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님 마음대로 1
이자와 레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메이드는 꾸준히 만화의 사랑을 받아왔다. <엠마>처럼 메이드가 주인공인 작품들은 물론 메이드 복장을 한 여자 캐릭터들을 만화 속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메이드는 여자에 한정되기 십상이다 보니 주로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면 여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면서 메이드와 비슷한 직업이 무엇이 있을까? 바로 집사다. 

최근 집사 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집사를 소재로 한 만화가 봇물 터지듯 출간되고 있다. 물론 남자 주인공이 집사인 순정만화도 빠질 수 없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 작품 중에 <집사님 마음대로>가 있다.

표지만 보고 주인 아가씨와 잘생긴 집사를 상상했다면 빵점. 이 만화의 무대는 명문가 자제들이 다니는 학교이고 설정은 <꽃보다 남자>를 빼다박은 듯하다. 명문가의 잘난 아들딸들이 가득한 소우세이칸 학원에 전학 온 여자 주인공. 평범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복잡한 사정으로 이 명문학교에 들어오게 되었다. 남자 주인공은 집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인 '버틀러 클래스'에 다니지만 사실은 거대그룹 후계자이다. 그리고 남자주인공이 다른 명문가 자제들과는 다른 밝고 솔직한 여자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이고 급기야 그녀의 집사가 되기로 한다는 뻔한 설정. 

그렇다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순정만화는 늘 그렇듯 대부분의 작품이 뻔한 설정에서 출발하니까. 문제는 그 뻔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이다. 우연도 필연처럼, 유치함도 사랑스럽게 포장하는 작가의 능력이 만화의 재미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만화는 합격점이다. 흠잡을 데 없이 잘난 남자 주인공과 평범하지만 씩씩한 여자 주인공이 만났지만 그들은 처음부터 아웅다웅 싸우기는 커녕 좋은 친구로 시작한다. 물론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세력도 있지만 남자 주인공은 집사다운 꼼꼼함으로 그녀를 보살핀다. 덕분에 이 만화는 시작부터 별 충돌도 없이 평온하게 이어진다. 다소 밋밋해질 수 있는 내용을 남자주인공을 보필(?)하는 두 캐릭터의 개성으로 충실하게 채워넣은 점도 이 작품의 미덕.

아직 1권만 보고 판단하기는 성급할지도 모르지만 순정만화에 순정만화다움만을 기대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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