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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왕자 애장판 1
야마다 난페이 지음, 최미애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아직 홍차가 낯설던 시절, 우연히 접한 예쁜 그림체의 순정만화 한 편은 마음 속에 홍차에 대한 환상을 안겨주었다. 그 만화의 제목은 『홍차왕자』였다.
보름달 뜨는 밤 홍차가 담긴 잔에 달을 비추면 홍차왕자가 나타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면 과연 어떨까? 『홍차왕자』의 주인공인 타이코와 하루카는 그 꿈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홍차왕자 아삼과 얼 그레이가 나타나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 것. 하지만 너무나 성실한 우리의 두 주인공은 소원을 말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홍차왕자와 친구가 되어버린다.
승아와 미경, 남호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타이코, 유키코, 하루카는 다소 낯설지도 모르겠다. 『홍차왕자』 애장판에서 친근한 우리의 주인공들은 본래의 이름을 되찾아서 돌아왔다. 애장판의 가장 큰 특전이지만 역시 남호를 나무라고 부르는 미경이의 대사를 더 이상 듣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예쁜 표지를 입고 다시 나타난 『홍차왕자』를 뿌리치는 것은 쉽지 않다. 만화 속의 타이코는 여전히 씩씩하고 아삼은 여전히 섹시하고 얼 그레이는 여전히 예쁘기에. 맛도 모른 채 아삼, 얼 그레이, 오렌지 페코라는 이름의 홍차를 동경하던 그 때의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한 번 책장을 넘겨보자. 찻잔 속에서는 나오지 않아도 책 속에는 홍차왕자가 가득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