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써먹는 3분 영어 - 미드표현편
이충훈 지음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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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옛날, 이제는 뭐 거의 ‘고전’이 되어 버린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를 시작으로 나는 ‘미쿡 드라마(미드)’ 보기에 빠져들었다. ‘석호필’을 외치며 매일 아침이면 다크써클이 내려오도록 미드에 빠져 살았던 때가 있었다.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그 빈 공간을 채워줄 다른 미드를 찾아 헤매기도 했었다. 그러다 점점 영어가 나의 발목을 잡기 시작하면서 미드는 단순하게 빠져들기의 대상인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귀에 익게 되었고, 어떤 상황 속에서 ‘저렇게 말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회화들도 생겨났다. <바로 써 먹는 3분 영어>에서도 내가 <미드 표현편>을 먼저 고른 이유도 조금 더 익숙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였다.

 

요즘, 나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 바로, 토익고득점자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게다가 연속으로 토익 만점을 기록하고 있다. 영어에서 문법과 회화는 철저하게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는 내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었다. 영어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컵라면 먹을 시간만큼만 투자해보라고, 그렇게 재미있게 영어 공부를 해보자고 저자는 말한다. 확실히 그냥 영어를 공부하는 것보다는 뭔가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해주는-여기에서는 미드- 것이 있다면 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이 책은 그런 장점을 살려 네이티브들의 회화 필수 표현을 보여주고 가르쳐준다.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중이니?” 하고 물으면, “응, 나는 지금 밥을 먹고 있는 중이야, 그리고 나에게 물어봐 주어서 정말 고마워.”라고 대답해야 한다고 배웠었다. 내가 네이티브라면 솔직히 다 들어주기 귀찮을 것 같다. 친구 사이에 누가 이렇게 주절주절 온갖 문장성분을 다 넣어 대답하냐고. 물론 이런 대화가 필요한 자리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캐주얼한 상황에서 필요한 대답, 즉 “밥 먹어.” 정도로 대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정말 재미있다. 책의 구성은 이렇다. 주별로, 일별로 짤막한 문장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언제 쓰이는지 적절한 상황이 재미나게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그 문장이 쓰인 미드 속 회화를 몇 문장으로 보여주고, 응용된 회화 표현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비슷한 표현을 첨부해서 다양하게 회화 공부를 할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모르겠다.’는 뜻으로 쓰이는 ‘I don't know.’ 말고도 얼마나 많은 표현들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문장 자체로만 보면 전혀 그렇게 해석이 되지 않는, 소위 관용적인 표현도 설명해주고 있어서 더욱 좋았다. 관용적인 표현은 특히 어려운 부분인데, 이것 때문에 네이티브들과도 오해할 거리가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항상 비슷한 상황에서 똑같은 표현만 쓰곤 했었다. 다른 표현은 없나, 만날 이렇게만 말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별 도리 없이 생활하고 있던 내게 이 책은 정말 유용했다. 이걸로 영어 회화를 모두 어떻게 해보겠다는 욕심은 애초에 부리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평소에 자주 쓰는 표현들을 익히기에는 더 없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바로 써 먹는 3분 영어’의 시리즈로 <미드 표현편> 말고도 교양 영어편, 위기 탈출편, 회화 주제편, 회화 패턴편이 있다. 이 시리즈 중에서 미드 표현편을 먼저 읽은 것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머지 네 권 모두 당장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다른 책들에서는 어떤 네이티브 회화를 배울 수 있을지 정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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