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이성복 시론집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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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단어를 글로 바꿔 읽는다.
내가 나에게 주는 문장이다.

글 쓰는 공부는 가파른 길이에요
지기 자신을 내거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결국 삶은 사라지고 글만 남겠지요.

예술과 삶은 거의 같이 나가는 것 같아요.
예술 가지고 장난치거나 멋 부리면 안돼요.
무엇보다 정성이 있어야 해요.

글은 끝까지 공경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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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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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가족들과 관계를 끊는 것보다 온라인 관계를 끊는 게 더 힘들 정도였다. 그건 주어진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거였고, 오로지 내가 쓴 글, 내가 만든 이미지만으로 구성된 우주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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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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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어느 정도 회복된 후에도 영경은
여전히 수환의 존재를 기억해내지 못했다.
다만 자신의 인생에서 뭔가 엄청난 것이 증발했다는
것만은 느끼고 있는 듯했다.
영경은 계속 뭔가를 찾아 두리번거렸고
다른 환자들의 병실 문을 함부로 열고 돌아다녔다.
요양원 사람들은 수환이 죽었을 때 자신들이 연락 두절인
영경에게 품었던 단단한 적의가
푹 끓인 무처럼 물러져 깊은 동정과 연민으로 바뀐 것을 느꼈다. 영경의 온전치 못한 정신이 수환을 보낼 때까지
죽을힘을 다해 견뎠다는 것을,
그리고 수환이 떠낸 후에야 비로소
안심하고 죽어버렸다는 것을,
늙은 그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봄밤 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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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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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스러지고 몸은 늙어간다. 다시 술을 마신다. 남자가 죽어가는 동안에도 여자는 인사불성이 돼서 의식을 놓는다. 마지막 하나가 사라진 후에도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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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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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가 잘린 뒤 나는 비로소 혀의 위대함을 재발견하고 있다.
세상 만물이 지닌 고유의 빛깔은 혀를 만날 때 비로소 제 존재를 찾는다. 혀는 자신의 손바닥에 와 닿는 사물을 그것이 무엇이든 장난꾸러기처럼 뒤집고 툭툭 치고 깊숙이 찔러보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충분히 평가가 내려지면 그제야 달콤하거나 쓰거나 매운 느낌들을 뇌로 전달한다.
혀가 맛을 느끼는 게 아니라 음식이 와서 마구 보채는 것이다.
혀는 그 자리에 소처럼 누워서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특유의 탐욕을 낼름 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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