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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예찬 - 불확실성을 환대하는 방법
안 뒤푸르망텔 지음, 이세진 옮김 / 사람in / 2026년 6월
평점 :







과연 그럴까요? 위험은 피할 대상이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이끄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낯설기도 하고 흥미롭습니다. 『위험 예찬』은 위험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숨은 가능성을 높이 평가합니다. 왜 위험을 예찬하는지 궁금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위험은 처음부터 끝까지 부정적인 것이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위험의 어떤 면을 보기에 이렇게 높이 평가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위험은 사고나 재난처럼 눈앞에 닥친 위험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의존의 기술이다. 그러므로 사랑은 위험을 감수할 것을 전제한다." (p.27)라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마음을 주는 만큼 상처받을 가능성이 생기고 이렇게 사랑하고 의지하는 일 역시 하나의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위험을 이전과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합니다.
의존뿐 아니라 가정을 떠나는 일과 망각과 두려움처럼 부정적으로 여겨 온 것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가정을 떠난다는 것은 단순히 집을 나오는 일이 아니라 과거의 삶을 되풀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서도 사랑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결혼이 생각났습니다. 익숙한 가족의 곁을 떠나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결혼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기에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망각에 대해서도 불행으로 보기 보단 모든 걸 잊지 않으려는 것은 과거에 가두는 일이니 잊는 일이 삶을 계속 이어가게 하는 해방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괴로운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려움은 내 안에 지키고 싶은 것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에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위험을 알아차리게 하는 감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익숙한 일을 반복하더라도 그 안에 작은 변화를 만들면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고 무언가를 그만두는 일이 실패나 상실로만 연결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책에서는 의존과 망각과 두려움과 떠남에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며 위험을 피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나의 시선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책은 철학적이고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여러 번 되짚어 읽게 되는 문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하다고 믿었던 생각을 다시 살펴보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삶을 완벽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데도 가능할 거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그 안에서 괴로웠던 지난날을 돌아보게 됩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지 못해도 괜찮으며 불확실한 삶에서도 나만의 방향을 찾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전해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