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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나가의 셰프 1
카지카와 타쿠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현대의 요리사가 어느날 갑자기 과거에서 눈을 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인데.....?
그렇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닥터 진>의 원작이기도 한 <타임슬립 닥터 진>.
현대의 의사가 어느날 갑자기 에도 시대로 타임슬립해서 그곳에서 의술을 펼치는 이야기이다.
닥터는 셰프로 바뀌고, 에도 시대는 전국 시대로 바뀌었으나 큰 얼개는 아주 비슷하다.
과거에서 만난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것까지.
요리사 켄은 머리를 다쳐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었다. 남아있는 것은 요리에 관한 그의 감과 이런저런 지식들뿐.
그리고 그를 보살펴 준 대장장이 여인 나츠와 함께 살며 연심을 나눈다.
뛰어난 요리 실력이 노부나가의 귀에까지 들어가 그는 전장의 요리사가 된다.
뭐, 뻔한 스토리다.
이 작품의 매력은 전체적인 기승전결보다는 다른 데 있다.
먼저 '실존했던 인물들'이 만화 캐릭터로 재탄생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전국 시대 일본 통일의 야망을 펼쳤던 무장 오다 노부나가, 노부나가의 후계자 도요토미 히데요시, 노부나가의 충실한 심복 모리 란마루 등 전국 시대를 쥐락펴락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현대에서 서양 요리를 만들었던 켄의 독특한 퓨전 요리도 만화의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예를 들면 '물오리 로스트 감 퓌레 밤과 야생 버섯 조합' 같은, 이름부터 거창한 요리들 말이다.
재료도, 양념도, 조리 기구도 현대와 비교하면 너무나 열악한 전국 시대에서 아이디어와 신념으로 요리를 만들어내는 켄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자신도 모르게 잘해내라고 응원하고 싶어진다.
노부나가의 인정을 받고 뛰어난 요리실력으로 공을 세우며 평탄하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지만 그럴 리가 없다. 왜냐하면 전국 시대의 일본은 어딜 가나 전쟁터였으니까.
켄은 난생 처음 '전쟁'이라는 것을 겪고 자신이 알던 세상과는 너무 다른 참혹한 전장의 모습에 경악한다.
전장에 나가기 전, 그는 굳게 믿고 있었다.
"칼과 내 솜씨. 믿는 것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과연 그는 잔혹한 살육의 장에서 끝까지 자신의 믿음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