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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님이 보고계셔 3 - 억수씨 만화 ㅣ 연옥님이 보고계셔 3
억수씨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선배의 꼬임에 빠져 아무것도 모른 채 시위에 동참하게 된 정수와 동현. 멋모르고 전경들과 대치하던 정수는 금세 잡혀 유치장에 갇히지만 훈방조치를 받고 풀려난다. 자신을 걱정하는 동현을 보며 그녀와 더욱 가까워진 정수는 우연히 그녀의 어머니를 만나 그녀의 집에 가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서 자신은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밝고 따뜻한 기운을 느낀다. 정수는 태어나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통해 행복을 꿈꾸게 된다.
"저 아인 빛의 아이야. 눈부시게 포근한 그런 세계에서 살아왔어. 나랑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어. 나완 전혀 다른.
(중략)
계속 같이 있고 싶다. 처음 보는 이 따뜻한 세계에. 이렇게 빛을 받으며 그렇게 자란 아이와 오래오래 만나고 싶다."
한편 아버지는 드디어 석방되어 집으로 돌아오고, 이때쯤 정수와 진수에게는 또다른 변화가 찾아온다.
가난에 지친 정수에게 구김없이 자란 동현의 존재는 자신의 어둠을 밝혀 줄 등불이다. 유복하게 자랐음에도 잘난척하지 않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동현. 그녀는 정수의 표현 그대로 빛의 아이이다. 하지만 그 빛은 조금씩 조금씩 정수의 어둠을 더욱 시커멓게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정수 자신이 동현의 빛이 만드는 그림자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넣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온 아버지의 존재와 서서히 다가오는 현실의 무게 속에서 정수와 진수는 과연 어떻게 변할까. 폭풍전야처럼 아슬아슬한 행복은 이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