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컬링 (양장) - 2011 제5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컬링, curling 얼음판에서 둥글고 납작한 돌을 미끄러뜨려 과녁에 넣음으로써 득점을 얻는 경기. 한 팀은 네 명이며, 두 조로 나누어 진행하는 경기다.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되는 빙상 경기에서 컬링을 아주 가끔 보았다. 때때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미있게 인간 컬링 경기를 하는 것을 본 기억도 있다. 그 외에는 컬링을 접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더 이 책 속의 이야기가 기대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컬링을 하는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다만 전문적으로 소속팀을 갖고 풍족한 지원을 받으며 매일 매일 죽을힘을 다해 연습하고 연습하는 선수들이 떠오르는 그런 이야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고 있던 아이가 컬링을 접하고 컬링에 열정을 느끼고, 뭔가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되고 인생을 알아 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차을하에게는 제 2의 김연아를 꿈꾸는 피겨 스케이팅을 하는 여동생이 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하며 하루하루를 살던 을하에게 산적과 며루치란 별명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접근한다. 컬링에 딱 좋은 신체적 조건을 갖추었다며 감당하기 힘든 동호회비를 내가며 함께 연습을 하잔다. 소위 돈을 갈취하는 노는 학생은 아닌가 하고 의심도 했지만 을하는 점점 컬링의 매력에 빠져들고 산적, 며루치와의 우정도 쌓아간다.


어디에나 비겁하고 권력으로 뭐든 좌지우지 하려는 인간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책에도 역시 예외 없이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때로는 산적을 포함한 아이들을 함정에 빠뜨리기도 하고 위협을 하기도 하고 무력으로 억누르려고도 한다. 그렇지만 불의를 참고 못 본 체 하기엔 아이들이 순수하고 때가 묻지 않았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힘과 기지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갖은 노력을 한다. 그런 노력들을 보며, 비교도 되지 않는 작은 힘으로 악에 대항하려는 그들을 지켜보며 대단하다는 생각,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속에서 컬링의 비중이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꼭 컬링이라는 소재가 빠지더라도 이야기에 구멍이 나는 것은 아닐 정도로 컬링은 그렇게 아이들이 하고 있는 운동의 한 종류로 등장한다. 그렇지만 조금 생소한 컬링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주목받지 못하는 평범한 조금은 사고뭉치인 아이들이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많은 것을 일깨워주는 것 같았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등장하는 고시생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가 여기에서도 ‘추리닝’을 입고 나온다. 한없이 민폐를 끼치는 것 같은 그 캐릭터가 조금은 얄미웠지만 아이들을 응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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