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금지된 비밀일기
리자 아쥐엘로스 지음, 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엄마와 딸의 표지 사진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보는 사람도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런 사진이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비밀일기를 소유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꼭 비밀일기가 아니더라도 자의든 타의든 일기를 써본 경험이 적어도 저마다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유치원 시절부터 버릇이 된 일기 쓰기 습관으로 지금까지 일기장과 함께 하고 있다. 지금도 심심할 때면 예전 일기장을 뒤적여보는데, 부모님께 혼났을 때, 혹은 친구들과 싸웠을 때, 남자친구를 향한 생각 등 누구에게도 털어놓고 싶지 않은 그때그때의 솔직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유치하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했던 때를 떠올릴 수 있어 재미있다.

 

<엄마에게 금지된 비밀일기>는 프랑스 영화 <LOL>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이 이야기는 딸, 롤라가 청소년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면서 경험했던 일들,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 그럴 때마다 느낀 감정들을 일기 형식으로 담아놓은 책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롤라의 엄마가 쓴 편지가 곁들여 있었다. 열일곱 소녀, 그대로의 감정을 담고 있어서인지 감출 것 없이 속마음을 털어놓은 일기장을 보면서 재미있기도 했고, 내가 겪어왔던 학창시절이 떠올라 즐겁기도 했었다. 아무래도 조금은 더 개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서양(?) 청소년의 일기이기에, 아무래도 다소 충격적인 소재들이 담겨있기도 했다. 쇼킹하다! 부모님의 이혼에 대해 딸의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들, 그리고 함께 사는 엄마의 남자친구들에 대한 생각들,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남아있는 미움들, 좋아하는 남자친구와의 설렘, 섹스에 관한 생각들, 친구들과의 일들, 그 밖의 일상들이 일기장에 담겨 있었는데, 정말로 다른 사람의 비밀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재미있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 일기장을 누군가 훔쳐본다면? 정말 끔찍하다! 그리고 언젠가 내 딸이 이런 일기장을 쓰고 있다면? 그것 역시도 좀 당황스러울 것 같다. 롤라의 입장에서 보면 난 아주 구식덩어리이기도 한 것 같다.

 

때로는 엄마와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하기도 하고, 몰래 일기장을 훔쳐본 엄마에게 ‘유린’당했다는 배신감에 치를 떨기도 한다. “이제 그만 탯줄을 끊어!” 남자친구와 팽팽한 자존심 싸움을 하기도 하면서 열일곱 나이에 걸맞게(?) 거침없는 이미지를 가득 보여주고 있었다. 학생답게 성적에 관한 걱정을 쏟아 붓고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친한 친구라고도 할 수 있는 일기장에 인격을 부여하고 그 일기장에 털어놓는 비밀 아닌 비밀들, 특히 엄마는 절대 접근 금지인 비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나의 청소년기를 떠올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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