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 생각지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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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60-70년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거리의 풍경들이 낯설게 느껴졌고 정리되지 않은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와 건물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풍경은 어딘가 어수선하고 불편해 보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훨씬 더 편리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리와 공간은 정리되었고 생활은 효율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좋은 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을 만났을 때 불쾌함이라는 것에 대해 단순히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통해 그 불쾌함이 우리가 만들어 온 기준과 그 기준에서 벗어난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생겨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현대 사회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진료해 오며 그들의 어려움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만든 기준 속에서 봅니다. 기준은 점점 더 높아지고 그에 미치지 못한 사람들은 밀려나게 되며 우리는 그들을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며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기준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구분하고 있는지 살펴보게 하며 그 기준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저자는 "나는 선구자들이 개척한 진보와 지금까지 우리가 획득한 자유가 이어지면서도 새롭게 생겨나는 부자유가 무조건 부정되지 않는 미래를 생각한다"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변화가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불편함을 없애기보다 그 불편함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저자가 제기한 문제들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게 되었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기준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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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는 밤
전지나 지음 / 거의동그라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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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오래전 초등학교 때 일이 떠올랐습니다. 어느 날 오후에 외출을 준비하던 엄마는 저녁에 늦을 수도 있으니 먼저 자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저녁 9시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고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방 안은 깜깜했고 엄마의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옷을 챙겨 입고 대문 밖에 나가 쪼그리고 앉아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아무 일 없는 밤』을 읽으며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책에서 밤중에 깬 아이는 텅 빈 거실을 마주합니다. 엄마가 집에 없자 엄마를 찾기 위해 옷을 챙겨 입고 아이는 집을 나섭니다.

엄마를 찾으러 가는 길은 깜깜한 밤이고 거기다 눈까지 내리고 있습니다. 아이는 제법 씩씩하게 걷고 있지만 가만히 보면 무섭고 불안한 아이의 마음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때 조용한 골목의 어둠보다 늦은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는 엄마가 더 걱정되었던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엄마를 찾으러 나서는 아이 역시 무섭고 불안한 마음보다 걱정의 마음이 더 크기에 걸어갔을 것입니다.

그 밤은 아이에게는 쉽게 지나가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한층 자란 아이의 마음이 보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겹쳐 읽게 된 이 이야기는 아무 일 없다는 말이 그저 아무것도 없었다는 뜻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추운 밤의 냉기와 어둠에서 오는 불안도 감싸는 따뜻한 그림이 인상깊습니다. 책 뒤에 있는 노래를 함께 들으며 읽으니 그 여운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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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휴가 길리그림 10
서로 지음, 김유나 그림 / 길리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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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파도의 휴가』는 철썩이며 밀려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파도를 의인화해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예쁜 파도의 모습이 담긴 표지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파도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듯 누구에게나 잠시 멈추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도는 사람처럼 휴가를 떠나 요가를 하고 온천을 즐기며 책을 읽는 등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파도가 떠난 바다는 한동안 고요해집니다.

휴가가 주는 달콤함을 알고 있습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보내는 시간은 분명 필요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두고 온 것들이 반복되는 일상이든 함께하는 사람이든 어느 순간 다시 떠올라 돌아가게 만듭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순간 마음은 처음과 같지 않습니다. 그렇게 잠시 멈췄던 시간은 다시 시작할 힘이 됩니다.

파도를 따라 그 휴가를 함께 다녀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때에 읽어서인지 『파도의 휴가』는 나에게 잠시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거 같았습니다. 바다가 다시 돌아온 파도를 반기듯 나를 맞아주는 일상과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마음 한켠이 든든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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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인생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세종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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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의숲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대는 인생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는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느껴졌습니다. 세종대왕의 중요한 업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그의 업적이 아니라 그의 사상을 지금의 삶에 맞게 풀어낸 내용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제목이 왜 눈에 들어왔는지 생각해 보았고 읽은 후에는 지금의 내 삶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세종대왕의 시선에서 삶을 바라보는 일이 지금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에 놀랍습니다. 나라의 근본을 사람에게 찾았기에 사람을 이해하고 관계를 바라보는 기준은 지금의 삶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페이지에 있는 내용에 모두 밑줄을 긋고 싶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무엇이 문제였는가를 보기보다 누가 문젯거리를 만들었느냐를 묻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한 번의 판단 착오가 오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모든 것이 빨라진 만큼 사람을 다시 살피기보다 정리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 실수는 사람을 버리라고 주어지는 신호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 사람이 어떤 태도를 선택했는지를 보라는 신호에 가깝다." (p.63) 이 글을 읽으며 관계에서 불편한 마음이 생겼을 때 충분히 고민하기보다 쉽게 해결하려 했고 관계를 끊는 것이 가장 빠르게 마음을 정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끊임없이 묻고 듣고 고치려 했던 태도를 보며 관계를 대하는 나의 방식뿐 아니라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도 돌아보게 됩니다. 쉽게 정리하려 했던 마음보다 조금 더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계뿐 아니라 내가 삶을 살아가는 데 어떤 태도로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하는 문장들을 따라가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책임이 두렵거나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 했던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고 그 선택들이 스스로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성장을 하는 데 있어 조금 더 버티고 고민하고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았던 것 또한 스스로를 한계 안에 머물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한 권이 깨달음을 주는 부분도 있지만 한 번 읽는다고 해서 크게 바뀔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르지만 그것을 돌아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게 됩니다. 세종대왕처럼 큰일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나 자신과 타인을 어떻게 대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다시 읽고 싶은 책입니다. 지금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의 기준을 다시 세워보고 싶은 분들에게 읽어보기를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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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마지막 수업
주루이 지음, 하진이 옮김 / 니들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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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죽음을 겪으면서 슬픔을 넘어 지금의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 역시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텐데 결국 모든 것이 끝난다면 지금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런 생각은 바쁜 일상 속에서는 잠시 잊히는 듯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찾아오면 다시 떠오르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하려던 일들이 허무하게 느껴지고 마음도 힘을 잃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삶의 원동력을 찾고 싶었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 조언을 얻고 싶어 철학책을 가까이하게 되었습니다. 철학은 삶의 답을 단번에 알려주지는 않지만 나의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하며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서평을 쓰거나 필사를 하며 문장을 마음에 담으려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읽은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가 지금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와 이어진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실제로 죽음을 앞두고 기자와 나눈 대화를 이야기로 담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시간을 차분히 바라보며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열흘 동안 이어진 대화에서 죽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남은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데 죽음을 앞두고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그 말의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저자는 '죽어가다'와 '죽음'을 구분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 또한 삶의 일부이며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고독은 자신의 생각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내면의 시간이며 그런 시간을 통해 세상을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독서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아이를 키우며 중요하게 생각해 온 가치관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지금의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 것인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책 속의 문장마다 밑줄을 긋고 싶을 만큼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삶을 조금 더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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