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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
공병각 글.그림 / 북스(VOOXS)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잘 지내니?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이라는 제목이 순식간에 내 가슴을 사로잡았다. 아마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마음이 가득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책을 집어 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책을 펼쳐 들었을 때, 온갖 색깔의 ‘손 글씨’들이 각 페이지들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글씨들이 옹기종기 모여 한 문장이 되고 한 문단이라는 그림이 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참 따듯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글씨라는 것, 그 자체에서 모든 감수성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만 같았다. 공병각이라는, 예쁜 손 글씨의 주인공이자 이 책의 저자는, 그래픽 디자이너답게, SS501이나 손담비 등의 앨범 속 손 글씨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이 책 속에서 그는 나이 서른둘에 세상의 온갖 가슴 시린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모두 겪어본 사람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런 그의 경험과 글로 쓴 이야기들은 내 마음속에 새근새근 잠들어 있던 나의 기억도 조금씩 깨워내었다.
공병각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지나간 나의 크고 작았던 사랑들이 한 아름의 추억이 되어 내 가슴 속을 파고 들어온다. 한 글자 한 글자로 이루어진 각 문장마다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으며, 그런 이야기들을 천천히 따라 가면서 그 속에 나의 사랑을 가만히 대어 본다. 그럼 그 문장들은 이제, 오직 내 사랑만을 위해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다가온다. 그렇게 이 책은, 가슴이 아련해지는 나만의 책이 되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 ‘이건 딱 내 이야기잖아!’ 하고 말이다.
드문드문 각 페이지 아래에는 김동률 등의 가수들 이름과 그들의 노래 제목이 자그마한 자리를 차지하고 새겨져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싱크로율이 높은지 싶을 정도로 이야기들과 노래는 하나의 짝을 이루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저절로 노래를 재생시켜 놓은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종종 내가 공감하기엔 조금 무리가 느껴지는 글들도 보였지만, 그런 것쯤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이 책은 그 속에 빠져들어 짧은 시간이나마 나의 기억과 추억을 꺼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던 것 같다.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 중, 하나.
헤어진 다음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 또 그 중에 하나.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는 일, 그리고 지난 일은 실수라고
우리 서로 너무나 원하지 않느냐고 내가 보고 싶지 않았냐고
그리고 2탄을 만드는 일.
1탄에 비해 2탄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다시 헤어지는 일.
이 반복은, 처음으로 돌아가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로 남는다.
자신 있으면 2탄 만들어 보든지..
1탄이 더더군다나 망했다면
2탄이 성공할 확률은 1편보다도 못하단 것만 명심하시길..
어떨 땐 그럭저럭 살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또 어떨 땐 이대로는 못견디겠다싶기도 해요.
그냥 눈물이 나올 때도 있고 멍해질 때도 있고 그래요.
그 사람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라고 생각하면서부터는 사는 게 지루해져 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