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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미터만 더 뛰어봐! -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사는 당신을 위한 인생의 반전
김영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읽으면 심장이 뛰는 책? 흥! 소리가 먼저 나왔다. 자기 계발서가 판을 치는 시대 또 하나의 계발서가 추가되었나 보다 싶었다. 그래도 제목은 좀 신선하네, 라며 집어 든 책은 그러나 정말 심장이 뛰는 책이었다. 과거가 얼마나 힘들었건 지금 성공한 그의 모습을 보며 뻔한 소리나 하겠거니 싶었는데 있는 건 있는 대로 다 내보이며 솔직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뛰게 하는데 충분해 보인다.
천호식품의 오너인 김영식 회장의 이야기다. 한 때 부산에서 돈 많기로 100위 안에 들었던 그가 쫄딱 망하고 오뚝이 근성으로 다시 살아나 지금의 그가 되기까지의 절절한 삶의 이야기들이 궁상맞지 않게 쓰여있다. 아니, 궁상맞은 부분까지 솔직하게 고백되어있다. 정말 찢어지게 힘들었던 시간도 그대로 담겨있다. 그러나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그의 어투는 담담하다. 지금의 성공을 이야기하는 어투 또한 담담하다. 괜한 겸손함이라도 표현했으면 얼씨구, 놀구있네 라는 소리가 나왔을지 모르지만. 김영식이란 사람, 참 괜찮은 사람이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난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미 성공한 사람 입에서는 무슨 소린들 틀린 소리가 나오겠냐는 심히 삐딱하게 배배 꼬인 심사 때문에. 그렇기에 이 책 또한 처음에는 찔끔 읽다 덮어두고 다시 찔끔 보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1/3쯤 지났을까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더니 휙휙 넘어가기 시작한다. 정말 지금의 자신을 위해 발로 뛰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는 모습이 글을 통해서 지면을 넘어 전해진다.
인상적이었던 말을 적으려 보니 너무 많아 요약하기조차 쉽지 않다. 그만큼 성공한 사람 이야기라면 질색하는 나에게 한 마디 한 마디가 절절히 와 닿았다. 아, 이렇게 해봐야지. 저렇게 하면 성공하는 사람의 모습이 되겠구나. 난 이런 점이 부족했구나. 속으로 끊임없이 피드백이 오간다. 단순히 지식을 머리에 집어넣는 게 아니라 정말 김영식 회장이 내 앞에 앉아 이래 저래 이야기해주는 기분이다. 그렇게 때론 혼나는 기분으로 나 자신의 약점 목록을 하나하나 머리에 집어넣는다.
아마 점점 편해지는 세상에 그저 적당히 편히 살다 가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적당주의가 팽배한 사회에 사실 이렇게 열정적이고 옹고집인 김영식 회장이 이.상.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이상한 것이라면 백 번이라도 닮고 싶은 욕심이다. 책의 서두에서 그도 말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한 사람을 벤처마킹 하라고. 그래서 나는 따라 하련다. 그가 알려준 비법들을.
그 중에서도 알짜배기 포인트들을 콕콕 집어 나 혼자만 날름 먹으려다 슬쩍 공유해 볼까 한다. 하나, 약속 시간 15분전 나는 어디 있는가?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내 경우 대부분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다. 시간에 맞을까를 고민하며 지하철에 있던가, 약속장소로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그런 시간들. 성공하기 전에도 성공한 후에도 변함없이 15분 전엔 약속 장소에서 매무새를 가다듬는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팍 숙이도록 부끄러웠다. 사실 10분만 일찍 나가면 되는데 왜 그게 그리 어려운 건지. 결국 사람이란 습관이란 말이 맞는가 보다. 책에 책갈피를 끼워두고 핸드폰을 꺼낸다. 바탕화면 글귀에 적는다. '약속시간 15분전 나는 약속장소에 있는다.'라고.
둘, 문자를 써라. 난 귀차니즘의 여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온몸에 귀차니즘을 덕지덕지 붙이고 다닌다. 귀찮아서 이 것도 안하고, 귀찮아서 저 것도 안 한다. 그러다 보니 해야 할 것, 하고 싶은 것들을 미루는 게 쌓여서 1년치다. 개중에는 온 문자를 대충 보고 있다 써야지 라며 답변을 미루는 습관도 있다. 그러나 결국 인생사 의사소통이 길인 것을. 나는 스스로 귀찮음에 빠져 내 주위의 사람을 멀리멀리 떨어뜨리고 있었다. 사소한 문자 하나로 이어지는 정. 비록 몇 자 텍스트에 지나지 않지만 그 작은 행동 하나가 인간관계의 폭과 질을 넓히는 큰 한 발짝임을 새삼 느꼈다.
그 밖에도 너무 많은 알짜배기 정보들이 있다. 아마 말미에서 그가 밝혔듯 이 작은 책 하나에 다 담지 못한 정보들은 그의 뚝심카페에도 소복이 쌓여있겠지. 지금 이 순간 가볼까 하다 나중에 가보지 하며 다시 미루는 내 모습이 보인다. 생각 후 행동하라? 아니다. 물론 무대뽀 행동만이 전부라는 건 아니다. 그러나 생각만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다. 김영식 회장을 지금의 자리까지 끌어올린 건 그의 생각이 아닌 그의 발이었다. 그의 입이었고, 그의 손이었다. 참 부지런한 사람, 참 곧은 사람, 배울 게 많은 사람. 그가 바로 천호식품의 오너 김영식이다.
지금이 힘들어 주저앉는 그대와 나, 그저 적당히 살면 되지 라며 주저앉는 그대와 나에게 진정 필요한 책이다. 10미터 더 뛰기가 힘들면 1미터라도 뛰어보자. 작심삼일도 좋다. 삼 일이라도 해라. 그 삼 일이 모이고, 1미터가 모여 100일, 1000일이 되고, 42.195km의 마라톤 코스가 된다. 그저 그런 줄 알고 만나지도 않을 법 했던 이 책이 나에게 새로운 멘토가 되어주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아마 당신에게도 그러리라. 내가 얻은 그 아하! 를 부디 당신도 심장으로 느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