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3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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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저의 [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을 읽고


 



각자 개개인이 갖고 있는 고유의 얼굴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나란 사람과 함께 동일인으로 생각하며 기억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각자 나름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당신의 얼굴, 이것만 있으면 완벽하다!' 

대한민국 대표 프론티어라 불리우는, 이어령 교수가 과학과 인문으로 말하는 얼굴의 완성법에 관한 얼굴 이야기에 흥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 생각해본 적이 적어도 한 번은 있을 테다. 
그리고 적지 않은 독자들은 자기 맨 얼굴을 보며 이 부분만은 달라졌으면 하는 욕망을 품은 적이 있을 것이다. ‘창조의 아이콘’, ‘대한민국 대표 지성’ 이어령이 과거부터 우리 얼굴에 담긴 비밀과 앞으로의 ‘얼굴 완성법’을 밝히고 있다. 

책 속에는 아프리카의 초원부터 시작하여 얼어붙은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이르는 인류의 대장정이 펼쳐진다. 

한국인의 외모에 대한 과학적 비밀이 맑고 깊은 북방의 ‘바이칼호’ 속에 감춰져 있다. 

한국인들이 흔히 고치고 싶어 하는 작은 눈, 뭉툭한 신체 말단(코, 귀 등)이 만들어진 원인과 아울러, 그것들이 인류의 프론티어성, 곧 ‘모험 유전자’의 산 증거임이 드러난다.

『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의 얼굴 탐사는 과학이 책임지는 필연적 사실로부터 출발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가능성은 오롯이 인간의 창조에서 발견된다. 

그것이 바로 ‘문화’. 문화의 어원이 ‘문신’(文身)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독자라면, 화장품과 성형을 뜻하는 영단어(Cosmetic)의 어원이 ‘조화 또는 질서’라는 것에도 그리 어색해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화 현상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무질서’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하지만 화장과 성형으로 ‘물리적’으로 고치는 것만이 꼭 해답은 아니다. 

왜냐하면, 얼굴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것은 ‘표정’, 그중에서도 ‘눈빛’이어서다. 

내 얼굴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류 진화의 역사가 얼굴에 담겨 있다. 

먼 과거로의 여행이 여러분 얼굴에 담겨 있는 거다. 

직립보행(直立步行)을 하고 거리를 잴 수 있는 섬세한 눈을 지녔으며 멀리서 들리는 짐승의 발소리를 듣는 귀, 여기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조각낼 수 있는 튼튼한 치아 등 오감(五感)의 진화가 바로 우리 얼굴에 담겨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얼굴 속에 미래로의 여행도 숨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먼 미래, 100만 년 후 우리 후손들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정말 궁금하지 않나요? 

그 실마리를 푸는 증거가 지금 여러분의 얼굴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고금동서를 통틀어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나 아이돌은 과연 당대 최고의 미남미녀들이었는가. 

타고난 미모는 오히려 부차적이다. 

사람들은 무대의 그들이 문화적으로 생성하는 아우라에서, 그들의 표정에서, 한국적인, 더 나아가 세계적인 정신을 대변하는 무언가를 보고자 했다. 

이 책은 결국 바로로 그것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알파고와 이세돌로 읽는 인공지능과 생명과학 이야기, 

윤동주의 시로 읽는 꿈과 소망 이야기 등 다양한 테마로 한국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전 10권)의 최신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령이 말하는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계승받은 것, 그리고 (그중에서) 계승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어령에게 한국문화의 정수란 ‘생명’이다. 

한국인들의 태교에서, 젓가락에서, 또는 일제강점기의 유년기에서 보았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으며, 한국인의 얼굴에서 이어령이 보려고 하는 것도 역시 그 생명의 눈물, 생명의 눈빛이다. 

오직 그것만이 화장이나 성형을 뛰어넘어 영속적이며 자연의 무정함과 대결해 살아남는다. 

한국 바깥에서도 알고 싶어 하는 우리 문화의 개성과 저력을, ‘한국인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시선으로 직접 조명한다. 

‘생명자본’과 ‘문화유전자’ 두 키워드로 한국인의 미래상을 그리는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60년을 이어온 이어령 한국문화 대탐사의 완결편인 한국인의 얼굴이야기 읽기를 적극 권한다!


“내 얼굴을 찾는 순간은, 내 얼굴을 만지는 순간이 아니라 타인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쳐 그 안에서 삶의 어떤 순간들, 행복한 순간이었든 슬픈 순간이었든, 생명의 어떤 순간들을 맛보았을 때, 비로소 내 얼굴은 완성되는 것입니다.”(216P)


“그 눈 안에는 시베리아로부터 추위를 견디며 이곳까지 걸어온 한민족이 보입니다. ‘나’라는 개체와 수천 년 내려오는 우리 DNA 속의 한국인의 얼굴이 마주치는 순간입니다.”(217P)


“이제 우리가 서로 눈을

마주할 때가 왔구나.

가면도 벗고 복면도 찢고

별과 별이 몇억 광년 떨어져 있어도

서로 마주 보듯이

어찌 흐르는 눈물을

성형하랴.

어찌 빛나는 그 눈빛을

화장하랴.

그게 내 얼굴이다.

그게 인간의 얼굴이다.

그게 내 나라의 얼굴이다.”(217~218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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