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시를 쓰세요, 나는 고양이 밥을 줄 테니
박지웅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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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웅 저의 『당신은 시를 쓰세요, 나는 고양이 밥을 줄테니』 를 읽고

그 동안 오랫동안 묵혀놓았던 만년필을 꺼내들었다.

사용한 지가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볼펜이나 스마트폰, 컴퓨터의 자판을 두드렸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여유로움이나 한 글자 한 글자에 들이는 정성스러움은 많이 약화됨은 사실이다.

또 하나 집 앞쪽에 재개발을 앞두고 사람들이 비어있는 아파트만 있는 지역을 걸어가는데 외롭게 서있는 우체통을 보았다.

그러면서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나 자신 손 글씨로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언제 넣어 보았지?’하는 생각이었다. ‘지금 편지 한 장 부치는데 우표 값이 얼마이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래서 만년필로 잉크를 넣고 글씨를 써보는데 보드랍고 술술 잘 써지는 것이 너무너무 신기할 정도였다.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글을 직접 손으로 써보리라 다짐을 하니 기분이 그렇게 좋았다.

가까운 우체국에 찾아가 창구 직원에 물었다.

“편지 한 통에 부치는데 우표 얼마 붙여야 합니까?”에, “380원입니다”한다.

이제 나 자신도 만년필로 정성껏 편지도 쓰고 싶다.

좋은 사람들에게 가끔 좋은 글도 써서 편지로 써서 보내고 싶다.

저자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사랑의 유통기한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거대 운석과 충돌하는 순간이 아니라, 사랑이 사라지는 순간 인류는 종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손 글씨로 서로에게 편지를 써야 합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전하는, 지문이 찍힌 편지를 써야 합니다.

기다림은 길어져야 하고 그리움은 깊어져야 합니다.

결국 세상을 살리는 것은 빨간 우체통이 될 것이니까요.

(120p_「유통기한이 없는 편지」 중에서)”

바로 이런 삶의 가까이 있는 것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얼마든지 좋은 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다 자신만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자신만의 소중했던 아니 부족했었고 그래서 부단히 노력하려 했던 시간들을 소환하면 된다.

지금의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항상 보는 것에서 조금 보이지 않는 부분을 세세하게 볼 수 있으면 된다.

가보고 싶은 곳은 직접 버스를 타 가보고, 해보고 싶은 일은 용기를 내서 행동으로 해보면 나의 삶으로 만들 수가 있다.

바로 이렇게 만든 삶들의 이야기를 글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는 걷는 몸 산책이 어렵다면 마음 산책을 통해 무성한 마음의 숲을 이루어 넉넉함을 이뤄갈 수 있는 여유로움을 듬뿍 선물 받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으로서 뜨끔한 교훈을 많이 얻을 수 있어 행복하였다.

“글은 삶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삶에서 뿌리를 내리고 써라.

모자라는 삶은 없다.

모자라다고 믿는 삶만 있을 뿐이다.”(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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