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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심리코드
황상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저자 소개가 참 인상적이었다. ‘온화한 미소 속에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는 셜록 홈즈 같은 심리학자’, 소개를 통해서 읽은 경력만 해도 참 어마어마해 보였다. 매일매일 수없이 많은 심리학 관련 책들이 새로 쏟아지고 있어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좋을지 몰랐는데, ‘한국인의 마음의 MRI 찍기’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 바로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뭔가 늘 그렇게 싱겁게 끝나기만 하는 다른 책들과는 다르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은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한다.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파악해 그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심리학자는 한국인의 행동 방식을 10년 간 탐색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이 책 한 권에 정리되어 나왔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심리코드라는 것은 ‘우리 각자가 이 세상을 인식하는 마음의 틀, 프레임’이라고 한다. 각자가 다른 심리코드를 갖고 있다면, 어떤 이슈에 대해 다르게 이해하고 대립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지, 그렇지 못할 경우 그 사람은 사회인식 불능증을 겪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세상을 자신과 어떻게 다르게 보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성공과 출세, 부와 부자, 교육, 나이와 세대, 리더십, 이상 사회, 짝과 결혼, 소비,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키워드들을 통해 저자는 이 책 속에서 한국인의 심리코드를 분석하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결혼 카테고리에서 결혼의 겉모습과 속마음에 따라 ‘자기관리형과 풍류형, 로망형과 규범형, 연애지상형과 생계형’, 이렇게 여섯 가지 심리코드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국인의 심리 속에 포함되어 있는 요소들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이런 과정들을 거쳐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맨 얼굴을 볼 수 있기를 바란 것 같다. 그런 후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 것도 같다.
우리는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멋진 사람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스스로를 구속하는 것에서 아주 조금은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다름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틀림으로 인식되어버려 해병대의 기수열외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의 작은 일상생활 하나하나에 적용할 수 있는 그런 세세한 부분은 아니라 조금 아쉬웠다. 그렇지만 타인을 인식하고 자신을 잘 돌아볼 줄 아는 법을 길러야겠다는 데에까지 생각이 미친 것에는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