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 2 - 다시 나에게 돌아가는 길 참선 2
테오도르 준 박 지음, 구미화 옮김 / 나무의마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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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 2권에서는 저자가 왜 승려의 길을 포기하고 속세로 돌아왔는지, 돌아와서 어떤 일들을 하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참선을 알리기 위해 TV프로그램 출연과 강연을 계속 하며 바쁘게 지내던 저자는 문득 자신이 본래 원하던 모습대로 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 끝에 절을 떠나기로 한다. 자신이 선불교 승려로서 살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송담 스님을 모시고 배우려는 마음뿐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승려 신분을 벗고 요가를 배우러 떠돌아다니게 된다. 


이때부터 거의 책이 끝날 때까지 요가에 관한 이야기와 요가와 참선의 접목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다소 지루한 것도 사실이다. 요가 용어들도 어렵고,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계속 읽다 보면 무언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잡고 있었다. 요가를 배우며 스스로의 자만과 구태를 알게 된 저자는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 존재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죽고 나면 내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 - 110쪽


의심 많은 내 성격은 저자가 요가와 프라나야마로 아버지의 병세를 완화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와, 송담 스님이 암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은 후에 '우주를 가득 채운 기를 흡수해 그것이 몸에 있을 수 있는 어떤 질병이나 상처를 향하게 하는 방법(154쪽)'으로 치유되었다는 이야기를 믿도록 놔두지 않았다. 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할까 하는 고민도 생겼다. 


하지만 저자는 참으로 열심이었다. 참선에 대한 그의 열정과 믿음만큼은 확실하게 전해져 와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읽어보자 하다가 결국 끝까지 읽었다. 특히 기술 발달로 인해 현대인의 일상에서 움직임이 없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과학과 정신 수련의 결합을 위해 참선이 더욱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무척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인류에게는 의식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 나는 참선 같은 정신 수양법을 널리 가르치는 것이 의식의 변화를 이루어내는 데 필요한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181쪽


기술의 힘과 인간의 욕망이 만나 벌어지는 전지구적 참사와 환경문제를 지켜보며 인류는 이제 끝났어, 멸망밖에는 답이 없어, 라고 생각하고 있는 내게 이상하게도 이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이야기가 와닿았다. 참선이 정말로 전 인류에게 퍼질 수 있을지, 정말 인식 변화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시도해볼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 명의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 사람의 날갯짓이 어딘가에서는 해일을 일으켜 세상이 느리게나마 변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나 한 사람의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라도 그렇게 두 사람, 세 사람 참선을 통해 '이미 완벽한 상태로 존재하는 우리의 실체를 경험하기 시작한(237쪽)'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또다른 희망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미래가 불투명한 내 절박한 마음 때문에 참선의 효과를 믿고 싶어진 것일지도 모르지만 밑져야 본전 아닌가. 나도 오늘부터 참선을 시작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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