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9
모니카 마론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륜으로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불륜을 소재로 한 창작물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꽤나 자주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역시 불륜이라는 이름의 사랑에 공감하는 것은 내겐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불륜을 통해서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그것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작품을 예로 들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서베를린과 동베를린이 합쳐진 상황을 작품 속 나와 프란츠의 만남과 사랑(불륜)에 빗대어 그린 거라면? 하지만 그것 역시 잘 모르겠다. 나와 프란츠의 사랑에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 없는데 그것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이든 당연히 이해할 수 없다. 

얇은 책이지만 읽기가 쉽지 않았다. 이유는 위에 말한 바와 같다. 마음에 남는 문장은 꽤 많았지만 '나'의 사랑을 뭐라고 생각해야 할지 다 읽고 나서도 알 수가 없다. 


전쟁이 없다면 남자들도 여자들과 똑같이 그저 인간일 것이다. 죽음에 대한 용기와 기사의 충성심같이 남자들의 것으로 간주되는 일정한 특성들이 오직 전쟁을 통해 규정되고 미화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전쟁이 남자들을 말살시킴으로써 그들을 그렇게 소중한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 P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