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신화편 - 상 신과 함께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신과 함께:신화편>은 한국의 신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신화를 그대로 만화로 옮긴 것은 아니다. 작가의 말처럼 이승편과 저승편의 앞이야기이기 때문에 스토리의 연결을 위한 각색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그 내용을 100% 믿기보다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재미있는 신화들이 있구나 정도만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신화에 이렇게 무지했나 하는 반성도 조금 섞어서 말이다. 

 

첫번째 이야기인 대별소별전은 하늘과 땅을 다스리는 옥황상제의 두 아들에 관한 신화이다. 옥황상제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각각 대별, 소별이라 한다. 형인 대별은 심성이 착하고 대범하며 배려심이 깊지만 동생 소별은 욕심이 많고 야비하며 성급하다. 

 

비열한 수법으로 형을 밀어내고 이승을 다스리게 된 소별은 민심을 얻기 위해 소별은 신하의 충고대로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두개의 달과 두개의 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민심은 더욱 악화된다. 결국 소별은 대별에게 도움을 청하고, 대별은 모든 백성들에게 활 쏘는 시늉을 하게 하면서 해와 달 하나씩을 떨어뜨린다.


 

대별의 지혜로움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일은 신하들에 의해 소별의 업적으로 꾸며졌으나 소별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저승에서 대별에게 복수를 하려던 수명장자는 한 노인에게 제압당한다. 대별은 그 노인에게 그에게 '염마라사'라는 이름을 주고 지옥을 다스릴 시왕의 우두머리가 되어주길 부탁한다. 그가 바로 염라이다.


대별은 이처럼 이후로도 인재를 모으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왕이라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모르는 것은 배우려 하고 겸손하다. 바람직한 지도자상이란 이런 사람이 아닐까. 새 지도자를 맞이해야 하는 시점에서 '대별소별전'은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두번째 이야기 차사전은 해원맥과 덕춘이 차사가 되기 이전의 이야기이다. 북방의 군인과 오랑캐 소녀로 만난 해원맥과 덕춘은 묘한 인연으로 얽히게 된다. 덕춘 덕분에 목숨을 구한 해원맥이 덕춘이 돌보던 오랑캐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혼자 토벌대와 맞서는 장면은 차사전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 중 하나이다. 


차사전을 읽으면 왜 해원맥과 덕춘이 항상 함께 다니는 차사 콤비가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꼬장꼬장하고 대쪽같으면서도 속정이 많은 해원맥과 육감이 발달하여 감이 매우 예리하고 똑똑한 덕춘은 안 어울릴 듯 잘 어울리는 콤비이다. 


신화편은 '프리퀄'로서도 무척 재미있고, 그냥 허구의 신화로서도 무척 재미있다. 각색을 거쳤음에도 진짜 신화에 있던 내용인 듯 자연스러운 설정과 구성은 작가의 내공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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