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진 스파이 이야기
송옌 지음, 김정자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간첩, 첩자 등으로도 불리는 스파이, 하면 일단은 제임스 본드와 함께 007 시리즈가 떠오른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적진에 침투하는 것을 어린 아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보다도 쉬운 놀이처럼 하고, 미션 수행을 마치 쉬운 문제를 풀듯이 해나간다. 그 덕분에 스파이는 내게 천하무적인 영웅, 다치기는 해도 절대 죽지 않는 불멸의 신 같은 이미지로 남아 있었다.

 

<베일에 가려진 스파이 이야기>의 저자 송옌은, 스파이들은 지금도 곳곳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가 그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는 것은, 그들이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 베일을 조금 들추어 스파이 이야기들을 해주고자 했다. 그리고 예순 명이 넘는 스파이들을 여덟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기록해두었다. 베일에 가려져 있는 스파이들을 과연 어떻게 연구할 수 있었던 거지? 하는 궁금증을 품고 스파이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첫 번째 카테고리 ‘일촉즉발의 순간’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놀라운 재치로 빠져나온 스파이들을 다루고 있었다. 1초도 안 되는 시간 차이로 위기에서 벗어난 스파이, 소름 돋는 순발력으로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스파이, 기지를 발휘해 제한 시간 안에 적의 비밀을 파헤쳐 미션을 완료한 스파이 등 촌각을 지체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승리한 스파이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담겨 있었다. 두 번째 카테고리 ‘영원한 라이벌’에서는 단순하게 라이벌 관계에 있는 스파이들을 다룬 것이 아니라, 대결구도에 놓여 있는 스파이와 그 적국의 정치인 등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이 밖에도 ‘전쟁과 함께한 스파이 그림자’, ‘하늘을 훔치고 태양을 바꾸다’, ‘죽음을 둘러싼 의문’, ‘실패한 스파이 작전’, ‘사냥감을 찾아서’, ‘뜻밖의 행운으로 탈출하다’ 등의 각 카테고리 속에 수많은 스파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었다.

 

스파이들의 활약상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으면서, 실제 스파이들은 내가 알고 있던 제임스 본드보다 비과학적이며, 훨씬 힘든 일들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낸 활약상들을 읽어보면서 그저 놀라고 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는 과정은 그야말로 재미있고 신기했고, 또 기발했다. 한편으로는 조금은 불완전하고 빈틈이 보이는 스파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웃음이 나기도 했다.

 

정보를 감추는 사람들, 또 그 정보를 파헤치려는 사람들이 있어서 스파이 활동은 계속되었다. 아마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산업 스파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은 각자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그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때때로 스파이들의 정당성을 두고 입장의 차이가 양쪽으로 갈리곤 하는데, 그런 것들을 떠나서 스파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베일을 들추어낼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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