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신화편 - 하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하권의 첫번째 이야기인 녹두생이전은 집의 대문을 지키는 문왕신의 이야기이다. 가난한 한량인 남선비는 아내와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웃나라에 쌀을 팔러 갔다가 사악한 주모 노일자대의 계략에 빠져 쌀을 모두 털리고, 눈까지 멀고 만다. 노일자대는 남선비를 찾아온 그의 아내 여산부인을 죽이고 여산부인으로 둔갑하여 일곱 형제를 찾아가지만 막내 녹두생이에게 들켜 결국 자결하고 만다. 


녹두생이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두루미를 타고 천지왕을 찾아가 오천강 물을 마르게 해달라고 청한다. 한쪽 팔까지 희생한 그의 효심 덕분에 여산부인은 다시 살아난다. 이후 여산부인과 일곱 형제는 조왕신, 오방신장, 뒷문신, 문왕신이 된다. 


무능력한 가장이 가정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혜롭고 용감하며 효심 깊은 녹두생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팔 하나를 내놓을 정도의 용기, 하루가 멀다 하고 패륜 범죄 뉴스가 올라오는 요즘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두번째 이야기인 강림전은 차사 강림의 과거 이야기이다. 동경국 버물왕의 세 아들이 수명을 늘리기 위해 출가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님의 충고를 무시한 탓에 천년장자의 막내딸 과양생이에게 독살당한다. 그들은 과양생이의 세쌍둥이 자식으로 태어나 그녀의 앞에서 죽음으로써 복수한다. 

 

관아의 골칫덩이 강림 사령에게 이 사건이 맡겨지고 그는 목숨을 걸고 저승으로 가 염라대왕을 만나 꼭 오겠다는 약조를 받은 후 돌아온다. 아내 덕분에 자신이 살아돌아왔음을 안 강림은 못생겼다는 이유로 아내를 싫어한 자신을 반성한다. 과양생의 포악이 극에 달할 즈음 약속대로 염라가 나타나 과양생이는 죽고 만다. 그리고 부인에게 사과하려던 강림 역시 끝내 그 말을 하지 못하고 염라에게 혼을 빼앗겨 저승차사가 된다.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교훈과 지혜로운 사람의 충고를 함부로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다른 이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라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강림이 부인에게 말 한마디를 전하지 못한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직접 강림을 통해 들었다면 그동안 받았을 마음의 상처가 한번에 눈녹듯 사라졌을 텐데 말이다. 그러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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