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까
홍재원 지음 / 일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서울대의 깊숙한 이야기들 처음 공개, 최초 서울대 소설이란 띠지를 입고 초록의 풋풋하고 산뜻한 표지의 책이 나왔다. <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까>. 최초, 처음이라고 수식어가 붙어 있지만 얼마 전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이란 책을 통해 서울대생들의 이야기를 접했었다. 그리고 <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까>는 아마도 두 번째 만나는 서울대생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서울대생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두 책은 서로 너무나 달랐다.


승표, 은수, 영준, 윤호, 준호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서울대생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를 했고 마침내 서울대에 입학한 그들은 대학교에서 각자의 꿈과 낭만을 그려간다. 진정한 지식인이 되고자 학문을 연구하고, 책도 많이 읽고, 예습도 열심이고, 토론에도 적극 참여한다. 등장인물들은 각각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었다. 누구는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공부하며 누리며 살아왔고, 또 누구는 찢어지게 가난했던 생활 속에서 악착같이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 학비를 마련해야 했고, 또 다른 누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험기간에도 틈틈이 통신 사이트에서 원나잇 상대를 골라 만나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학생 운동이 한창 관악을 휩쓸고 있을 때였고 서울대생이라면 으레 학생 운동에 참여하곤 했나보다. 입학과 동시에 학생들은 운동에 참여하도록 권유받았고, 자발적으로도 참여했다. 그들은 학교를 요새삼아 경찰과 대치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그 당시의 그들은 그런 식으로 자신들의 입장과 의견을 피력했다. 그 수단과 방법에 폭력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학생들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대학에 모여 각자의 의견을 주장하니 갈등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했고 술과 대화를 통해 결론에 도달하기도 했다. 때로는 그런 모습이 당당해 보여 좋았고 때로는 너무 고집불통처럼 보여 답답하기도 했다.

불과 몇십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금기시되는 것도 많았고, 지금의 대학가 모습과는 아주 다른 점이 많았다. 민주화를 외치고 자본가들을 비난하고 지역갈등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그러나, IMF를 맞으며 급격하게 변화한다. 그때와 지금이라는 커다란 갭을 만든 요인도 분명 IMF였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면에서든 변하며 살아간다. 이 책 속의 등장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현실의 어려움 앞에 결국 뜻을 굽히기도 하고 꿈을 바꾸기도 하고 철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은수처럼 몸을 파는 여자가 되어 나락의 길을 걷기도 한다. 꼭 서울대생이라고 할 것 없이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인 것 같다. 승표와 은수의 우정과 사랑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순수하거나 격정적인 사랑을 하기도 하고 삶과 사랑 앞에 무릎을 꿇기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때의 청춘들이 보여준 갖가지 모습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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