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 : 바닷마을 다이어리 1 바닷마을 다이어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의외로 당연하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지만 다 그런 거지요."


살다 보면 그렇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당연한 듯이 존재하기도 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나에게만 당연한 것일 때도 있다. 


사치, 요시노, 치카는 자매이다. 아버지는 바람을 피워서 어머니와 이혼했고 어머니도 재혼한다며 집을 나가서 지금은 셋이 살고 있다. 

사치는 아버지가 미웠다. 요시노와 치카는 어릴 때 집을 나간 아버지에 대한 기억 따위 거의 없다.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이 왔다. 


'눈물이 안 나와요, 아버지. 슬퍼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떨어져 지낸 시간이 너무 길었나봐요." 


아버지는 재혼한 여자와의 사이에 딸이 하나 있었다. 야무지고 어른스러운 중학생 스즈. 친엄마가 죽고, 또 다시 재혼한 아버지 때문에 억지로 생긴 새엄마와 동생들 사이에서 너무 많은 것을 참고 견뎌야 했던 그 아이. 


'억수같이 퍼붓는 매미 울음소리도 지우지 못할 만큼 스즈의 울음소리는 격했다.' 


사치는 왠지 그 아이가 마음에 걸렸다. 상관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그래서 사치, 요시노, 치카는 스즈와 함께 살기로 하였다.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너무 자연스럽게. 



요시노는 남자가 많았다. 이번에 만난 토모아키도 한 번 즐기고 말 사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진심이었나 보다. 요시노는 직업을 속였고, 토모아키는 나이를 속였는데. 


"고등학생이잖아. 나 진심이었나? 정신차려. 

하지만 난 안된다는 거잖아. 

저 친구가 떠안고 있는 무거운 짐을 내가 들어줄 수 없나 보다. 

잘 가. 토모아키."


눈물이 나도록 마음이 아린데 안 되는 건 안 되는 건가 보다. 

사랑이 현실 앞에서 만들어내는 기적은 고작 좋은 추억뿐인가 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은 그다지 평범하지 않다. 그러나 네 자매에게는 동화 같은 사랑도, 막장 드라마 같은 복수극도 없다. 

그냥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자신과 가족과 친구들이 있을 뿐.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