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 이현수 장편소설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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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을 읽고

내 자신도 꽤 나이가 든 축에 이른다. 내년이면 육십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내 인생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한다면 어떻게 쓸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나름대로 사연을 안고는 있지만 이를 어떤 구도에서 어떻게 바라보면서 전개해 나갈지 도저히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런 훌륭한 소설을 만들어내는 작가들은 얼마나 위대한지 정말 책을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세상의 모든 작가들에 대해서 존경심과 함께 앞으로도 자주 좋은 책들을 대하면서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은 욕심을 가져본다. 대단한 의지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 솜씨에 대해 우리 보통 사람으로서는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었으면 한다. 역사적인 사실들도 보통 사람들은 학교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과서 수준의 지식만을 언급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과 함께 공부하지 않는다면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 채 넘어가버린다. 그냥 겉지식만을 대하게 되고, 앞뒤로의 연관성과 과정, 결과, 교훈 등에 대해서도 그냥 쉽게 넘어가는 경구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책 같은 좋은 소설을 통해서 주제와 관련한 모든 내용들을 아주 짜임새 있게 그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집중하도록 하는 작가의 훌륭한 기법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깊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좋은 작가들을 많이 대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우리 역사에 있어서 정말 비극적인 제 2차 세계 대전의 와중과 한국전쟁 때 많은 피해를 입었던 노근리 쌍굴을 중심으로 조선왕조 후반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모습을 비교적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는 저자의 글을 통해서 바로 눈앞에서 실제로 행해지는 듯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정말 쉽게 표현할 수 없었던 역사적 사실을 비교적 소설의 기법을 충분하게 살려서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만들어서 너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우리 역사에 있어서 가장 비극적인 모습을 살펴보는 기회와 함께 그 후손이면서 당사자의 역할을 당당하게 해내가는 김진경과 내시 가를 지키는 수문장으로서 김태혁을 중심으로 교차로 전개되는 글들이 더 확실하게 들어오게 만들면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갈 수 있어 읽기가 너무 편했다. 참으로 우리 역사 속에서도 이와 같이 많은 사건들로 얼룩져 있음을 알고 있다. 이런 사건들을 바로 이 책같이 일반 독자들에게 강한 호기심과 함께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역사적이 지식들을 실제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저술이 계속 이루어졌으면 한다. 더 좋은 소설들을 기대해보면서 다시 한 번 정성을 들여 읽고 싶다는 생각도 가져보았다.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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