남발로 무너져내리거나 익숙한 무대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며 비상(飛上)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설정부터 『터치』와 매우 비슷하다. 메이세이 중학교, 성격이 다른 두 형제와 한 소녀, 야구, 『터치』의 마스코트였던 강아지 펀치까지. 하지만 『MIX』는 『터치』와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타치바나라는 성을 공유하지만 토우마와 소이치로는 친형제가 아니다. 그리고 '한 소녀'인 오토미의 성도 타치바나이다. 셋이 남매인 것이다. 게다가 오토미는 소이치로의 친동생이다. 이들은 서로의 부모가 재혼하면서 이뤄진 가족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문제는 애초에 『터치』와 비슷해질 수 없는 구조이다.

 

다른 점은 또 있다. 『터치』에서 카즈야와 타츠야는 '함께' 야구를 하지 않았다. 카즈야가 야구선수로 승승장구할 동안 타츠야는 빈둥대며 야구를 멀리했다. 하지만 『MIX』에서는 토우마가 투수, 소이치로가 포수, 즉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배터리이다. 그래서 이들은 연애는 물론 야구에서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이 점이 『MIX』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무척 궁금하다. 물론 1권에서는 낙하산 에이스에 밀려 토우마가 아직 투수로서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언젠가부터 진부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특히 야구 만화는 더욱 그렇다.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도 어려울 만큼 똑같은 얼굴, 비슷비슷한 성격의 주인공과 전작에서 이미 보았던 설정들의 재조합으로 만들어진 스토리가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MIX』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아다치 미츠루가 아니면 그릴 수 없기 때문에 『MIX』는 또 다시 기대감을 자아낸다. 진부하고 익숙해도 아다치 미츠루의 야구 만화는 재미있으니까. 

 

 

전작들처럼 등장인물 중 누군가에게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설정만 없다면 이 작품도 기대해 볼 만하다. 어쨌든 믿고 보는 아다치 미츠루 아닌가. 심지어 (피는 안 섞였지만) 형제 배터리라니, 이렇게 설레는 설정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다치 미츠루는 자신이 구축한 야구 만화의 공식 속에서 또 어떤 변주를 보여줄까. 자, 그러면 함께 플레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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