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초상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31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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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아가씨에게도 결혼을 축하해 주지 않아요. 어떻든 결혼이 무시무시한 강철 덫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617 페이지

오옷~ 생각보다 더 쎄고 더 솔직하다. 그녀는 이사벨에게서 무엇을 본 것일까... 그녀가 생각보다 날카롭게 사람을 관찰할 수 있어서 놀랐다. 팬지의 고모 제미니 백작 부인... 그녀는 이사벨에게 홀린 듯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그리고 무척 솔직하게 말이다. 어느 정도는 이사벨의 칭찬도 같이... 전혀 거슬리지않도록 하는 재주도 있다. 진부하지않고 독창적인 사람 그리고 매우 예쁘다고..ㅎㅎ 과연 그녀는 오즈먼드와의 결혼을 반기는 걸까...아마도 그럴것이다. 하지만 대놓고 찬성하지는 않는 것같다. 그것도 오직 이사벨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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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 지음, 김지선 옮김 / 뜨인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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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 지음 | 김지선 옮김 | 뜨인돌

학창시절 나는 긴 목록을 들고 다녔다. 그 목록은 바로 청소년이 읽어야할 세계문학 100 같은 류였다. 하나 하나 지우면서 왠지 모를, 지금식으로 말하자면 도장깨기에 재미를 들렸던 것같다. 그때 일화 중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일명 어려운 말 쓰기이다. 중학생때 난 니힐리스트라는 말을 알고 그것을 무척 써먹고 싶었다. 바로 허무주의자란 뜻... 학교에서 무슨 발표할 일이 있어서 그 단어를 써가면서 발표를 했는데, 사실 막상 하고나서 선생님의 지적을 듣고 정말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었다. 책을 읽는 것은 지식을 자랑하기위함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성숙해지기 위해서라는 말... 자랑하는 책읽기는 허세라는 것...

찬란했던, 하지만 어느 정도는 암울했던 중학교 시절을 보내고 나의 책목록은 좀 달라졌다. 중고등학생이 읽어야할 책 목록을 벗어나서 이제는 죽기 전에 꼭 읽어야할 소설 100이나 꼭 봐야할 영화 100선 이런 것들에 몰두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소설이나 그런 영화가 꼭 있나 싶지만 왜 그때에는 꼭이란 단어에... 목숨을 걸었나 싶다.

좋아하고 즐겨듣는 팟캐스트에 손희정 평론가가 나와서 자신의 책 <당신이 그린 우주를 보았다>를 설명하면서 남성 위주의 영화들 속에 폭력적으로 당하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지 토로했다. 그때까지 난 한번도 그런 생각을 안하고 히히거리고 보았던 지라 어느 정도는 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손희정 평론가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얼마나 여성들을 보는 시선이 폭력적인지 대해서 이야기할때는 아... 내가 몰랐던,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알리는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저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떠나서 내가 보고, 우리가 보는 모든 것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의식수준을 결정한다면...)

책또한 이와 마찬가지이다. 일례로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는 상당히 베스트셀러고 수많은 애독자층이 있는 고전이다. 하지만 그 소설에는 남근주의, 남성중심의 폭력적인 세계관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거칠고 당연한 듯이 인정되는 것들 속에 우리는 의심도 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심지어 고전이라는 명목으로, 아니면 베스트셀러라는 명목, 혹은 유명인 누구의 인생의 책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헤세는 말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바로 삶을 단단히 부여잡는 일이라고 말이다. 책으로 향할때는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의 마음으로 다가가야한다고, 그 의지, 뜨거운 삶에의 의지로 책을 대해야한다고 말이다. 그러기에 책 목록, 무슨 무슨 꼭 읽어야할 책은 없는 것이다. 다독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독서의 질이라고 말하는 헤세... 그리고 우리는 독서에 무언가를 기대해야한다고 말한다. 그 기대함을 얻고자 힘을 다해 의식적으로 읽어야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힘을 기울여서 책을 읽으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삶에 몰두할 수 있는 힘을 책을 통해 얻는 것이다.

헤세의 말들을 통해서 스스로의 독서생활을 반성해본다. 그동안 읽었던 많은 책들이 과연 얼마나 내 속에 남았을지..아..모르겠다. 잊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가... 그동안 재독은 못했는데, 한번 재독할 책 목록을 뽑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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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열린책들 세계문학 243
앙드레 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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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앙드레 지드 장편소설 |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알라사는 왜 육체의 일과 정신의 일을 그토록 구분지었을까 이다. 그리고 육체적 욕망과 그 실현을 끊임없이 부끄러워했던 것... 과연 그것이 그녀를 구원으로 이끌었을까... 그녀는 아마 스스로를 고통 속으로 밀어넣어서 속죄하려고 했던 것 아니었을까... 일부러 자신을 희생한다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를 절대 희생물로 삼은 것이 아니다. 그녀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자한 제롬을 희생한 것일뿐...... .

알리사가 제롬에게 인간은 행복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의 행복은 추구할 만하지만 그것이 목적 그 자체가 되면 안된다는... 더 강한 더 밀접한 무엇이 있어야한다. 알리사에게 그것은 신과의 합일이었다. 그녀가 신의 뜻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는 지는 잘 모르겠다. 기도로 무슨 응답을 받았는지, 아니면 성경 속에서 어떤 예시를 받았는지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알리사는 제롬의 사랑을 무척 경계했던 것이다. 사실 처음 제롬이 순수했을 때 알리사는 그를 기쁘게 맞았다. 그리고 그가 자신으로 인해 신을 영접하기를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제롬이 열중하는 상대는 알리사 자신, 그녀가 되어갔다. 알리사를 위해 제롬은 모든 것을 한다. 공부도 심지어 좋은 일이라 일컬어 지는 자선 행위마저도... 그의 행위 뒤엔 알리사가 있다.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하고픈 마음... 그 마음을 욕할 것은 아니지만 알리사는 그 자체가 고통스럽다. 그녀 자신이 새로운 우상으로 둔갑되는 현실이 그녀로 하여금 끊임없이 제롬을 밀어내게 만드는 것이다.

갑자기 이런 말이 생각난다. 결혼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면 안된다는 것... ㅎㅎ 약간은 우습기도 하고 코믹한 말이지만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망하는 것이 생활이라는 것... 그 예시가 아닐까... 어쩌면 알라사는 스스로의 부족한 모습을 제롬에게 들키기 싫었던 것은 아닐까? 알리사는 어쩌면 제롬이 생각한 것만큼이나 그렇게 대단하고도 영적인? 그러한 여성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알리사에게 끊임없이 거부당하는 제롬... 약혼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하고, 심지어 알리사는 여동생이 제롬을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를 위해 제롬을 양보?할 생각도 하는 것이다. 과연 스스로를 버리고 희생하는 것만이 구원의 길일까? 육체의 길과 영혼을 위한 길은 얼마나 다른 모습일까? 알리사는 오히려 스스의 생각의 벽에 갇힌 것이 아니었을까... 바로 어린시절 자신의 엄마의 불륜으로 인해 가출... 그 죄의 속죄를 그녀 자신이 남모르게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 스스로 불행해지길 원치 않았던 가장 사랑하는 사람, 즉 제롬의 희생이 있었다면... 그녀의 좁은 길은 과연 옳은 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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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30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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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상

헨리 제임스 장편소설 |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여성과 경제적 여유, 그리고 결혼의 상관관계는 꽤 오랫동안 이어져온 이야기들이다. 지금은 홀로 성공한 여성들도 많고 직업적으로 골드 미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여성들 또한 많지만 이또한 일부일 뿐인 것이다. 예전에는 더 심했을 것이다. 돈을 위해 원치않는 결혼을 해야했고, 집안을 위해 입을 하나라도 덜기위해서 떠나야했던 여성들... 만일 여성에게 경제적 자유가 주어진다면 또한 결혼이란 선택일 확률로 누구도 거기에 강요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리고 만일 당신에게 거액의 자산이 주어진다면 지금 옆에 있는 배우자를 그때에도 선택할 것인가? ㅎㅎ

책에서 나오는 이사벨의 선택이 흥미롭다. 앞으로 그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나갈지 말이다. 이 작품은 튜터 왕조시대 지어진 유서깊은 대저택 가든 코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이 저택의 주인은 애니얼 터치트, 터치트 부인, 아들 랠프 터치트다. 그리고 여기 이 곳에 이사벨이라는 통통 튀고 자유롭고 유쾌한 아가씨가 들어오게 된다. 그녀에대해 작은 흥미를 보이던 터치트 부인은 오히려 이사벨이 오자마자 신경도 안쓴다. 이는 분명 그녀의 유별나고도 독특한 성격때문일진대... 한마디로 왠지 연구대상감이다. ㅎㅎ (사실 나는 이사벨보다도 터치트 부인이 더욱 흥미로운 캐릭터라고 생각이 되었다.) 심지어 아들 랠프 마저도 엄마와의 관계보다는 아빠와의 관계에서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는 편이라 이 집안 좀... 그렇다. 그리고 터치트 부부는 (요즘도 아마 이렇게 하는 부부도 드문 듯한데) 각자 별거하면서 일년에 한달간 만난다니... 내생각에 이렇게 살면 그 누구와 살아도 불화가 없지않을까 싶다. 이혼률이 상당히 줄어들지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별거기간 새로운 대상을 만나 뜨거운 사랑에 휩싸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뭐....헤어짐도 쿨해지지않을까... 요즘 가끔 뉴스를 장식하는 이별 후 보복하는 스토킹 범죄같은 끔찍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같다.

이사벨은 친구 헨리에타와의 대화를 통해 남녀간의 사정이나 미국과 영국의 특징들을 이해하고, 대화를 해나감으로 그녀 자신을 다시 볼 수 있는 듯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사벨이 친구의 말은 그다지 귀 기울려 듣지 않는 것같은 것은 예감이 든다. 이는 단순한 ... 내 느낌만일까...

그녀는 꽤 괜찮아보이는 남자 두명의 청혼을 단박에 거절한다. 워버턴경의 청혼을 거절하고 그 이유를 말해달라는 그에게 다소 얼토당토않는 말을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자유로움... 결혼이 그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 과연 그렇다면 그녀는 무엇을 하고자하는 것일까?

이모부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상속 받은 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길버트 오스먼드... 과연 이사벨은 그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아... 그냥 별로인 것같은데...왠지 불안한 이 느낌은 뭘까... 하권으로 넘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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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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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질투심은 위험하지 않습니다. 생쥐 한 마리도 해치지 못하니까요. 나는 사람들을 해칠 생각이 없고, 다만 그들처럼 되기를 바라는 겁니다.

524 페이지

길버트 오즈먼드의 이 말... 좀 위험한걸... 그들처럼 되기를 바란다니... 돈이 많은 것은 그의 말처럼 행복일 수있다. 하지만 누구나 오즈먼드처럼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는 과연 투명한 사람인가? 아니면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사람인가? 내 생각엔 워버턴경은 무척이나 투명하고 젠틀한 사람임에 분명하다는 인상이 강한데 오즈먼드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사벨이 왜 자꾸 그에게.... 음... 그에게 무슨 매력?이 있는 걸까...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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