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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시민의 조건 - 한국인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 사용법
로버트 파우저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3월
평점 :
20대 국회의원 선거 날,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나는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 날, 이 책을 펼쳐든 이유는 이 책의 내용을 통해 내가 올바른 민주 시민으로서의 바른 선택을 하길 바랬을지도 모른다.
나는 민주시민으로서 몇 번의 선거를 치뤘다. 선거 때마다 고민을 했다. 최고라는 사람보다 최선이라는 사람을 선택해 왔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7시가 넘어가자 TV방송은 국회의원 선거방송이었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미래시민으로서의 나의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다. 미국 미시간 주에서 태어나 미시간 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1980년 초에는 서울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다. 그 후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수로 활동하였으며, 30여 년 동안 한국을 경험하고 느끼며 생활해 왔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떤 부분을 외국인의 시각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30년 넘게 경험하고 느꼈던 분이라 잠깐 한국을 겪어본 외국인이 아니라서 마음에 다가오는 내용이 많았다.
이 책은 9장으로 되어있다. 1장에서는 ‘시민’의 의미와 필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민은 사전적 의미로 ‘도시에서 활동하는 백성’이다. 그러나 내면에는 ‘도시 또는 말을 공동체에 사는 사람, 특히 권리를 가진 사람’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도시라는 물리적 공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공간에서 형성된 공동체에 대한 권리와 책임이 있음을 강조한다. 그래서 필수조건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며, 정치에 대해 알고 참여하는 시민이 있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 개념은 9장 미래시민의 조건에서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개념으로 1장에서 언급하고 있다.
2장 19세기의 복잡한 사상지도, 3장 좋은 나라를 향한 열망(1980년대의 경험), 4장 문화 정체성과 조화(일본시절), 5장 존재를 부정하는 사회(서울대 시절), 6장 사람의 가치는 얼마인가?(고향에서 한국을 생각해보니), 7장 21세기 한국인, 8장 ‘제 3의 나’와 한국인은 저자가 미국, 일본, 한국에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진솔하게 기록하였다. 이 이야기는 9장 미래 시민의 조건에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설득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관련해서 한국사회에 대해 생각한 내용을 진술하였다고 생각된다.
9장에서 다른 미래 시민의 조건은 한국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집단주의가 강한 나이든 세대와 개인주의가 강한 젊은 세대가 공존하며 겪는 심한 세대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본, 민족주의, 다문화,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시각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적은 내용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내용은
1. 시민은 개인이지만, ‘개인의 자유와 해방’에 대한 책임과 함께 공동체 ‘집단의 힘과 번영’에 대한 책임도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지키면서 공동체의 생존과 구성원의 공익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 시민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2. 집단에서 분산의 구조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권력을 쥔 사람의 기득권이 문제가 되고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권력 분산과 권력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며, 큰 것만 바라보고 따라하는 현상이 문제 해결의 틀을 좁히기에 연방국이나 내각제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것이다.
3. 더 깊은 민주주의를 위한 제도적 변화는 시민의 의사를 잘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서, 시민이 관심을 갖고 시민 활동을 통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제대로된 민주주의를 갈망했다. 그리고 기대했다. 누가 해 주기를. 그러나 민주주의는
나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며 공동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좋은 의견을 제안하고 실행해보면서 수정해나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임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