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연애
김은정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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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를 펴면서부터 순식간에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작가의 전작들이 꽤 유명한가본데 아직 접해보지 못했고 그래서 호기심 반과 로맨스 소설에 대한 기대감 반을 안고 책을 읽어나갔다.

 

 

유채와 윤표의 사랑 이야기가 ‘칙릿’과 ‘메디컬 다큐’가 만나 재미있는 이야기로 태어났다. 2년째 고정 자리 하나 맡지 못한 채로 아나운서실을 지키는 HNC 방송국 아나운서 유채와 산부인과 의사라는 직업에 소명의식을 갖고 존경하며 경배하는 자세로 모든 임산부를 대하는 산부인과 의사 윤표가 있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유채 앞에 오해를 안고 윤표가 나타난다. 아직 싱글인 유채가 임산부라는 오해. 그러면서 유채의 인생은 더욱 버라이어티하게 꼬이고 풀리기를 반복한다. 최악의 인연이 될 것 같았던 그들이 메디컬 다큐를 계기로 다시 만나 악연의 고리를 풀어나가고, 오히려 그 악연의 고리가 사랑의 고리로 탈바꿈하게 된다.

 

 

뭔가 로맨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소독약 가득한 병원에서의 로맨스라 그런지 독특하고 달콤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환자들 속에서 피어나는 애틋한 감정과 사랑은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그 속에서 정과 의리라는 사람의 냄새도 맡을 수 있었고, 질투와 함정도 찾아볼 수 있었으며, 유머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 책 속에서 나를 빵빵 터지게 하는 포인트들을 찾을 수 있었는데, 특히 복수랄 건 없지만 유채가 혜령에게 장변 요구르트를 소재로 하여 속사포같이 쏟아내며 복수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유쾌 통쾌했고 만세를 불렀다.

 

 

가볍게 웃을 거리들도 제공하면서 진지한 면 역시 놓치지 않고 있었다. 사랑하는 연인들 간에 몹시 오글거리는 대사들도 존재하지만 어느새 유채에게 감정이입 되어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말았다. 연인들 간의 사랑도 이야기에 충분한 감성을 주었지만,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한 부분들 역시 뭉클할 정도로 아주 감동적이었다. 작가의 전작들도 읽어보고 싶어졌으며 다음 작품들도 벌써부터 기대되기 시작했다.

 

 

 

 

 

“내가 왜 유채 씨 얼굴에 낙서했게?”

“이유가 있었던 거였어요?”

유채는 다시금 눈을 사납게 떠 보았다.

“유채 씨가 여자로 보여서.”

“네?”

뜻밖의 대답에 유채는 당황했다.

“그랬다고.”

그는 빙긋 웃으며 몸을 앞으로 돌리고 앞서 걸어갔다.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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