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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 - 최재훈의 다양성 영화 ㅣ 걷는사람 에세이 10
최재훈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8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913/pimg_7728831353108114.jpg)
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
최재훈의 다양성 영화 | 최재훈 에세이 | 걷는사람
총 스물 네편의 다양성 영화가 이 책에 실려있다. 개 중은 내가 보고 공감한 영화들도 있었고, 이 책을 통해 처음 본 영화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 다양한 영화들 속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삶이었다. 생활이었다. 이 책은 영화 비평 서적이 아니다. 잔잔한 영화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긴 에세이다. 그래서 그런지 위로가 있었다. 삶에 대한 위로랄까? 이 책에 실린 영화들도 그렇고, 저자의 코멘트들도 나에겐 왠지 선물같았다.
개인적으로 1장 지독한 성장에서 <벌새>와 <남매의 여름밤>... 좋아하는 영화들이다. 즐겨드는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이 영화에 대한 방송들도 재미있게 들은 기억도 난다. 어느 영화 평론가가 <남매의 여름밤>의 집에 대해서 이런 코멘트를 남겼다. 카메라는 옥주보다 집에 먼저 들어간다. 그리고 옥주가 집에서 나올 때 역시 카메라는 옥주보다 먼저 집을 나선다. 그 속에서 집이라는 공간, 할아버지의 집은 어떤 의미를 지닌다. 집이 꾸는 꿈이라는... 집이 말하고 있는 듯하다. 무생물의 집이 영화에서는 살아있다. 대략 이런 코멘트라는 기억이 난다. ㅎㅎ 아마 모두에게 어릴 적 할아버지집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도 바닷가 외갓집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다. 어른이 되어서 나중에 그 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아이 적에는 그토록 커보였던 집이 너무 작아보여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집 마당도 그대로고, 우물도 그대로고, 집 앞에 있는 저수지도 그대로였다. 변한 건 나와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대한 애틋한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영화이다. 설마 그러한 기억이 없더라도 그 기억을 다시 만들어 줄 영화라고 생각이 된다.
2장 소수의 사랑에서 <윤희에게> 는 내가 너무 좋아해서 시나리오북도 산 영화이다. 옆에 두고 펼쳐보고 싶어서 말이다. 홋카이도... 엄마의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소녀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냥 난 줄거리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그 설원이 좋았고, 잔잔히 펼쳐지는 아름다움이 마음에 들었다. 그냥 사는 이야기다. 우리 이야기다.
3장 고독한 위안에서의 <당신의 부탁> , <수성못>, <죽여주는 여자> 등... 다 재밌게 본 영화들이다. 특히 죽여주는 여자에서는 윤여정 배우의 재발견이라고 할까? 젊은 남성, 아름다운 여성만 주연을 하란 법은 없다. 윤여정 배우는 이 영화에서 정말 스크린을 꽉 채웠으니 말이다.
4장 꿈과 인생에서 <꿈의 제인>, <메기>, <찬살이는 복도 많지> 5장 낮고 깊은 울림에서 <길위에서> 6장 여성, 쉼표가 바꾼 시간들에서 <화차>, <죄많은 소녀>, <미쓰백>, <82년생 김지영>... 그동안 아..나도 꽤 봤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에서 언급됐으나 내가 보지 않은 영화들은 나중에 시간을 잡고 볼 것이다. 그리고 이런 다양성 영화들... 여성을 더 이상 상대평가하지않고, 동등하게 대해주고 잔잔한 일상에 돌을 던져 깨달음을 주는 다양성 영화들을 앞으로 더, 자주 만나고싶은 바램이다. 이런 영화들이 널리 널리 알려져서 대작이나 화려한 액션이 영화적 미장센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뻔해 보이는 일상도 이렇듯 한번 비틀면 볼만한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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