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 할아버지의 눈 오는 날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1
필립 C. 스테드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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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시작되자 아이는 아침마다 일기예보를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눈 소식 때문입니다. 눈을 기다리는 아이는 일기예보를 들으며 눈이 언제나 오려나 목이 빠져라 기다립니다. 눈이 오는 게 왜 궁금한지 물었더니 아이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눈이 오면 좋으니까" 특별한 이유 없이 그저 눈이 오는 게 좋다는 아이, 엄마도 오늘은 비가 아닌 눈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아모스 할아버지의 눈 오는 날』에서 아모스 할아버지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일기 예보에 귀를 기울입니다. 할아버지도 바로 눈을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는 왜 눈이 오길 기다리는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비와 바람 소식이 번갈아 들려오던 어느 날 올 겨울 들어 큰 눈이 내린다는 소식을 듣게 된 아모스 할아버지는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섭니다. 아모스 할아버지는 눈이 내리기 전 할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 게 있어 버스를 타고 동물원에 갑니다.

코끼리에게는 털모자를 거북이에게는 담요를 펭귄에게는 두툼한 양말을 코뿔소에게는 새 목도리를 주었습니다. 아모스 할아버지 덕분에 동물 친구들은 추운 겨울을 무사히 날 것입니다.

그런데 눈은 언제 오는 걸까요 아모스 할아버지는 동물 친구들과 눈을 기다리지만 오지 않자 집으로 향합니다.

아모스 할아버지가 눈 오는 날을 읽으며 할아버지와 아이가 겹쳐 보였습니다.

눈을 기다리는 두 사람, 그리고 눈을 기다리는 이유도 같은 두 사람이 사랑스럽습니다.

아모스 할아버지와 아이에게 눈은 추운 겨울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이유입니다.

겨울이 되면 내리는 눈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엄마에게 (사실은 엄마도 어렸을 때 눈을 기다렸다는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니 이제는 눈이 오면 걱정부터 앞서는 나에게 두 사람의 순수한 마음이 겨울의 눈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합니다. 눈이 많이 내리면 눈사람을 만들 거라도 벼르고 있던 아이는 팔이 다쳐 실망하면서도 한 손으로라도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눈이 오길 기다리며 동물 친구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하는 아모스 할아버지, 그의 마음이 전해지듯 나의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올 겨울 눈이 오면 어떤 불편보다 눈을 기다리는 두 사람의 마음을 먼저 떠올리며 겨울을 즐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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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J 달달 옛글 조림 1
유준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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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산타할아버지의 희망이 되어준 루돌프는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되는 캐럴 속 주인공입니다. 언제나 붉게 빛나는 코와 함께 기억되는 익숙한 루돌프, 그런데 『루돌프 J』의 표지에서 만난 루돌프는 달랐습니다. 반짝이는 빨간 코도 없었고 산타의 썰매를 끄는 당당한 주인공의 표정도 아니었습니다. 어딘지 낯설고 조금은 지쳐 보이는 모습이 시선을 붙잡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렇게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루돌프 J의 이야기로 또 하나의 새로운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무사히 마친 날, 루돌프 J의 반짝이던 빨간 코는 빛을 잃었습니다.

산타는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며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도 된다고 말합니다.

역할을 다했다는 말은 끝을 의미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루돌프 J는 하루아침에 할 일을 잃은 존재가 됩니다. 허무한 마음을 애써 다잡고 이것저것 손을 대 보지만 익숙하지 않은 일들은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루돌프 K가 찾아옵니다. 산타의 편지를 전하며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말합니다. 갑작스러운 부탁에 루돌프 J의 마음은 선뜻 열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조차 쓸모없게 느껴지는 순간에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일이 버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짝이는 눈을 가진 루돌프 K는 포기하지 않고 루돌프 J의 곁을 맴돕니다.

루돌프의 코는 언제나 빨갛게 빛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빛을 잃은 루돌프의 모습이 안쓰럽게 다가옵니다. 오랫동안 최선을 다해 해 오던 일을 더는 하지 못하게 된 존재의 허탈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고 다른 일에는 서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루돌프 J의 시선이 왠지 마음에 남습니다. 그 모습은 아이들이 자라 각자의 둥지로 떠난 뒤 부모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은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루돌프 J에게 맞는 일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알려주고 그 사실은 잃어버린 빛을 다시 불러옵니다.

이 그림책의 원작은 조선 후기 문인 홍우원의 고전 산문 「노마설」로 나이가 들고 역할을 내려놓은 존재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한 사람이 맡은 일을 마친 뒤에도 여전히 의미 있는 자리가 남아 있다는 점을 전하며 그 이야기를 루돌프 J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다시 풀어냈습니다. 루돌프 J처럼 나 역시 언젠가 지금의 역할을 내려놓을 때 또 다른 나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때를 위해 지금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이어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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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력도 1702년, 제주를 돌아보다 온그림책 26
윤민용 지음, 샤샤미우 그림 / 봄볕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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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제주도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떠나기에도 혼자 여행하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국내에서 특별한 여행지로 손꼽히는 제주도이지만 지금처럼 여행지로 알려지기 이전에 제주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놀라운 그림책이 있어 소개합니다. 『탐라순력도 1702년, 제주도를 돌아보다』 는 약 300년 전 1702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제주 전역을 직접 돌아보며 그 과정에서 보고 들은 제주의 풍물과 현실을 화공 김남길을 시켜 그리게 한 <탐라순력도>를 바탕으로

엮은 그림책입니다. 탐라순력도는 단순한 회화작품이 아닌 지방관리의 실제 행정과 백성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입니다.

『탐라순력도 1702년, 제주도를 돌아보다』 는 아이의 시선에서도 기록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이 있는 책입니다. 제주 목사라는 직책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도 함께 소개되어 당시 제주가 어떻게 다스려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제주목 관아가 어떤 곳이었는지 어떤 일을 맡았는지부터 말과 귤 같은 진상품을 중앙에 보내던 이유도 설명합니다. 거기다 한라산, 성산일출봉, 우도를 직접 찾아가 관찰한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 제주를 한 바퀴 돌아보듯 꼼꼼하게 기록된 장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제주도에 가면 들르게 되는 곳들인데 오래전에도 중요한 장소로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책의 겉표지는 특별합니다. 펼치면 43면으로 구성된 <탐라순력도>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그림은 실제 날짜순이 아니라 이형상 목사의 업무 중요도에 따라 배열되어 있습니다.

책을 통해 이형상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되며 그가 남긴 <탐라순력도>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당시 제주를 이해하는 중요한 기록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지금의 제주와 과거의 제주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가며 제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기록화가 어떤 그림이고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배경지식도 함께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를 여행지로만 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게 해 준 점이 인상적인 책입니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탐라순력도>를 통해 기록화의 의미까지 함께 알 수 있어 역사를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배경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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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 티처의 라틴어 공부 격언 일력 365 (스프링) - 그대는 오늘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조경호 지음 / Orbita(오르비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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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고 있는 유일한 라틴어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은 "하루를 붙잡아라", 의미상으로는 "지금을 살아라", "현재를 소중히 여겨"라 는 뜻으로 뜻도 좋지만 발음이 예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라틴어는 고대 로마에서 사용하던 언어로 지금은 사용하는 나라는 없지만 여러 나라에서 학문적 목적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칼어, 루마니아어는 모두 라틴어에서 비롯된 언어라고 하니 그 흔적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좌우명으로 사랑받았던 라틴어 문구들과 위로를 전하는 명언을 담은 『산초 티처의 라틴어 공부 격언 일력 365』는 특별한 필사를 하고 싶었던 저에게 딱 맞는 일력입니다. 라틴어라는 새로운 언어의 세계를 만나고 싶었고 깊이 있는 명언을 필사하며 하루를 차분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책상 한쪽에 세워두고 매일 그날의 명언을 읽고 필사를 하기 좋은 365일 일력입니다.

고등학생 아이도 처음 만난 라틴어가 흥미롭다며 함께 필사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필사하는 시간이 좋았습니다.좋은 명언을 매일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아이 책상에 세워두었습니다.

아이가 없을 땐 엄마가 필사를 하고 아이와 함께 필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산초 티처의 라틴어 공부 격언 일력 365는 12개월을 월별 테마로 나누어 각 달이 지닌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목차로 되어있습니다. 1월에는 새로운 시작, 작은 한 걸음의 가치로 "모든 일의 시작은 작다"는 작은 시작이 큰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강조하며 사용한 말로 새 학년이나 새로운 목표를 준비하는 시점에 작은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짧은 문장 속 의미를 읽다 보면 단순히 라틴어

명구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짐했던 목표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내 삶의 태도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하루를 차분하게 정리하게 됩니다. 필사하는 글은 짧아 금방 쓰게 되지만 의미를 읽고 생각하는 시간은 오래 머무르게 됩니다.

『산초 티처의 라틴어 공부 격언 일력 365』는 라틴어를 학습할 수도 있지만 매일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일력으로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매일이 무심히 지나가는 하루가 아니라 한 문장을 통해 스스로를 점검해 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저는 1월 1일의 문구를 필사했는데 새해에 좋은 일과 행운이 가득하길! 이란 문구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필사를 하면서 2026년에 좋은 일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주위에 필사를 하는 분들이 계신데 연말에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꼭 필사가 아니라도 아이가 매일 좋은 문장을 만나길 바라며 아이의 책상 한편에 두는 것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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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새와 같아요! 생각하는 분홍고래 25
안드레아 파로토 지음, 안나 피롤리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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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의 숲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알록달록 고운 색감의 그림이 가득 담긴 표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림만큼 마음에 또렷하게 새겨지는 제목은 질문이 되어 생각하게 합니다.

『진실은 새와 같아요!』 에서 진실이 왜 새와 같다고 했는지, 작가는 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하는지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진실은 새, 물고기, 씨앗, 돌, 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새는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빠져 죽지 않고 씨앗은 자라서 꽃을 피우고 돌은 불구덩이에서도 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며 이것들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새는 높은 절벽에서 떨어뜨려도 날아오른다고 했는데 숨기고 싶어도 드러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원래 물에 사는 물고기처럼 변하지 않는 진실의 모습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씨앗은 처음엔 땅 속에 있지만 때가 되면 그 모습이 드러는 것처럼 숨길 수 없는 진실을 이야기하고 돌에 타지 않는다는 건 변함없는 진실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별은 진실은 항상 빛나는 것임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자연의 순리를 진실과 나란히 놓아 보여주면서 진실은 언제나 제 모습을 드러내고 결국 밝게 빛난다는 뜻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거짓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거짓은 불안하고 깊은 곳 어딘가에 있으며 아무 쓸모없이 남겨진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며칠 전 팔을 다쳐 불편한 아이는 요즘 게임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쉬게 해주고 싶어 시간을 조금 더 허용했는데 그동안 해야 할 일도 미루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약속한 일은 해야 한다고 말하고 방을 나왔지만 잠시 뒤 다시 보니 아이는 딴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눈치챘지만 스스로 솔직하게 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거짓말을 했고 거짓말을 하며 엄마와 눈을 잘 못 맞추고 말도 자연스럽지 않은걸 보고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으니 결국 사실대로 말하며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화가 났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결국 진실을 말한 점은 인정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잘못한 부분을 설명하고 해야 할 일 조금 줄여 서로 대화를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거짓을 말했던 아이의 심정은 진실을 감추며 드러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본인이 밖으로 꺼내 놓으며 숨기려고 해도 끝내 드러난다는 것을 아이도 스스로 깨달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책을 읽은 아이는 '진실은 새와 같다'는 말이 새가 날개로 멀리 날아가듯 진실도 결국 퍼져서 누구나 알게 된다는 뜻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으며 아이들은 진실과 거짓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어른들은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진실을 선택하는지

돌아보게 된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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