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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평점 :
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페너 장편소설 |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누구나 한번쯤 꿈꿔왔을 이야기를 이 소설은 들려준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잔인하다. 왜냐하면 복수의 이야기였으니까... 그리고 복수는 결코 끝이 좋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난 한번쯤은 꿈꿔온 듯하다. 통쾌한 복수, 악인을 짓밟음으로 얻는 치명적인 중독성 상쾌함... 악인은 심판받아야한다. 그리고 그 심판은 아마 용기있는 누군가가 해내리라... 그렇다면 과연 넬라라는 여성은 누구일까... 그녀는 용기있는 히어로 였을까? 넬라는 과거 프레데릭이라는 남성에게 상처를 받았다. 그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의 소중한 아이마저 잃고만다. 아마 나라도 복수로 일생을 보냈을 것같다. 자신은 몰라도 아이까지 건드리는 것은 살아도 죽어있는 것과 마찬가지 일테니까.. 넬라는 그 상처를 동력삼아서 다른 이의 복수를 돕는다. 바로 독약을 만들어서 말이다. 넬라에게 찾아오는 의뢰인들.... 하지만 왜 넬라는 스스로 불행할까... 통쾌한 복수를 대신 해주고 있었음에도 그녀에게는 뭔가 불운이 잠자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어린 하녀였던 엘리자의 의뢰로부터 왔을 것이다.
소설은 18세기 넬라의 비밀 약방과 캐롤라인이 있는 런던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캐롤라인은 넬라의 비밀 약방의 존재를 우연히 알게되는 인물로 넬라라는 여성을 이해하고 그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그녀 역시 남편에 의해 상처받았음으로... 10주년 결혼기념 여행으로 런던을 기대하며 설레하고, 임신에의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던 캐롤라인은 어느날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다. 홀로 런던으로 떠나는 캐롤라인... 그곳에서 템즈 강 진흙 뒤지기 이벤트를 통해 작은 곰이 그려진 하늘색 약병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로서 18세기 넬라의 마지막 의뢰가 캐롤라인을 통해 살아나게 된다.
그 시절 어린 하녀 엘리자는 한 쪽지를 넬라에게 건네준다. 쪽지에는 [2월 4일 새벽, 주인마님의 남편, 아침식사] 라고 적혀있다. 약을 제조하면서도 마음이 불안한 넬라... 넬라는 치명적인 경련을 유발하는 마전자 씨앗을 달걀 안에 넣었다. 과연 이 약물의 효과는... 아..아마도 백퍼센트겠지...
비밀 약방의 약제사 넬라의 이야기와 현재 런던의 캐롤라인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이 소설은 흥미로웠다. 다만 마지막 엘리자로 인해 상처받은 넬라가 너무 안쓰러웠다. 엘리자도 안쓰럽고 말이다. 왜 복수는 복수로 완벽하게 끝나지 못할까... 그건 아마 복수가 상대보다 나와 연관되어있을때 그런 것같다. 상대에게 복수를 분명 했는데도 그것이 스스로의 비극으로 이어지는 것... 예를 들어 지긋지긋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부부에게 아이가 있고, 그 부부생활이 한쪽의 일방적인 배신으로 파탄이 난다면... 과연 여기에 복수의 프레임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 누가 복수를 하던지 상처가 남는다. 그리고 만일 그들에게 아이가 있다면 더더욱 말이다.
복수란 내가 개입할 여지가 없을때 비로소 완전한 것이 아닐까... 그것이 이뤄지든 이뤄지지않든 나와 아무 상관이 없을때 말이다. 스스로가 개입된 복수는 어찌됐든지 뇌관이 있다. 그 뇌관의 끝은 항상 자기자신을 향해있다. 넬라가 그토록 복수를 통해 이루고자한 상처의 치유는 결국 스스로의 상처를 더 크게 만들어 벌린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상처 받을 일도 상처 줄 일도 없었으면 좋겠지만.... 삶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결국 이렇게 저렇게 살아가는 것이니 말이다. 어벤져스라도 소환해야할까...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나 영웅을 기대하는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