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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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 김유정 옮김 | 시월이일

이곳의 룰은 다르다. 소설 [붉은 여왕]은 희대의 사건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권력과 돈 그리고 명예와 지위의 두려움과 허망함에 대해 알려준다. 오래전에 한 영화를 본 적있는데 희대의 갑부에 대한 사건을 다룬 이야기였다. 그 갑부의 아들이 납치되었지만 그 아버지는 합의금을 내는 것에 주저한다. 한마디로 돈이 아까운 것이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을 두고 제작된 것이고 나중에 결말은 무척 비극적이었다. 납치 사건에서 살아돌아온 아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마약 중독자로 생을 마감하게 되고 만다.

소설 [붉은 여왕]은 어느 스페인 상류층의 부촌 라핀카에서 시작한다. 거기에서 유럽 최대 은행의 총장 아들이 납치되어 사라지고 얼마 뒤 경동맥에서 피를 모조리 빼낸... 일명 껍데기 상태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가족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한다. 피는 아주 천천히 빠졌고 그 피들은 와인잔에 진득하게 담겨있었다. 너무 기괴하고 무서운 일이라고 여기는 것도 잠시... 이어서 또다른 사건이 발생한다. 이번에는 패션 브랜드 상속녀가 사라지는 사건이다. 그리고 곧 이어 납치범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게 되는데... 과연 그는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일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모든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과연 누가 지녔을까... 존 구티에레스는 부패경찰이란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정직 처분을 받는다. 그는 어느 포주에게 시달리는 아이를 구해주고자 스스로 마약을 숨겼는데, 그것이 이내 발각되어 혐의를 뒤집어 쓰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멘토르라는 남자가 접근하여 3년간 두문불출하고 있는 안토니오 스콧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길 요구한다. 안토니오 스콧.... 모든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 그녀는 자신의 잘못으로 남편이 죽은 사건을 두고 죄책감에 몹시 시달리고 있다. 단 3분간 ... 자살을 생각하는 행위가 그녀에게 온전한 정신을 주는 유일한 시간이다. 과연 존은 안토니오 스콧을 세상 밖으로 소환하여 붉은 여왕 프로젝트를 가동할 수 있을까...

육체는 무너지는 감옥이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권력과 부 모두를 가진 그 추악함의 민낯을 본 것만 같아 아찔하다. 범인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었다. 그는 자본의 성, 스스로 얻은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그것을 보고자 했다. 과연 그들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죄없는 자식들의 죽음을 언제까지 간과할 것인가....

소설 [붉은 여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범인이 언급한 최고의 악당 미스터 화이트.... 그에 대해 너무나 궁금하다. 다음 소설... <검은 늑대> , < 화이트 킹> .... 과연 이 미스터리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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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반쪽
브릿 베넷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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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반쪽

브릿 베넷 장편소설 |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얼마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탄소년단을 초대한 사실이 큰 화제가 되었다. 한국인으로 세계를 대표해서 국빈의 자격으로 초청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메세지는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라는 메세지여서 더욱 더 주목이 된다. 최근 계속해서 미국은 총기사고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얼마전에 초등학교 총기 난사부터 병원에 이르기까지... 가까운 마트에서 총기를 버젓이 사고 파는 미국에서 잦은 사고는 예견되어 있음에도 총기 규제를 안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그리고 더군다가 이런 총기 사고가 나면 오히려 총기에 관련된 매출은 더 늘어난다고한다. 하지만 총을 맞아 죽는 것은 총을 갖고 있어서 대비할 때가 아니다. 모두 다 무방비 상태일때... 아이들처럼 아무런 방어 수단이 없을 때... 소수자, 약자들이 언제나 타겟이다. 범죄자들이 군대를 상대로 총을 겨누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왜 이런 혐오범죄, 인종범죄는 계속해서 되풀이 되는 것일까... 그 차별의 고리를 어디에서 끊어낼 수 있을까... 소설 <사라진 반쪽>에서는 그 차별을 못 견디어서 자신의 정체성을 거짓으로 바꾸고 사는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다. 때는 1848년 엘폰스 드퀴어가 물라토와의 결혼을 계기로 그 마을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갈수록 피부색이 옅여졌다. 그들... 즉 미국 남부 작은 마을 맬러드에 사는 사람들의 기대는 단 한가지이다. 다음 대에서 나는 아이들은 전세대보다 더 하얀 피부를 가지는 것... 여기에 나오는 소설 속 주인공 두 자매가 있다. 한 명은 데지레, 또 다른 한 명은 스텔라... 분명 집 안 사정이 좋았더라면 스텔라는 다른 선택을 했으리라... 그녀는 데지레처럼 맬러드를 지겨워하지도 않았고 떠나고 싶어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결국 맬러드를 떠나는 두 사람... 데지레는 멜러드 밖에서 피부색이 검은 남성과 결혼하여 블루블랙 피부의 딸 주드를 얻게 된다. 그리고 떠난 지 14년 만에 맬러드로 돌아오게 된다. 그토록 맬러드를 벗어나고자 했던 데지레지만 결국 돌아오고... 그녀의 딸 주드는 유독 검은 피부색으로 인해 마을에서, 학교에서 차별과 폭력을 당하게 된다. 엄마 데지레는 피부색이 너무 하얗다는 명분으로 집 안에서 남편에게 가정 폭력을 당하고 말이다.

스텔라는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마을을 떠나 패싱한 후 백인으로의 삶을 선택해 살아간다. 부유한 남편을 만나 철저히 핏줄을 속이고 산다. 하얀 피부에 눈부신 금발 머리... 그녀는 그 자체로 보면 완벽한 백인이었다. 하지만 딸 케네디가 엄마의 거짓된 삶을 알게 되고 방황하게 된다. 반면 주드는 피부색의 한계를 극복하고 꿈을 향해 달려간다.

아.... 스텔라가 과거 아버지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났더라면... 그녀의 피부색이 과연 거짓된 삶과 바꿀 만큼 치욕적인 것이라고 여겼을까... 그리고 왜... 피부색을 이유로, 유색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정당화하며 받아야하는 것일까... 맬러드 사람들도, 피부가 하얗다는 이유로 부인을 폭행하는 데지레의 남편도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것을 아는가... 세상에 온전히 한 핏줄은 없다는 것 말이다. 최근 어느 백인 우월주의자가 자신은 100프로 핏줄이 순혈이라면서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의 조상은 아프리카인이었다.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세계가 하나라는 데... 사실 바이러스도 국경을 무시하고 오는데... 인간은 언제 끊어질 줄 모르는 가느다란 실을 자신의 주위에 둘러치고 못 오게 막는 꼴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짓된 삶은 바로 거짓된 나이다. 거짓을 담보로 한 삶을 결코 행복할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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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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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페너 장편소설 |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누구나 한번쯤 꿈꿔왔을 이야기를 이 소설은 들려준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잔인하다. 왜냐하면 복수의 이야기였으니까... 그리고 복수는 결코 끝이 좋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난 한번쯤은 꿈꿔온 듯하다. 통쾌한 복수, 악인을 짓밟음으로 얻는 치명적인 중독성 상쾌함... 악인은 심판받아야한다. 그리고 그 심판은 아마 용기있는 누군가가 해내리라... 그렇다면 과연 넬라라는 여성은 누구일까... 그녀는 용기있는 히어로 였을까? 넬라는 과거 프레데릭이라는 남성에게 상처를 받았다. 그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의 소중한 아이마저 잃고만다. 아마 나라도 복수로 일생을 보냈을 것같다. 자신은 몰라도 아이까지 건드리는 것은 살아도 죽어있는 것과 마찬가지 일테니까.. 넬라는 그 상처를 동력삼아서 다른 이의 복수를 돕는다. 바로 독약을 만들어서 말이다. 넬라에게 찾아오는 의뢰인들.... 하지만 왜 넬라는 스스로 불행할까... 통쾌한 복수를 대신 해주고 있었음에도 그녀에게는 뭔가 불운이 잠자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어린 하녀였던 엘리자의 의뢰로부터 왔을 것이다.

소설은 18세기 넬라의 비밀 약방과 캐롤라인이 있는 런던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캐롤라인은 넬라의 비밀 약방의 존재를 우연히 알게되는 인물로 넬라라는 여성을 이해하고 그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그녀 역시 남편에 의해 상처받았음으로... 10주년 결혼기념 여행으로 런던을 기대하며 설레하고, 임신에의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던 캐롤라인은 어느날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다. 홀로 런던으로 떠나는 캐롤라인... 그곳에서 템즈 강 진흙 뒤지기 이벤트를 통해 작은 곰이 그려진 하늘색 약병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로서 18세기 넬라의 마지막 의뢰가 캐롤라인을 통해 살아나게 된다.

그 시절 어린 하녀 엘리자는 한 쪽지를 넬라에게 건네준다. 쪽지에는 [2월 4일 새벽, 주인마님의 남편, 아침식사] 라고 적혀있다. 약을 제조하면서도 마음이 불안한 넬라... 넬라는 치명적인 경련을 유발하는 마전자 씨앗을 달걀 안에 넣었다. 과연 이 약물의 효과는... 아..아마도 백퍼센트겠지...

비밀 약방의 약제사 넬라의 이야기와 현재 런던의 캐롤라인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이 소설은 흥미로웠다. 다만 마지막 엘리자로 인해 상처받은 넬라가 너무 안쓰러웠다. 엘리자도 안쓰럽고 말이다. 왜 복수는 복수로 완벽하게 끝나지 못할까... 그건 아마 복수가 상대보다 나와 연관되어있을때 그런 것같다. 상대에게 복수를 분명 했는데도 그것이 스스로의 비극으로 이어지는 것... 예를 들어 지긋지긋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부부에게 아이가 있고, 그 부부생활이 한쪽의 일방적인 배신으로 파탄이 난다면... 과연 여기에 복수의 프레임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 누가 복수를 하던지 상처가 남는다. 그리고 만일 그들에게 아이가 있다면 더더욱 말이다.

복수란 내가 개입할 여지가 없을때 비로소 완전한 것이 아닐까... 그것이 이뤄지든 이뤄지지않든 나와 아무 상관이 없을때 말이다. 스스로가 개입된 복수는 어찌됐든지 뇌관이 있다. 그 뇌관의 끝은 항상 자기자신을 향해있다. 넬라가 그토록 복수를 통해 이루고자한 상처의 치유는 결국 스스로의 상처를 더 크게 만들어 벌린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상처 받을 일도 상처 줄 일도 없었으면 좋겠지만.... 삶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결국 이렇게 저렇게 살아가는 것이니 말이다. 어벤져스라도 소환해야할까...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나 영웅을 기대하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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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 니체와 함께하는 철학 산책
장석주 지음 / 문학세계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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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장석주 지음 | 문학세계사

니체... 그 단어를 들으면 나는 두 가지가 생각난다. 하나는 바로 '신은 죽었다'는 유명한 말이고, 다른 하나는 <토리노의 말>이라는 영화이다. <토리노의 말>은 니체의 일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니체는 1889년 토리노에서 마부에게 매를 맞는 말을 본다. 그 말은 갑자기 움직일 생각은 안한다. 그래서인지 마부는 광란의 채찍을 휘두르고 그 장면을 니체가 보게된다. 니체는 말을 껴앉으며 울었고, 그 후 그는 '어머니, 저는 바보였어요.'라는 말을 남긴채 10년간은 식물인간 상태로 보내다가 죽음을 맞는다. 과연 니체의 그 말은 무엇이었을까... 영화를 보면 더 암울하다. 거기도 어떤 말이 나온다. 갑자기 그 말은 죽기로 결심한 듯 먹지 않는다. 심지어 물도 마시지않는다. 더군다가 우물도 말랐다. 6일간 자고, 먹고, 입고 하는 장면이 반복해서 나온다. 하지만 일상은 점점 이상하게 안좋은 방향으로 흐른다.

니체의 신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어쩌면 그는 정말로 신을 바랬지만 그 신은 인간을 너무 과소 평가한 듯싶다. 인간은 스스로를 무너뜨릴 핵무기를 지니고 희희낙락하는 유일한 종이다. 어느 종도 스스로를 멸망시킬 무기를 그 손으로 개발하지는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알수 있는 것은 인류는 더 이상 긍정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언제든 미치광이 누군가에 의해 핵이 쏘아질수 있고 멸망할 수 있다는 것... 인간은 유일하게 스스로만을 생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니체의 철학을 생각해보면 그는 모든 것은 하나라는 생각을 지닌 철학자같다. 지구라는 모든 것... 살아 숨을 쉬는 것...인간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가치있고 한 몸뚱이이다. 죽는 것은 누구에게나 한번이고 고통은 누구에게나 아프다. 인간의 자식이든 동물의 자식이든 자식에 대한 애틋함은 모두 같다. 얼마전 어미 고래가 이미 죽어서 부패한 새끼 고래의 사체를 등에 계속 지고 떠도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반달곰도 자기 새끼 쓸개에서 즙을 채취하던 인간들에 분노해서 철망을 뚫고 탈출하기도 하고 말이다. 왜 인간만이 옳은가? 왜 인간만이 이 지구의 주인인가? 누가 인간에게 지구를 파괴할 권한을 주었는가.... 신은 죽은 것이 맞다. 바로 인간이 신을 살해한 것이다.

니체는 끊임없는 윤회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다. 불교에서 윤회는 억압으로 끊어야할 그 무엇이지만 니체는 윤회를 원형의 회기로 여긴다. 그리고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이 죽는 예시를 들어 인간이 낡은 사고를 벗어나서 항상 새롭게 생각하고 다시 태어나야함을 강조하기도 한다.

니체의 철학은 한마디로 말하면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스스로를 거부하고 낡은 틀을 깨부수고 날마다 쇄신하는 삶... 눈을 뜨는 순간 어제의 반복이 아니라 매순간 새로운 삶을 살아야하는 것... 다시 태어나서 동심의 원을 돌아야하는 것이다.

오늘날 이 시대에 왜 니체가 주목받고, 그의 철학을 다시 되새겨야하는지 알것같다. 그러지않고서는 이 우울의 시대, 신까지 죽어버린 시대를 살아낼 자신이 없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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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31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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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하

헨리 제임스 장편소설 |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1권에 이은 2권은 다소 내겐 충격적이었다. 왜 그렇게 독립적인 삶을 꿈꾸던 이사벨이 그런 선택을 했을까..부터 그러한 의문을 품고 그녀의 스스로 한 선택의 결과를 감내해야하는 고통스런 모습까지 봐야했으니까 말이다.

부유하지도 않고 사업가도 아니었던 오즈먼드... 그녀는 아마 그의 이런 모습에 마음이 갔을 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청혼했던 워버턴경과 굿우즈... 한 사람은 영국 귀족사회의 제도화된 관습에 물들어있다고 생각했고, 한 사람은 방직공장을 가진 사업가로 그녀를 자유로움에서 어느 정도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여겼음으로 말이다. 하지만 오즈먼드에게는 그녀를 구속할 그 무엇도 없었다. 심지어 그는 딸 아이를 홀로 키우는 아이의 아버지였고 말이다. 이사벨이 느끼기에 오즈먼드는 자신과 동등한 어쩌면 그녀가 더 그를 이끌 수 있으리라고 여겼을 지 모르겠다. 아마 이 모든 배후에는 마담 멀이 있었겠지만 말이다.

이사벨이 꿈꾸었던 삶은 명확하다. 여성으로서의 굳센 지위를 가지고 가진 자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 하지만 누구보다 그러한 삶을 원했던 그녀 스스로가 한 선택의 남편감인 오즈먼드는 최악의 남자였다. 이사벨은 주위의 모든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이모 터치트 부인의 이야기도 듣지않았고, 유산을 나눠준 사촌 오빠였던 랠프의 걱정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지어 오즈먼드의 누이동생 마저 결혼을 축복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 유일하게 그 결혼을 간절하게 원했던 이는 바로 돈이 절실했던 오즈먼드였다.

아프리카에는 이런 만담이 전해져온다고 한다. 어느 옥수수밭에 신부들이 줄 서있다. 그리고 모두들 옥수수밭으로 들어가서 옥수수를 따온다. 시간제한은 있다. 옥수수의 상태에 따라서 신랑감이 결정된다. 가장 멋지고 실한 옥수수를 따온 여성이 듬직한 남편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모두들 깊이 들어간다. 좀 더 가면, 이것 아니고 저기에 분명 더 좋고 실한 옥수수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곧 시간이 다가오고 마음이 급해져 이도 저도 안되게 될때 가까운 옥수수대에서 아무 옥수수나 꺽어오게 된다. 고르고 고른 것이 바로 그 옥수수였던 것이다. 이사벨에게 오즈먼드가 바로 그런 옥수수같은 사람이 아니었을까... 그녀는 너무 많이 골랐던 것이다.

그토록 독립적인 여성의 삶을 꿈꾸고, 자유롭기를 원했던 이사벨... 그녀는 워버튼 경의 청혼을 거절할때 했던 약속을 지켜야했다. 결혼으로 그 약속의 다른 꿈을 꾸지 말고, 그녀 스스로가 원했던 삶을 이뤄야했다. 그랬다면 아마 더 행복했을 것이다. 오즈먼드는 결코 변할 사람은 아니다. 행여 아는가... 이사벨이 로마로 행선지를 바꾼 건 오즈먼드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의미에서 일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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