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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오 마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가족'이란 매우 당연하게 여겨지는 인간관계 중 하나이다.
엄마, 아빠, 형, 오빠, 누나, 언니, 동생, 할아버지, 할머니. 어느 하나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관계이니까.
하지만 '혈연'으로 묶인 가족만 가족일까. 가족이라고 해서 가족애까지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타케루와 사치오의 만남은 그래서 운명적이고, 자신의 가족들이 아니라 타케루의 가족들 사이에서 비로소 따뜻하게 웃을 수 있는 사치오의 상처는 그래서 가슴이 찡하다.
"무관심도 엄연한 학대야.
아무리 의식주가 풍족해도 마음까지 채울 수는 없거든."
부모도 사람이라 마음의 상처가 크면 자식을 돌보지 못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순간 가족은 남보다 못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10대 초반의 사치오가 어린아이다운 천진함보다는 우울함과 시크함을 갖추게(?) 된 이유는 부모의 불화와 무심함이었다.
'뭐든 자기 혼자 끌어안고 있다가 망가지면 못써...'
길냥이처럼 외롭게 방황하던 사치오에게 손을 내밀어 준 타케루와 그의 가족. 사치오는 이들 사이에서 '어린아이'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고무적인 것은 따로 있다.
바로 타케루네 가족을 통해서 사치오와 사치오의 엄마가 서로를 가로막고 있던 벽을 조금씩 허물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참 즐거웠다.
사치오가 엄마를 포기하지 않아서, 사치오의 엄마가 사치오를 내버려두지 않아서.
그래서 이 만화는 참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