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반쪽
브릿 베넷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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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반쪽

브릿 베넷 장편소설 |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얼마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탄소년단을 초대한 사실이 큰 화제가 되었다. 한국인으로 세계를 대표해서 국빈의 자격으로 초청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메세지는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라는 메세지여서 더욱 더 주목이 된다. 최근 계속해서 미국은 총기사고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얼마전에 초등학교 총기 난사부터 병원에 이르기까지... 가까운 마트에서 총기를 버젓이 사고 파는 미국에서 잦은 사고는 예견되어 있음에도 총기 규제를 안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그리고 더군다가 이런 총기 사고가 나면 오히려 총기에 관련된 매출은 더 늘어난다고한다. 하지만 총을 맞아 죽는 것은 총을 갖고 있어서 대비할 때가 아니다. 모두 다 무방비 상태일때... 아이들처럼 아무런 방어 수단이 없을 때... 소수자, 약자들이 언제나 타겟이다. 범죄자들이 군대를 상대로 총을 겨누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왜 이런 혐오범죄, 인종범죄는 계속해서 되풀이 되는 것일까... 그 차별의 고리를 어디에서 끊어낼 수 있을까... 소설 <사라진 반쪽>에서는 그 차별을 못 견디어서 자신의 정체성을 거짓으로 바꾸고 사는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다. 때는 1848년 엘폰스 드퀴어가 물라토와의 결혼을 계기로 그 마을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갈수록 피부색이 옅여졌다. 그들... 즉 미국 남부 작은 마을 맬러드에 사는 사람들의 기대는 단 한가지이다. 다음 대에서 나는 아이들은 전세대보다 더 하얀 피부를 가지는 것... 여기에 나오는 소설 속 주인공 두 자매가 있다. 한 명은 데지레, 또 다른 한 명은 스텔라... 분명 집 안 사정이 좋았더라면 스텔라는 다른 선택을 했으리라... 그녀는 데지레처럼 맬러드를 지겨워하지도 않았고 떠나고 싶어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결국 맬러드를 떠나는 두 사람... 데지레는 멜러드 밖에서 피부색이 검은 남성과 결혼하여 블루블랙 피부의 딸 주드를 얻게 된다. 그리고 떠난 지 14년 만에 맬러드로 돌아오게 된다. 그토록 맬러드를 벗어나고자 했던 데지레지만 결국 돌아오고... 그녀의 딸 주드는 유독 검은 피부색으로 인해 마을에서, 학교에서 차별과 폭력을 당하게 된다. 엄마 데지레는 피부색이 너무 하얗다는 명분으로 집 안에서 남편에게 가정 폭력을 당하고 말이다.

스텔라는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마을을 떠나 패싱한 후 백인으로의 삶을 선택해 살아간다. 부유한 남편을 만나 철저히 핏줄을 속이고 산다. 하얀 피부에 눈부신 금발 머리... 그녀는 그 자체로 보면 완벽한 백인이었다. 하지만 딸 케네디가 엄마의 거짓된 삶을 알게 되고 방황하게 된다. 반면 주드는 피부색의 한계를 극복하고 꿈을 향해 달려간다.

아.... 스텔라가 과거 아버지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났더라면... 그녀의 피부색이 과연 거짓된 삶과 바꿀 만큼 치욕적인 것이라고 여겼을까... 그리고 왜... 피부색을 이유로, 유색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정당화하며 받아야하는 것일까... 맬러드 사람들도, 피부가 하얗다는 이유로 부인을 폭행하는 데지레의 남편도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것을 아는가... 세상에 온전히 한 핏줄은 없다는 것 말이다. 최근 어느 백인 우월주의자가 자신은 100프로 핏줄이 순혈이라면서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의 조상은 아프리카인이었다.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세계가 하나라는 데... 사실 바이러스도 국경을 무시하고 오는데... 인간은 언제 끊어질 줄 모르는 가느다란 실을 자신의 주위에 둘러치고 못 오게 막는 꼴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짓된 삶은 바로 거짓된 나이다. 거짓을 담보로 한 삶을 결코 행복할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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