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뜬 달 : 바닷마을 다이어리 2 바닷마을 다이어리 2
요시다 아키미 지음,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난 낮에 뜬 달이 좋아. 밤이 아닌데도 보이다니. 어쩐지 횡재한 기분이랄까."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와 자신만의 관점이 있다. 그리고 '현상'은 그 관점 안에서 '해석'된다. 그래서 사람은 현상 자체의 본질이 아니라 자신이 해석한 것을 본질이라고 '믿는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진실이 아닌 것일 뿐이다. 


"진실은 말야. 하나가 아니야. 사람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지 (...) 다른 뭔가가 있다는 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해." 


특히나 사랑은 사랑을 하는 사람의 시야를 더더욱 좁게 만든다. 사랑을 하는 사람의 눈 속에서 모든 진실은 왜곡된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본 적 없는 진실과 맞닥뜨리는 순간은 충격이 되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 어느 날 문득 모습을 드러낸다. 한낮에 우연히 눈에 띈 그 달처럼. 하지만 그건 줄곧 그 자리에 있었던 거야. 그저 알아채지 못했을 뿐.'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사람은 한뼘 더 자라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는 우연히도, 그러나 준비된 것처럼 찾아온다. 서로에게 실망할 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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