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잘린 뒤 나는 비로소 혀의 위대함을 재발견하고 있다.
세상 만물이 지닌 고유의 빛깔은 혀를 만날 때 비로소 제 존재를 찾는다. 혀는 자신의 손바닥에 와 닿는 사물을 그것이 무엇이든 장난꾸러기처럼 뒤집고 툭툭 치고 깊숙이 찔러보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충분히 평가가 내려지면 그제야 달콤하거나 쓰거나 매운 느낌들을 뇌로 전달한다.
혀가 맛을 느끼는 게 아니라 음식이 와서 마구 보채는 것이다.
혀는 그 자리에 소처럼 누워서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특유의 탐욕을 낼름 숨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