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치심에게 - 힘들면 자꾸 숨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최경은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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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가 어떤 면에서는 여전히 초원에 살던 고대 인류처럼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 시대 부족으로부터의 추방은 곧 죽음과 다름없었다.

(중략)

마찬가지 이유로 어린아이들 역시 어른과 애착을 형성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21 페이지

인간은 약한 존재다. 사실 육체보다 난 정신이 더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우울증 약을 먹는 사람도 주변에 늘어나고 알게모르게 불안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제는 그런 일들이 그냥 별일 아니게 됐다. 전혀 정신적인 문제들이 놀랄 일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감기처럼 인식된다. 사회가 더 진화할 수록 인간은 더 외롭고 쉽게 병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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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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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소설 | 권남희 옮김 | 이봄

한 연쇄살인범 가지이 마나코를 취재하러 간 주간지 기자인 비혼 여성 마치다 리카... 리카는 그녀와의 인터뷰를 이어가면서 하나 둘, 가지이 마나코가 주문한 것들을 실행하게 되는데, 거기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그녀의 둘도 없는 친구 레이코의 뜻밖의 위기까지 소설은 정말 버터처럼 미끄러지듯이 독자를 흡입시킨다.

처음에는 이 소설이 진짜 사건의 모티브로 한 것을 모르고 읽었다. 하지만 나중에 2009년 일본을 뒤흔들었던 이른바 꽃뱀 살인사건의 중심에 있던 인물 기지마 가나에를 모델로 쓰여졌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도 소설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외모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고 한다. 뚱뚱한 체구에 못생긴? 얼굴... 꽃뱀이라는 타이틀이 안어울리는 인물로 말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남성들은 평생 자신에게 헌신할 것만 같은 인물로 그녀를 골랐고, 그녀의 달콤한 말에 넘어갔다고 한다. 그녀는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아마 요리도 곧잘 했던 것같다.

하지만 이 소설의 중심은 가지이도 아닌, 주간지 기자인 리카에게 집중되어있다. 독자는 가지이에 이끌린 리카가 하나, 둘 가지이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느끼는 쾌감을 동시에 느낀다. 그 맛을 말이다. 나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버터가 무척 먹고 싶었다. 특히 라면에 버터를 듬뿍 올려서 먹는 시오버터라멘... 생각만해도 군침이 돈다. 그리고 어렸을때 즐겨먹었던 버터간장밥 또한 다시 먹고 싶었다. 사실 어릴 적에는 버터 대신 마가린이었지만, 여기서 가지이는 합성유지인 마가린을 몹시도 증오한다. 그리고 갓 지은 따뜻한 밥 위에 버터가 녹을 때 그 간장과 어우러지는 맛을 강조한다. 버터는, 특히 좋은 버터는 그것만의 풍미가 있다. 최근 저탄고지 열풍이 불면서 버터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좋은 버터는 오히려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고 말이다. 커피도 방탄 커피라는 이름으로 버터를 듬뿍 넣은 커피가 인기있으니 말이다.

가지이의 말대로 버터의 맛을 알아가던 리카는 엉겹결에 체중이 몰라보게 늘어버렸다. 하지만 리카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수긍한다. 리카는 자신도 모르게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달라진다. 좀 더 스스로를 위해 살아도 괜찮치않을까 자문하면서 자신을 위한 요리를 한다.

소설 마지막에 리카가 요리한 칠면조는 대성공이었고, 이 초대는 리카의 새 삶의 시작이 된다. 비록 가지이에 의해 사람들에게 여러 오해를 받게 됐지만 그녀는 가지이를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중에 가지이를 초대해서 칠면조 요리를 대접하고 싶어하니 말이다. 가지이는 친구를 원했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했고, 리카는 스스로를 위한 삶, 더 이상 아빠의 죽음에 죄책감을 지지않아도 되는 삶을 원했고, 마지막에는 타인에 의해 소비되지 않는, 자신을 위한 삶을 찾았다.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두려워한다. 아니 의식한다. 특히 일본사회는 더한 느낌이다. 마른 몸매에 대한 어떤 강박증이 있는 듯하다. 이런 사회에서 아마 기지마의 출현은 충격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사건이 이렇게 소설로도 드라마로도 나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마코토에게 이별을 통보한 리카의 말처럼 타인에게 소비되지 않고 일하는 법, 사람 사귀는 법, 또 먹는 법... 즉, 사는 법을 자기 중심에 놓고 생각해보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소설이 부여한 화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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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 - 최재훈의 다양성 영화 걷는사람 에세이 10
최재훈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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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

최재훈의 다양성 영화 | 최재훈 에세이 | 걷는사람

총 스물 네편의 다양성 영화가 이 책에 실려있다. 개 중은 내가 보고 공감한 영화들도 있었고, 이 책을 통해 처음 본 영화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 다양한 영화들 속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삶이었다. 생활이었다. 이 책은 영화 비평 서적이 아니다. 잔잔한 영화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긴 에세이다. 그래서 그런지 위로가 있었다. 삶에 대한 위로랄까? 이 책에 실린 영화들도 그렇고, 저자의 코멘트들도 나에겐 왠지 선물같았다.

개인적으로 1장 지독한 성장에서 <벌새>와 <남매의 여름밤>... 좋아하는 영화들이다. 즐겨드는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이 영화에 대한 방송들도 재미있게 들은 기억도 난다. 어느 영화 평론가가 <남매의 여름밤>의 집에 대해서 이런 코멘트를 남겼다. 카메라는 옥주보다 집에 먼저 들어간다. 그리고 옥주가 집에서 나올 때 역시 카메라는 옥주보다 먼저 집을 나선다. 그 속에서 집이라는 공간, 할아버지의 집은 어떤 의미를 지닌다. 집이 꾸는 꿈이라는... 집이 말하고 있는 듯하다. 무생물의 집이 영화에서는 살아있다. 대략 이런 코멘트라는 기억이 난다. ㅎㅎ 아마 모두에게 어릴 적 할아버지집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도 바닷가 외갓집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다. 어른이 되어서 나중에 그 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아이 적에는 그토록 커보였던 집이 너무 작아보여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집 마당도 그대로고, 우물도 그대로고, 집 앞에 있는 저수지도 그대로였다. 변한 건 나와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대한 애틋한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영화이다. 설마 그러한 기억이 없더라도 그 기억을 다시 만들어 줄 영화라고 생각이 된다.

2장 소수의 사랑에서 <윤희에게> 는 내가 너무 좋아해서 시나리오북도 산 영화이다. 옆에 두고 펼쳐보고 싶어서 말이다. 홋카이도... 엄마의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소녀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냥 난 줄거리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그 설원이 좋았고, 잔잔히 펼쳐지는 아름다움이 마음에 들었다. 그냥 사는 이야기다. 우리 이야기다.

3장 고독한 위안에서의 <당신의 부탁> , <수성못>, <죽여주는 여자> 등... 다 재밌게 본 영화들이다. 특히 죽여주는 여자에서는 윤여정 배우의 재발견이라고 할까? 젊은 남성, 아름다운 여성만 주연을 하란 법은 없다. 윤여정 배우는 이 영화에서 정말 스크린을 꽉 채웠으니 말이다.

4장 꿈과 인생에서 <꿈의 제인>, <메기>, <찬살이는 복도 많지> 5장 낮고 깊은 울림에서 <길위에서> 6장 여성, 쉼표가 바꾼 시간들에서 <화차>, <죄많은 소녀>, <미쓰백>, <82년생 김지영>... 그동안 아..나도 꽤 봤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에서 언급됐으나 내가 보지 않은 영화들은 나중에 시간을 잡고 볼 것이다. 그리고 이런 다양성 영화들... 여성을 더 이상 상대평가하지않고, 동등하게 대해주고 잔잔한 일상에 돌을 던져 깨달음을 주는 다양성 영화들을 앞으로 더, 자주 만나고싶은 바램이다. 이런 영화들이 널리 널리 알려져서 대작이나 화려한 액션이 영화적 미장센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뻔해 보이는 일상도 이렇듯 한번 비틀면 볼만한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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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의 남자들 2
알파타르트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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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의 남자들2

알파타르트 장편소설 | 해피북스투유

이토록 한 치 앞을 알수 없는 전개라니... 이러니 너무 궁금하다. 그 다음편이... 왜 2권의 끝이 이토록 아쉬울까? 아직 라틸의 후궁들 일도 너무 궁금하건만... 그건 둘째치고라도 이제 라틸의 풀리지 않는 비밀이 남아있다. 하렘으로 들어간 남자들 각자의 비밀들도 너무나 궁금한 데 말이다.

과연 라틸은 하이신스를 잊지 못했을까? 지금까지 라틸은 후궁들과 밤만 보냈을뿐 합궁다운 합궁은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것을 후궁들끼리의 질투를 방지하고 앞으로 일을 도모하고자 함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녀는 황제이지 않는가? 아무리 아름다운 후궁들이 그녀의 사랑을 바라고 있어도 그녀의 마음 속에는 오직 한명, 하이신스가 들어있는 것같다. 어린시절부터 이어진 사랑, 하지만 이제는 남의 아내가 되어버린 남자를 말이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너무 급박한 상황들이 몰려오는 하렘의 남자들 2... 과연 라틸은 로드인가? 모든 악을 깨운다는 그 로드의 환생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그 대적자는 누구인가?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같은 날에 태어난 누구라던데...혹시 라틸이 로드가 아니라 로드의 대적자라면? 로드는 누구나 짐작이 가는대로 틀라나 헤움이라면? 하지만 이 두명은 이미 죽었다. 하지만 그들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람들의 증언과 라틸의 환영... 그것은 또 무엇인가? 아... 빨리 3권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후궁들 중 난 귀여운 하이신스의 동생인 클라인이 몹시 마음에 들지만, 아름답지만 차가운 눈동자의 소유자인 라나문도 빼놓을 수 없고, 또 약한 척하지만 사실은 강한 사람인 게스타도 궁금하다. 그리고 무척 섹시한 남자로 묘사되는 칼라인, 라틸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던진 상단의 후계자이자 말이 통하는 유쾌한 남자 타시르, 그리고 마지막에 후궁으로 합류한 근육질의 소유자 대신관까지... 아...선택할 수가 없다. 혹시 라틸도 이런 마음일까?

라틸은 강한 여성이다. 책을 읽을때 라틸을 여성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를 폐하, 한 나라의 왕이라고 생각했을때 더 깊은 공감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라틸의 결정들, 그녀가 했을 법한 말들이 머릿 속에 그려지면서 강하지만 아름다운 그녀가 더욱 더 쓸쓸히 느껴졌다. 그리고 왠지 그 쓸쓸함과 고독은 하이신스만이 알아줄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그녀는 길이 없다.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그녀에게는 이제 자신이 로드가 아님을 증명해보이는 것, 그리고 진짜 로드를 찾아내는 것, 만일 혹시나 자신이 로드라면 어찌할 것인지 앞날을 도모하는 것 이리라... 험난하고 험난한 그녀의 길이 펼쳐졌다. 어쩌면 황제로 사는 것보다 스스로를 증명해야만 하는 길은 몹시도 쓸쓸하고 힘든 일일 것이다. 그녀 옆에 칼라인이 있어서 다행이긴 한데... 그 칼라인이 생각보다 몸이 약해서 걱정이다.

어서 빨리 3권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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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테마로 읽는 역사 6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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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흑역사가 흥미로울 수 있는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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