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다.

고우영 십팔사략 6 (올컬러 완전판) - 후한시대(後漢時代)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후계자를 만드는 데에 어려움을 겪은 여태후는 적당한 사내아이 하나를 골라 대를 잇게 하고 섭정을 이어간다. 그리고 제후국에까지 여씨 가문의 사람을 심지만 곧 병으로 죽고 만다. 그러자 유씨들이 일어나서 한바탕 여씨들을 숙청한 후 정권을 잡는다.  그들은 유방의 넷째 아들 유항을 왕으로 추대한다.  그가 바로 성군으로 유명한 '문제'로, 나라를 태평성대로 만든다. 그의 아들 경제 역시 아버지의 뜻을 이어 나라를 잘 다스린다. 이 때의 치세를 가르켜 '문경지치'라 한다.

그러나 경제의 삭번정책(제후들의 장자세습을 폐지하고 모든 아들에게 공평하게 땅을 나눠주도록 하는 정책)이 제후들의 불만을 사고, 이것이 발단이 되어 오초칠국은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이 진압된 후 황제는 제후들의 왕권을 박탈하였다. 

'배 부르고 등 따뜻해지면, 더 큰 욕심으로 치고 받고 싸우며, 파란을 일으키는 것이 작은 가정이나 일국의 왕이거나를 막론하고 인간들이 벌이는 똑같은 형태'라는 작가의 말은 시대를 막론하고도 똑같은 형태인가 보다.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적용되니 말이다. 

경제의 뒤를 이어 왕이 된 무제는 수많은 개혁을 추진하고 흉노를 몰아내는 데 힘썼다. 흉노에게 쫓겨난 월씨족과 동맹을 맺으러 가다가 흉노에게 잡힌 장건은 흉노족에 의탁하여 목숨을 부지한 후 기회를 봐서 탈출한 뒤 서쪽으로 길을 떠난다. 10년 만에 월씨족을 만난 장건은 월씨족의 주변 나라들을 소개받은 후 한나라로 돌아오는데, 그가 지나온 길이 바로 실크로드이다. 

원제 왕후의 동생의 둘째 아들은 신新이라는 나라를 세우지만 개혁이 실패하면서 백성들이 봉기한다. 그 봉기군 중 경제의 후손 유수와 그 형 유연이 있었다. 전쟁에서 승승장구하며 둘의 명성은 높아가고, 왕이 된 유현은 그것이 불안하여 유연을 처형하고, 유수를 동쪽으로 몰아낸다. 그러나 유수는 동쪽으로 전진하며 민심을 얻기 시작하고 결국 대륙을 평정하여 후한을 세웠다. 그가 바로 광무제이다. 

<십팔사략>을 읽다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역사 속의 작은 일화들을 큰 줄기와 기가 막히게 연결시키는 작가의 탁월한 능력이다. 덕분에 십팔사략은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사람들의 흥미를 계속적으로 유발시키는 것이다. 

후한에는 안정기가 찾아왔으나 흉노가 다시 창궐하였다. 이때 토벌군 중 한 명이었던 반초는 20여년 동안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실크로드를 다시 열기 위해 노력하다가 일흔이 되어서야 고향으로 돌아왔다. 

후한 시대는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발명이 이루어졌던 시대인데 그것이 바로 종이이다. 문서를 다루는 고관이었던 채륜이 휴대하기 편한 죽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가 서기 105년에 종이를 만들어낸 것이다. 혼천의, 풍향기 등을 만든 장형도 이 시기의 사람이었다. 또한 의술의 신으로 불리는 화타 또한 후한대의 사람이었다. 

순제의 황후 양씨의 오빠인 양기와 외척세력이 온갖 비리를 저지르자 황제인 환제는 환관들의 도움을 얻어 외척을 몰아냈다. 그러나 도리어 환관들이 득세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환관들의 매관매직과 황제의 눈가리기가 계속되자 유생들의 반발이 거세진다. 하지만 환관세력은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는다. 

나라가 기울자 하북에 사는 장각은 도술과 의술을 바탕으로 태평도를 창시하여 사람들을 모아 군대를 조직하고 묘한 노래를 퍼뜨린다. 

이들은 노란 두건을 쓰고 184년에 봉기하였다. 바로 황건적이다. 황건적 토벌에 나선 사람들 중에 그 유명한 원소, 공손찬, 동탁, 손견, 조조, 유비 등이 있다. 

그러나 환관세력의 부패는 끝을 몰랐다. 동탁이 토벌대장이 임명되고, 유비는 그 밑에서 싸우다 조조의 도움을 받는다. 남쪽의 손견과 북쪽의 원소가 승승장구하면서 황건적은 떨려나고 군웅할거 시대가 도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