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시간 - 전 세계를 감동시킨 아론 랠스톤의 위대한 생존 실화
아론 랠스톤 지음, 이순영 옮김 / 한언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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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리기보다는,

행동을 하면서 죽음의 위험과 마주하는 쪽을 선택했다.

 

  <127시간>의 영화 예고편을 먼저 보았다. 그리고 책으로도 출간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을 먼저 봐야겠다, 하고 생각했지만 어쩌다보니 영화로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즐겁고 유쾌하게 시작된 영상은 점점 불행하게 바뀌어갔다.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러서는 내 가슴마저 쿵쾅거리며 온몸이 찌릿했고 눈을 질끈 감게 만들었다.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건 영화가 끝날 때, 진짜 <127시간>의 주인공 ‘아론 랠스톤’의 영상이 나오면서야 알게 되었다. 실화라니,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 거지?

 



  그렇게 며칠 후 <127시간>을 책으로 만나보았다. 영화 속에서 본 영상이 자꾸만 떠올랐다. 사고가 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책을 읽어나가면서 조마조마했다. 생각 외로 사고는 일찍 등장했다.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책 속에는 사건과 교차해가며 아론 랠스톤의 어린 시절부터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리고 닷새째가 되던 날까지의 하루하루가 어쩌면 그렇게 길고 고통스럽게만 느껴지던지. 시간은 정말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또 한번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길다고도 짧다고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닷새 동안 아론 랠스톤은 정말 살기 위해 발버둥쳤다. 희망이란 빛이 보이지 않아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그는 자신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쾌한 생각과 긍정적인 힘으로 방법을 찾아내고 약해져가는 자신을 일으켜 세웠다.

 



  만약 내게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어땠을까? 아마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그런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과연 나는 닷새라는 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추위를 피할 것도,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갖추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아론 랠스톤처럼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물론 그런 상황이 내게 실제로 닥치지 않았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그처럼 극단적인 행동을 나는 결코 할 수 없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이런 생각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끔찍했고 소름이 돋았다. 아마 나는 겁부터 먹고 일찌감치 ‘나’의 생명줄을 놓아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론 랠스톤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모험정신 때문에 종종 스스로를 아주 위험한 순간으로 몰고 가기는 했지만, 그런 것들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인생을 즐길 줄을 알았다. 이 책 한 권은 그의 모든 면을 알기엔 부족했지만, 그가 얼마나 용감하고 유쾌한 사람인지, 얼마나 사랑받는 사람인지 알기에는 충분했다. 운명은 분명 아론 랠스톤을 죽음으로 이끌려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거스르고 살아남았다. 운명과의 싸움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사고가 있은 후, 그가 모험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에 나는 또 한번 감동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고통과 싸울 용기를 얻었다고 들었다. 그의 긍정적인 영향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 주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불행한 환경 속에 살면서도 그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안정과 순응, 보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 모두 마음의 평화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인간에 내재해 있는 모험적인 정신에 가장 해로운 것은 안정된 미래다. 살아있는 인간의 영혼이 지니는 가장 근본적인 핵심은 모험을 향한 열정이다. 새로운 경험을 만나는 일에서 삶의 기쁨이 온다. 그러므로 삶의 경계선을 끊임없이 넓히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은 없다. 매일 새롭고 다른 태양이 뜨기 때문이다.   

-P.89    존 크라카우어, <황무지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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