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여 오라 - 제9회 제주 4·3평화문학상 수상작
이성아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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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세르비아군에게 내려진 명령은,

"스레브레니차 거주민들에게 생존의 희망도 느낄 수 없도록 불안한 상황을 제공할 것!" 이었다.

1984년 제주도의 토벌군에게 내려진 명령은,

"모조리 다 쓸어버려라" 였다.

82 페이지

다른 듯 닮아있는 세르비아와 제주도의 상황, 그들은 전쟁으로인해 죽은 것이 아니었다. 종교적 정체성, 근거없는 종교적 정체성, 빨갱이라는 정체성, 아무근거없는 공산당이라는 정체성... 그것을 빌미로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학살했다. 어린아이, 노인 등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학살... 사람이 아니다. 어느 종교도, 어느 이념도 학살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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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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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처럼 이렇게 이야기를 수집해보고 싶네요. 나름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믿거나 말거나한 백과사전?이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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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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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 김난주 옮김 | 소담출판사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경쾌하다. 절망마저도 왠지 그녀가 쓰면 어떤 가벼운 풍경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창가에서 달랑 달랑 바람을 맞으며 청아한 소리가 울리는 풍경같은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과연 내가 향유하지 못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웨하스 의자란 화자에게 행복을 상징한다. 의자지만 앉을 수 없는 행복, 작품 속에서 유부남을 애인으로 둔 화자의 심경인가? 아니면 아버지, 어머니, 줄리앙이 없는 화자의 세계인가?

아침마다 일어나서 그날 먹을 빵을 사러간다. 애인이 집으로 오는 날은 신경을 써서 먹지만 그 외의 날들은 안먹어도 상관없다. 하루종일 누워서 샤워만 하루 한번하고 절망을 받아들이는 사람처럼,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애인과의 이별을 결심한 후) 그렇게 살아가기도한다.

화자는 말한다. 자신이 각설탕같다고...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없으면 약간 섭섭하니까 커피 잔 한구석을 조용히 지키고 있는 각설탕... 애인과 서로 사랑하지만 그를 가질 수는 없다. 그가 집에 오기를 기다리고, 그가 오면 조용히 맞을 뿐이다. 다음 휴가지는 어디로 갈지 계획하면서 말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그녀가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그 껍질을 깨고 나오길 바랬다. 하지만 결국 그 껍질을 깨자마자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절망같은 죽음이었다. 그녀는 다시 껍질 속으로 들어갔다. 애인 속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모두 그 애인에게 달린 일인것같다. 그녀를 죽이느냐, 아니면 살리느냐 말이다.

그래, 이런 사람도 있다. 있을 수 있다. 홀로서기를 못 배운 사람들, 엄마 자궁 밖에 나오기를 무서워하는 사람들... 하지만 과연 그것이 다 일까? 무언가 알게 모르게 세상이 덧입혀진 공식들로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에게 세상은 살아내야하는 무엇이다. 그냥 조용하게, 아무것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말이다. 이 소설 속 웨하스 의자처럼... 보기는 해도 앉을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의 삶이 어찌보면 웨하스 의자를 닮아있다. SNS로 화려하게 사는 사람들, 자신의 여행, 집, 선물 등을 올리며 주변이들의 공감을 원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 의자가 진정 의자로서 기능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본인만은 알겠지만 말이다.

나의 웨하스 의자를 생각해본다. 겉은 그럴싸하지만 물에 닿는 순간 와르르 녹아내리는 그런 존재같은 것... 아무리 단단한 웨하스라도 물에 닿으면 녹는 과자일 뿐이다. 이룰 수 없는, 가질 수 없는 사랑을 시작한 화자처럼, 처음부터 웨하스로 의자를 만들 생각을 한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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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대인의 단단 육아 - 자립적인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말
에이나트 나단 지음, 이경아 옮김 / 윌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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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대인의 단단 육아

자립적인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말

에이나트 나단 지음 | 이경아 옮김 | 윌북

요즘 내가 즐겨보는 텔레비젼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있다. 바로 오은영 박사의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프로그램이다. 지금은 그것과 더불어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인들 상담도 해주는데 그 마음을 열고 치료를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일이 되감을 느낀다. 특히 현대사회는 고독의 사회다. 예전처럼 부락을 이루고 숟가락 개수, 젓가락 개수 모두가 다 알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아니고, 숨으려면 얼마든지 숨을 수 있는 사회, 혼자있을 수 있는 사회, 작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다면 권태도 없는 사회가 되었다. 이런 사회일수록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예전에는 그 상담을 학교 선생님이, 친구가, 부모가 들어주었다면 현재는 들어줄 사람이 없다. 이제 사람들은 마음을 닫고 자신의 고민을 스마트폰 너머의 익명의 누군가에게 털어 놓는다.

그래서인지 난 아이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되고 싶다. 아이가 말못할 고민들을 엄마에게만은 털어놓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되고싶다. 하지만 그런 아이에게 최후의 기지같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그냥 있어서는 안된다. 알아야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준비해야함을 느낀다.

이 책 <요즘 유대인의 단단 육아>에서는 부모의 말에 대해 가르친다.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부터 아이와 이야기하는 법, 엄마와 아빠가 싸울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인간관계라는 지뢰밭에서 어떻게 살아남는 아이로 키울지, 괴롭힘을 절대 참아서는 안된다고 가르치는 법, 아이의 마음을 얻는 법까지 저자가 각종 육아 상담을 하면서 키워온 내성들로 가득한 노하우들이다.

그리고 세상에 좋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빨간 두건을 삼킨 늑대같은 사람도 있으니 그런 사람을 대할때는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늑대를 알아보고, 물리치고, 다른 사람들에게 늑대에 대해 경고하는 것... 내 아이를 용감한 아이로 키우는 것에 대해서 조근조근 알려준다.

사람들은 말한다. 요즘 세상은 아이를 키우기엔 너무 무섭다고 말이다. 각종 온라인에서 수도 없이 쏟아지는 무분별한 성인콘텐츠, 폭력적인 영상, 더 폭력적인 뉴스들까지 넘친다. 정말 아이를 위한 나라는 없는 듯하다. 각종 학대 사건이 끝없이 보도되는 것들을 보면 사는 것이 살얼음같다. 특히 아이에 대한 범죄가 보도 될때면 심장이 덜덜 떨리고, 분노가 치민다.

한 아이는 부모가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한 마을이, 온 나라가 키워야한다는 말에 동감한다. 그리고 내 아이를 잘 키우면 수많은 아이를 구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더 단단한 육아를 위해 힘쓰는 모든 어머니들, 아버지들, 혹은 조부모님들... 모두가 위대하다. 위대한 일을 하는 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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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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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장편소설 | 이연승 옮김 | 블루홀6

기만의 연속인 소설이었다. 기만이란 사전적 단어는 남을 속여 넘긴다는 뜻이다. 이 소설에서 속는 자와 속이는 자는 누구인가? 소설을 다 읽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한 남자의 분노와 억울함만 남을 뿐이다.

이 책에서 주요 등장인물로 나오는 니레 하루시게는 사와코란 여인의 남편이자 니레 집안의 데릴 사위다. 니레 집안은 명문가로 니레 이이치로, 즉 니레 가분의 선대 당주의 휘하에 있다. 그는 권력과 재력을 쥐고 있었으며 그의 밑의 사람들을 철저히 자기사람으로 심으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런 이이치로가 골프를 치던 중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죽게 되고 곧 젊은 하루시게가 새로운 당주로 부상한다. 하지만 이이치로가 죽은 지 35일째 되는 재를 치르는 날 독이 든 커피를 마시고 하루시게의 부인 사와코가 죽게 된다. 그에 앞서서 독이 든 초콜릿을 먹은 어린 니레 요시오, 즉 죽은 이쿠오(니레집안의 장남)의 아들이자 사와코 부부의 양자도 죽게 된다.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는 바로 뜻하지 않게 니레 하루시게다. 아내와 아들을 죽은 피도 눈물도 없는 하루시게, 결정적 증거인 독이 든 초콜릿 은박이 그의 자켓 주머니에서 나오고, 그에게는 불륜의 증거까지 나오게 된다.

과연 이 상황에서 하루시게의 선택은 무엇일까? 범인이 아님을 증명할 수도 없고, 범인을 찾을 방도도 없다. 이대로 자신의 죄가 아니라고 부인을 하면 아마 아내와 아들을 죽인 파렴치한으로 낙인 찍혀 사형을 받을 지도 모른다.

하루시게는 고민에 고민을 한다. 그가 유일하게 믿는 친구이자 변호사 기시가미 요시유키와 상의하여 우선 사형을 면하고자한다. 사형만 면하고 형이 확정되면 그 후에는 재심을 청구하고자 하는데....

과연 하루시게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그와 도코의 서신 교환에서 독자는 이 사건의 숨겨진 이면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법의 취약성, 법이란 어떤 것인가도 나름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이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때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윤씨가 있다. 그는 그때 경찰들의 강압적인 수사로 인해 자신이 한 일이라고 자백을 했다고한다. 어쩔 수 없이 그 당시 자백을 해야했던 그의 심정, 그 결과 그는 구속되어 실형을 살게 됐지만 자백 덕분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사형은 면했다. 형을 다 살고 나온 후 진범이 그때 사건을 고백함으로 재심이 청구되어 무죄를 받게 된 사건... 윤모씨는 말한다. 자신에게는 범인이 고맙다고 말이다. 그가 자신이 한 죄를 자백하지 않았다면 그는 평생 오욕의 시간을 죽을 때까지 살아야했을 것이다.

기만이란 무엇일까? 사형을 면하기 위해 스스로 하지 않는 일을 고백했다면 법 자체를 기만하는 것인데, 그 기만이 없었다면 과연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이 됐을까? 악어의 눈물이 떠오른다. 언젠가는 진실이 드러나도 이미 드러난 진실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한 심판을 내려야되지않을까? 얼마전 정인의 사건도 피해자가 무기징역에서 감형을 받았다. 과연 감형이란 것이 옳은 것일까? 과연 누가 누구를 기만하는 것일까? 법이 피해자를? 아니면 피해자가 법을?

우리는 모두 기만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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