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달콤한 말 - 죽음을 마주한 자의 희망 사색
정영훈 지음 / 모요사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영훈 저의 『살아 있다는 달콤한 말』 을 읽고

대학병원진료를 가는 날이다.

몇 달 만에 가는 날이지만 좋은 기분은 아니다.

반복되는 시간에 행하는 패턴이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병원 출입구에서부터 까다롭다.

코로나19바이러스 때문에 기록하고 체온측정을 한다.

아침시간 가장 빨리 받기 위해 일찍 서둘렀는데도 대기실에 갔는데 벌써 가득이다.

참으로 부지런하다.

이런 마음으로 노력했더라면 건강도 더 잘 지켰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도...

혈압을 재고.. 접수를 하고..

기다려 담당 의사를 만나 몇 마디 묻고 답하고 처방받고 끝이다.

4개월 후 예약이다.

참으로 냉정한 관계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나 자신에게 건강에 대한 더 경각심을 갖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건강은 자기 자신만이 책임을 갖고 싸워야 할 최고 최대 일이기 때문이다.

우선 저자 자신의 건강 관련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진솔하고도 뜨거운 사색을 할 수 있게 해준데 대한 깊은 감사를 드린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많은 사람이 남다른 결단이 없는 용기 없이는 할 수 없는 큰일을 해낸 저자의 그 의지야말로 어지러움 증상에 우울증과 암, 죽음을 마주하고서도 이겨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저자는 치병 과정의 경험과 그 뒤 계속된 삶에서 사소하지만 도움이 되었던 일들을 세심하게 글로 기록했다는 점이다.

온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직장생활을 해가면서 거기에 이런 병까지 안으면서 일일이 기록으로 남긴다는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순간순간의 느낌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크게 아프고 난 뒤에 되찾은 삶에 대한 통찰은 마음을 툭 터놓고 하는 수다처럼 진솔하다.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해낸 저자의 깨달음은 감동적이다.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고 유려한 문장은 투병기이지만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때로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가 기자 정신을 발휘해 치병 과정에서 찾아낸 암에 관한 정보와 지식들은 환우들에겐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우리 모두는 죽음을 절대 피해갈 수는 없다.

언젠가는 죽음을 마주칠 수도 있다는 것이고, 아니면 죽음에 가까운 병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도 2015년 바닥을 알 수 없는 우울증의 늪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2018년 혈액암 4기 판정을 받았다.

6차례의 항암 치료와 17번의 방사선 치료 끝에 마침내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다.

적어도 눈에 보이는 종양은 없는 상태.

살았다.

죽지 않았다.

하지만 항암 치료의 부작용은 사라지지 않았고 암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었다.

6개월마다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하루하루가 불안의 감옥 자체라 할 수 있었다.

수시로 죽음을 응시해야 하는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그는 걷기와 달리기를 멈추지 않으면서 결국 이겨내고 있다.

“살아야지, 그게 전부지.”라면서.

‘살아 있다’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말을 믿고서 말이다.

암의 부작용도 재발의 불안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걷고 달린다.

얼마나 용기 있는 저자의 삶인가?

다시 한 번 진심에 우러나오는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아울러 나 자신 70을 바라보고 있지만 평소 생활 속에서 건강을 우선으로 규칙적인 관리를 해나가면서 즐겁게 생활해나가리라 다짐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